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별논란’으로 세계선수권 못 나간 복싱선수들, ‘출전논란’[파리올림픽]

알제리 이마네 칼리프와 대만 린위팅 선수
출전 둘러싸고 여러 목소리 나와

알제리 복싱 선수인 이마네 칼리프(26). 사진 이마네 칼리프 인스타그램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성별 논란으로 실격 처분을 받았던 여성 복싱 선수 2명이 2024 파리 올림픽에 출전한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9일(현지시간) “알제리 선수인 이마네 칼리프(26)와 대만 선수 린위팅(28)이 IOC의 모든 규정을 준수했다”면서 “파리 올림픽에 정상적으로 출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내달 1일부터 시작되는 복싱 경기에서 칼리프는 여자 66㎏급, 린위팅 여자 57㎏급에서 각각 승부를 가르게 된다. 칼리프는 2022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린위팅은 같은 대회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정상급 선수들이다. 두 선수는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도 출전한 바 있다.

두 사람의 성별 논란은 지난해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불거졌다. 결승전을 앞둔 칼리프와 린위팅은 국제복싱협회(IBA)으로부터 실격 처분을 받았다.

우마르 클레믈레프 IBA 회장은 당시 인터뷰에서 “칼리프와 린위팅은 XY 염색체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통상 남성이 ‘XY 염색체’를, 여성이 ‘XX 염색체’를 가지고 있다.

대만 복싱 선수인 린위팅(28). 사진 린위팅 인스타그램

그러나 IBA는 고질적인 판정 시비와 지배구조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지난해 IOC에서 퇴출당했다. 이에 따라 올림픽 복싱 종목은 IBA가 아닌 IOC가 세운 임시기구인 파리 복싱 유닛(PBU)이 관장하게 됐다. IOC는 성 소수자들의 성별 문제에 비교적 관대한 태도를 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결정을 둘러싸고 비난의 목소리도 나온다. 복싱 세계 챔피언인 배리 맥기건은 자신의 엑스(옛 트위터)에 “그들이 여기까지 올 수 있다는 것은 충격적”이라며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라고 반문했다.

가디언은 남성 사춘기를 겪은 이들은 여성보다 평균 펀치력이 162% 높다는 연구 결과를 언급하면서 “누가 여성 부문에서 시합할 수 있는지에 관한 규정은 최근 몇 년간 격렬한 논쟁이 되어왔지만 심각한 부상 가능성이 있는 격투 경기에서는 상대적으로 관련 논의가 적었다”고 지적했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