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19일 신생아 '귀 잡고 비틀어'…학대 은폐, 병원장·간호조무사 실형

유영규 기자 2024. 7. 30.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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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19일 된 신생아 귀를 잡아당겨 다치게 한 뒤 학대 증거를 조직적으로 은폐한 의료진과 병원 관계자들이 무더기로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A 씨의 아동학대 혐의에 대해 증거를 인멸하거나 위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병원장 B 씨와 행정부장 C 씨, 수간호사 D 씨 등도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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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19일 된 신생아 귀를 잡아당겨 다치게 한 뒤 학대 증거를 조직적으로 은폐한 의료진과 병원 관계자들이 무더기로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6단독(안현정 판사)은 아동복지법위반(아동학대) 등 혐의로 기소된 부산 사하구의 한 산후조리원 간호조무사 A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오늘(30일) 밝혔습니다.

A 씨의 아동학대 혐의에 대해 증거를 인멸하거나 위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병원장 B 씨와 행정부장 C 씨, 수간호사 D 씨 등도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습니다.

불구속 상태서 재판받아온 A, B 씨는 1심 선고 후 법정구속 됐고 C, D 씨는 구속상태서 재판받아왔습니다.

아동학대 사실을 숨기는 데 가담한 해당 병원 소아과, 산부인과 의사는 각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과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법원이 인정한 범죄사실을 보면 A 씨는 2021년 2월 7일 오전 1시 10분 생후 19일 된 신생아가 자지 않고 보챈다는 이유로 폐쇄회로(CC)TV가 없는 사각지대로 데리고 가 손으로 왼쪽 귀를 잡고 비틀어 3주간 치료를 필요한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습니다.

이후 이를 보고 받은 병원장, 행정부장, 수간호사, 당직의(산부인과 의사) 등은 목욕 시간에 면봉으로 태지를 제거하다가 상처가 났다고 말을 맞춘 뒤 사건 발생 9시간이나 지나 신생아 부모에게 거짓 사실을 알렸습니다.

수간호사와 행정부장은 부모가 찾고 있던 피 묻은 배냇저고리를 버리는 등 주도적으로 증거를 은폐했습니다.

이후 간호조무사 A 씨만 재판에 넘겨졌는데 병원 관계자들은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해 거짓된 증언으로 일관했습니다.

아기 부모는 사건 발생 직후부터 재판에 이르기까지 "3년간 병원 관계자가 전부 사건을 은폐하고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해 왔습니다.

재판이 진행되던 중 검찰은 CCTV 영상에서 확인되는 간호기록부와 수사기관에 제출된 간호기록부가 다르다는 점을 발견하고 보완 수사에 들어갔습니다.

두차례의 병원 압수수색 등을 거쳐 병원에서 조직적으로 사건을 은폐한 정황을 포착해 수간호사와 행정부장을 구속기소하고 병원 관계자 10여 명을 불구속기소 했습니다.

재판은 3년 넘게 진행됐는데 이 과정에서도 일부 혐의를 부인하고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고 피해 부모는 주장했습니다.

안 판사는 "해당 병원 그룹 관계자들의 조직적인 은폐 범행으로 여러 차례의 보완 수사 등으로 사건이 장기화하였고, 피고인들의 행위는 수사기관과 법원의 실체 진실 발견 업무를 방해하고 상당한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켰다"고 말했습니다.

안 판사는 특히 병원장 B 씨를 법정 구속하며 "이 사건은 A 씨의 개인적인 일탈행위로 피해 아기를 학대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인력 부족, 열악한 근로환경, 비민주적이고 폭력적인 조직문화가 그 밑바탕이 된 것으로 보인다"며 "직원 입단속을 하면서 사건을 은폐하는 등 제왕적인 면모를 여실히 드러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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