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청약 광풍'의 이면…도박판 된 청약시장

김평화 기자 2024. 7. 30.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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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청약을 받는 정부 공공기관 홈페이지가 '로또청약' 열풍에 한순간에 마비됐다.

로또청약은 주택청약 당첨자의 조건이 맞지 않아 계약이 취소돼 수년전 분양가에 새주인을 찾는 무순위 청약(줍줍), 또는 서울 강남 등 규제지역에서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주변 아파트 가격 보다 싼 일반분양 물량 등을 일컫는다.

불과 몇년새 아파트 가격이 2배 이상 오르다보니 몇 년 전 분양 당시 가격을 그대로 적용받아 시장에 나오는 무순위 청약이 마치 '로또'와도 같은 행운이 돼버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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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뉴스1) 김영운 기자 = 최소 수억 원의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로또 청약'으로 청약 홈페이지 접속이 마비된 가운데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이 원활한 서비스 제공을 위해 29일 청약 접수 중인 단지의 청약홈 접수 마감 시간을 기존 17시 30분에서 23시까지 연장 운영했다. 또한 청약 접수단지 중 동탄역 롯데캐슬(무순위) 청약접수는 청약접수일을 기존 29일에서 29~30일까지로 변경했다. 사진은 30일 오전 청약 접수 중인 경기 화성시 오산동 동탄역 롯데캐슬 아파트의 모습. 2024.7.30/뉴스1 Copyright /사진=(화성=뉴스1) 김영운 기자


주택청약을 받는 정부 공공기관 홈페이지가 '로또청약' 열풍에 한순간에 마비됐다. 로또청약은 주택청약 당첨자의 조건이 맞지 않아 계약이 취소돼 수년전 분양가에 새주인을 찾는 무순위 청약(줍줍), 또는 서울 강남 등 규제지역에서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주변 아파트 가격 보다 싼 일반분양 물량 등을 일컫는다.

'로또청약'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달아오른 것은 불과 몇 년 새 서울 집값이 2배 이상 치솟고, 분양가가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변 아파트 시세 대비 수억원에서 수십억원 저렴한 가격에 아파트를 분양한다고 하니 마다할 이유가 없다. 정부의 부동산 시장 관리 실패가 결국 전국민을 도박판과 같은 청약 열풍으로 내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전날 실시한 서울 서초구 '래미안 원펜타스' 특별공급(특공) 114가구 모집에 신청자 4만183명이 몰렸다. 평균 경쟁률 352.5대 1. 이 단지 전용면적 59㎡는 17억4000만원, 전용면적 84㎡는 23억3000만원으로 책정됐다. 인근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면적 84㎡가 40억원대에 거래되는 것을 감안하면, 20억원에 가까운 시세차익이 보장된다.

특히 전날 부동산원 청약홈 마비 사태의 원흉으로 꼽히는 것은 경기 화성시 '동탄역 롯데캐슬' 무순위 청약이다. 동탄역 롯데캐슬 무순위 사후 접수물량(전용면적 84㎡) 1세대의 분양가는 2017년 최초 분양가인 4억7200만원이 적용됐다. 같은 면적 매물이 최근 14억55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당첨 즉시 10억원을 버는 셈이다.

청약홈 서버가 폭주할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던점을 감안하면 동탄역 롯데캐슬 무순위 청약 경쟁률은 100만대 1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월 '20억 로또'로 불린 서울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무순위 청약에도 3가구 모집에 100만명이 몰린 바 있다.

비정상적인 청약 열풍은 비정상적으로 급등한 아파트 가격 때문이란 지적이다. 불과 몇년새 아파트 가격이 2배 이상 오르다보니 몇 년 전 분양 당시 가격을 그대로 적용받아 시장에 나오는 무순위 청약이 마치 '로또'와도 같은 행운이 돼버린 것. 과거 일반분양을 받았던 집주인들은 이미 로또에 당첨된 것과 다름 없다는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다.

이면엔 정부의 부동산 시장 관리 실패가 자리잡고 있다. 최근 들어 고금리 현상과 공사비 인상, PF(프로젝트파이낸싱) 위기 상황, 정부의 부동산 실패 등이 겹치면서 새 아파트 가격이 재차 치솟자 신축 아파트를 받으려는 청약 열풍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민들이 집을 사기에는 부담스럽기 때문에 로또처럼 불가능에 가까운 '줍줍' 만을 바라보는 상황은 정상적이지 않다"며 "최근 청약시장이 과열된 건 향후 공급부족이 예상되기 때문인데, 분양가와 시세 상승이 이어진다면 청약제도를 바꾸지 않는 한 로또청약 광풍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평화 기자 peac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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