[올림픽]한국 셔틀콕, 메달레이스 청신호 켜졌다…혼합복식 극적 8강행+8강 대진 한국에 호재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가능성 높아졌다.'
한국 배드민턴의 파리올림픽 메달 전선에 청신호가 켜졌다. 배드민턴 5개 종목(남녀단·복식, 혼합복식) 가운데 가장 먼저 메달 소식을 알리게 될 혼합복식에 호재와 행운이 잇따랐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혼합복식 금메달 이후 16년 만의 금메달 획득 등 역대 최고 성적을 기대하고 있다. 여자단식 세계 1위 안세영(22·삼성생명)을 비롯해 복식 3종목 모두 최종 색깔만 다를 뿐, 메달권에 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경기 일정 상 혼합복식이 다음 달 1일 새벽(이하 한국시각) 8강전을 시작하는 등 가장 먼저 메달 레이스에 돌입한다. 한국은 혼합복식에 세계 2위 서승재(27·삼성생명)-채유정(29·인천국제공항), 세계 8위 김원호(25·삼성생명)-정나은(24·화순군청) 등 2개 조를 출전시킨 상태. 지난 '2020 도쿄올림픽'때 서승재-채유정만 출전해 중국의 벽에 막혀 8강 탈락했던 한국은 이번 파리에서는 3년 전과 전혀 다른 분위기에서 레이스를 맞는다.
먼저 지난 29일 A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탈락 위기에 몰렸던 김원호-정나은 조가 행운을 만났다. 이날 최종전에서 세계 1위 정쓰웨이-황야충(중국)에 0대2로 완패한 김원호-정나은은 리그 전적 1승2패로 1호 탈락자가 되는 듯했다. 한데 1시간 뒤 열린 같은 조 다른 팀간 경기에서 톰 지켈-델핀 델뤼(프랑스)가 예상을 뒤엎고 리노브 리발디-피타 하닝티야스 멘타리(인도네시아)를 2대0으로 완파하면서 극적 반전이 일어났다. 조 1위 중국 조를 제외하고 나머지 3개 조 모두 1승2패 동률을 이룬 뒤 게임득실차에서 1점 앞선 김원호-정나은이 조 2위를 차지한 것.
리발디-멘타리는 1차전에서 김원호-정나은에 이변의 패배를 안긴 바 있지만 게임스코어 2대1로 박빙 승리를 한 대신, 프랑스 조와의 최종전서는 1게임도 건지지 못하고 완패한 덕이었다.
이런 가운데 D조에서도 한국에 호재가 나왔다. 세계 3위 펑옌저-황둥핑(중국)이 세계 9위 천탕제-토이 웨이(말레이시아)에 1대2로 패하면서 조 2위로 밀렸다. 서승재-채유정, 정쓰웨이-황야충과 함께 3대 우승후보로 꼽히는 펑옌저-황둥핑의 '이변 패배'는 중국에 재앙이 됐다.
30일 실시된 8강 대진 추첨에서 중국 조끼리 8강부터 맞붙게 된 것. 배드민턴 복식의 경우 각 조 1위를 분산시킨 뒤 예선에서 같은 조였던 팀 배제 원칙 아래 조 2위간 추첨을 통해 토너먼트 대진을 짠다. A, D조에서 각 1위로 통과해 도쿄올림픽때처럼 결승 집안대결을 한다는 중국의 '큰그림'이 완전히 엉클어진 것이다.
8강에서 너무 일찍 만나는 것도 속이 쓰리는데, 혈투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두 조의 역대 상대전적은 정쓰웨이-황야충이 6승1패로 압도적 우위다. 하지만 이들은 도쿄올림픽 악연이 있다. 당시 정쓰웨이-황야충은 중국 '1인자'였지만 결승에서 왕이류와 짝을 이룬 황둥핑에게 패하며 은메달에 그쳤다. 이후 지금까지 정쓰웨이-황야충이 '1인자'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하락세이고, '2인자' 펑옌저-황둥핑은 상승세여서 8강전부터 '제살뜯기'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반면 한국은 부담을 크게 덜었다. 도쿄올림픽때 조별리그에서 정쓰웨이-황야충에, 8강전서 왕이류-황둥핑에 잇달아 패했던 서승재-채유정은 결승까지 중국을 만날 일이 없어졌다. 8강전에서는 세계 7위 탕춘만-체잉수엣(홍콩)을 만나는데, 상대전적 5승2패로 우세다. 특히 지난 2019년 2패 이후 지금까지 3연승을 달려온 터라 이변이 없는 한 4강 진출이 유력한 상황이다.
김원호-정나은은 펑옌저-황둥핑에 충격패를 안긴 천탕제-토이 웨이와 8강 격돌한다. 상대전적 1승2패로 예측이 쉽지 않은 승부지만, 4강에 진출할 경우 서승재-채유정과 준결승 '집안대결'을 펼치게 된다. 이는 곧 최소 은메달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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