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근거 규정 없는 사단법인 '서면 결의'는 무효"

사단법인 정관에 별다른 근거 규정이 없는데도 총회를 서면 결의로 대체했다면 원칙적으로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대법원 2부는 박 모 씨 등이 사단법인 한국지체장애인협회를 상대로 낸 임시대의원총회 결의 무효 소송에서 원심의 원고승소 판결을 확정했습니다.

대법원은 민법상 사단법인에서 서면만으로 총회결의를 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단법인 구성원의 권리인 사원권 행사를 제한해 그 결의에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봤습니다.

대법원은 "협회 이사회는 코로나19가 확산하는 상황 등을 이유로 서면 결의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고 하지만, 실제로 개최가 어려운 상황이었는지 명확하지 않다"면서 "그 당시에 이 사건 정관 변경 결의를 해야 할 필요성도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앞서 협회는 지난 2020년 12월 임시대의원총회에서 현 회장 연임을 1회로 제한하는 규정을 삭제하는 안건을 서면 결의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정관이 변경된 덕분에 7·8대 협회장이었던 김 모 씨는 9대 협회장으로 연임될 수 있었습니다.

그러자 박 씨를 비롯한 일부 협회 회원들은 서면 결의에 따른 정관 변경은 무효라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1심은 정관 변경이 유효하다고 봤지만, 2심과 대법원은 판단을 뒤집고 협회 회원들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조희원 기자(joy1@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news/2024/society/article/6622334_36438.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