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뚝’ 떨어진 DGB금융…부진일까 성장통일까

정윤성 기자 2024. 7. 30.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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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계열사 PF 충당금 1509억원…실적 결정타
야심작 iM뱅크도 부진했지만…전략은 통했다 ‘위안’

(시사저널=정윤성 기자)

DGB금융지주의 상반기 실적이 작년보다 절반 넘게 줄었다. 계열사 리스크 부담이 명확했던 점을 감안하면 부진은 다소 예견됐다. 다만 시중은행 전환 후 기대감이 커진 상황에서 성적표인 만큼 아쉽다는 평가다.  DGB금융은 리스크를 빨리 털면 실적을 회복할 수 있다며 현 상황을 성장통으로 보고 있다.

iM뱅크 2본점 전경 ⓒDGB금융그룹 제공

어김없이 발목 잡은 부동산 PF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금융지주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5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51.6% 줄며 반토막 났다. 2분기 당기순이익은 382억49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 감소했다.

계열 증권사인 하이투자증권의 대규모 충당금 적립이 결정적이었다. 하이투자증권이 2분기 1509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하며 730억원의 적자를 냈다. 하이투자증권은 현재 자기자본의 66% 수준인 8270억원의 PF 익스포져를 보유하고 있다. 1년 전 자기 자본의 81%에 달하는 1조원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적극적으로 줄여나가고 있지만 어김없이 실적을 발목 잡은 셈이다.

이는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다. 지난달 24일 DGB금융이 국내 애널리스트들을 상대로 기업설명회(IR)을 연 뒤 증권사들은 순익 전망치를 줄줄이 낮춘 보고서를 발표했다. 대규모 충당금 적립이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증권사 대부분이 2분기 순익 전망치로 500억원대를 제시했는데 이마저도 100억원 이상 하회한 점은 아쉽다는 평가다.

DGB금융은 상반기 충당금을 충분히 쌓은 만큼 PF 불확실성이 정점을 통과했다고 보고 있다. 하반기에는 하이투자증권의 자기자본 대비 PF 익스포저를 40%대로 유지해 리스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렇게 일시적 리스크가 안정화되면 실적 회복 탄력성도 커질 것이라는 기대다.

천병규 DGB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9일 컨퍼런스콜을 통해 "PF 충당금은 전체의 절반을 충당했고 그중 1000억원을 털어냈다"며 "남은 비율은 약 35% 정도로 2분기 대규모 충당 이후 비용 압박에선 점진적으로 벗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DGB금융의 PF 리스크는 하반기도 지속될 것이란 우려다. 나민욱 DS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부동산 PF 대비 충당금 적립률은 약 33.8% 수준이나 약 50%를 상회하는 브릿지론 비중을 감안하면 하반기에도 추가적인 PF 충당금 전입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관건은 하반기 중 추가적인 PF 충당금 전입을 통한 실적 측면에서의 부담"이라고 평가했다.

황병우 DGB금융그룹 회장이  iM뱅크 시중은행 전환 선포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DGB금융그룹 제공

시중은행 전환 성과도 아직

핵심 계열사인 iM뱅크의 실적도 부진했다. iM뱅크의 2분기 순익은 9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줄었다. 다른 시중은행들이 그룹 최고 실적을 이끈 것과 대조적이다. 2분기 877억원의 순익을 기록한 광주은행과 비슷한 수준이다. 시중은행으로 성공적으로 전환하며 관심을 끈 데 비하면 부진한 모습이다.

다만 DGB금융은 계획된 성장 전략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당초 iM뱅크는 시중은행 전환에도 불구하고 자산 규모를 공격적으로 키워 기존 시중은행과 경쟁하는 전략을 취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지방은행으로서의 한계를 시중은행 전환으로 타개하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이에 따라 그룹 위험가중자산(RWA)과 대출 포트폴리오를 탄력적으로 조정하면서 질적 성장을 해나가는 과정에 있다는 것이다.

실제 iM뱅크의 시중은행 전환 핵심 전략인 PRM(기업영업지점장) 제도에선 가시적 성과가 나타났다. PRM은 지점 없이 찾아가는 형태의 영업 방식을 통해 대출을 취급하는 1인 지점장 제도다. iM뱅크의 약점인 수도권 내 영업 네트워크를 보완하고 절감한 비용을 통해 금리 경쟁력을 제고한다는 취지다. 2분기 PRM 대출 취급액은 3조7618억원으로, 3년전 1조6000억원대였던 것에 비해 2배로 늘었다.

비대면 채널 강화 전략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iM뱅크의 모바일앱 고객 수는 209만6000명으로 연평균 25%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비대면 원화대출금은 지난해 말 1조9807억원에서 올 상반기 2조3855억원으로 20% 성장했다. 시중은행 전환의 핵심 축이 통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김지원 교보증권 연구원은 "iM뱅크는 시중은행 전환 이후 향후 비대면채널 강화를 통한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며 "특히 최근 지점 없이 아웃바운드 형태의 영업을 통해 대출을 취급하는 1인 지점장 방식의 기업금융전문가(PRM) 여신 성장이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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