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G, 재무관리 고도화…"부채비율 정확히, 경평 반전 꾀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재무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재무관리를 고도화한다. 전세사기·역전세 대란 이후 급격히 높아진 부채비율에 따라 지난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D등급을 받는 등 혁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30일 HUG에 따르면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고 부채비율 등을 개선하기 위해 재무관리 고도화 사업에 들어간다. 보증 부채의 정확한 산출과 부채비율 등 재무 건전성에 대한 데이터 확보를 위해 국제회계기준(IFRS)17로 재무제표를 작성하기 위함이다.

IFRS17이란 지난해 1월1일부터 시행된 국제보험회계기준으로 보험부채의 평가 기준을 원가에서 시가로의 변경이 핵심이다. 기존 IFRS4에서 새 기준으로 넘어오는 것이다. 구하기 어려운 보증부채를 새 기준과 데이터 정리를 통해 쉽게 구할 수 있게 된다.

기존 IFRS4는 보험사들이 각기 다른 회계관행을 사용할 수 있었던 반면, IFRS17은 모든 보험계약을 일관되게 측정하도록 한다. 또 IFRS17이 될 경우 보험계약의 현금 흐름, 시기 불확실성 등에 상세한 공시를 요구해 투명성도 강화된다. 특히 현재 가치로 평가해야 해 보험계약의 현재 경제적 가치가 반영된다.

이번 고도화 사업을 통해 IFRS17 결산 시스템을 반영하기 위한 데이터 정비가 순차적으로 이뤄진다. 우선 보험료, 보험금 등 기초통계를 새 기준에 맞추기 위해 정비한다. 보증 부채 산출을 위한 방법론도 개선한다. 사고율, 대위변제율, 회수율 등에서 적절성을 검토하고 방법론을 도출한다.

아울러 외부회계감사 수감 지원방안도 도출한다. IFRS17은 지난해 도입 이후 업계 내에서도 이견이 발생하는 기준서이다. 새로운 기준에 따라 작성된 재무제표 등에 대한 외부감사와 그에 대한 지적에 대응하기 위한 사업 항목으로 풀이된다.

한 현직 회계사는 "IFRS17은 복잡하고 내용이 방대해 공시에서 요구하는 사항을 HUG 자체 공인회계사와 보험계리사로 대응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민간에서도 회계법인 등과 함께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 만큼 외부용역을 통한 시스템 구축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HUG는 올해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2년 연속 '미흡(D)' 등급을 받았다. 지난해 당기순손실이 3조8598억원으로 전년(4087억원) 대비 급증하면서 평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유병태 HUG 사장은 지난 25일 기자간담회에서 "전세반환보증 대위변제 외에도 임대보증 사고로 대신 갚은 돈이 1조원 정도 되는 등 4조5000억원에 달하는 대위변제액으로 작년 경영실적이 나빴다"면서도 "IFRS17 도입에 따른 제도 변화로 경험적 사고율을 적용토록 해 실적에 불리한 부분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을 통해 HUG는 재무건전성 확보와 함께 떨어진 경영평가 등급의 반전도 꾀한다. HUG 관계자는 "보증부채 등 데이터를 IFRS17에 맞추기 위한 고도화 작업이며 이를 통한 정확한 재무상태 파악 작업이 이뤄질 것"이라며 "경영평가뿐만 아니라 정확한 평가를 받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조성준 기자 develop6@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