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교체 의미 없다’던 밴스, 기부자들 만나 “기습 공격당한 기분”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민주당의 새 대선 주자로 등장한 이후 줄곧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이던 공화당의 부통령 후보 J D 밴스 상원의원이 민주당의 대선 후보 교체에 ‘허를 찔린 것 같았다’는 속내를 기부자들에게 털어놨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밴스 의원은 지난 27일 미네소타주 골든 밸리에서 비공개로 열린 기부자 모금 행사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 사퇴를 언급하며 “우리 모두가 일종의 정치적 기습 공격을 당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밴스 의원은 “해리스가 바이든과 같은 약점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건 나쁜 소식”이라며 “해리스는 훨씬 더 젊고, 바이든이 당했던 식으로 고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대선 후보직을 사실상 확보한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보다 공세를 펴기 까다로운 대상이라는 취지다.
이어 그는 해리스 부통령과 맞서기 위해 새 전략을 짜는 게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밴스 의원은 “모든 사람들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바이든에 대해선 좋든 싫든 나름의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해리스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며 “우리에게도 매우 독특한 도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밴스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의 기존 입장과 차이가 있다고 WP는 짚었다. 공개적으로는 ‘후보 교체로 달라질 게 없다’던 밴스 의원이 비공개 행사에선 다른 태도를 보였다는 지적이다. 앞서 밴스 의원은 “(민주당 후보 교체로) 정치적 셈법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며 자신감을 드러냈고,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해리스가 바이든보다 이기기 더 쉽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해리스 캠프는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밴스 의원을 공격 대상으로 삼으려는 분위기라고 CNN은 전했다. 과거 실언 등으로 논란에 휩싸인 밴스 의원을 노려 호감도를 떨어뜨리겠다는 전략이다. 당초 해리스 캠프는 밴스 의원을 크게 의식하지 않았지만, 최근 그의 과거 실언과 관련한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밴스 의원은 2021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해리스 부통령을 향해 “아이가 없는 비참한 여성”이라고 말한 사실이 다시 주목받으면서 논란에 휩싸였고, 과거 트럼프 전 대통령을 “미국의 히틀러”라고 비난한 사실도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최근에는 당내에서도 ‘밴스 의원의 실언이 트럼프 캠프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위기론이 흘러나오고 있다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전했다.
최혜린 기자 cher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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