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스나 닌자도 계승자로 나올 수 있어요"

김영찬 기자 2024. 7. 3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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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계승자 버니와 밸비를 탄생시킨 퍼스트 디센던트의 주역들
- 퍼스트 디센던트 캐릭터 콘셉팀 이인원 사원, 오민주 사원, 오진욱 팀장, 박선영 사원

넥슨 '퍼스트 디센던트'가 출시 이후 글로벌 흥행을 이어나가고 있다. 흥행 배경에는 한 땀 한 땀 빌드를 구현하는 재미와 기본에 충실한 건 플레이 등이 꼽히지만 유저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일등공신은 매력적인 계승자 디자인이다. 

퍼스트 디센던트의 마스코트로 자리 잡은 '버니'와 최근 밸비런으로 조명 받았던 '밸비'가 대표적이다. 국내 유저뿐만 아니라 글로벌 유저들까지 매료시킨 퍼스트 디센던트 계승자는 누가 만들었을까? 바로 넥슨게임즈 퍼스트 디센던트 캐릭터 콘셉팀이다.

퍼스트 디센던트 캐릭터 콘셉팀은 최종적으로 계승자를 시작적으로 구현하는 역할이다. 캐릭터의 내러티브뿐만 아니라 캐릭터성, 스킬 구성 등을 종합해 최고의 결과물을 선보인다.

게임톡은 루나와 얼티밋 밸비 출시를 기념해 넥슨게임즈 퍼스트 디센던트 캐릭터 콘셉팀 오진욱 팀장을 비롯해 오민주, 박선영, 이인원 사원과 이야기를 나눠봤다.

- 최근 외형이 공개된 얼티밋 밸비와 얼티밋 밸비 스킨

Q. 캐릭터 디자인 측면에서 많은 호평을 받았다. 캐릭터 콘셉팀의 소감이 궁금하다.

인기가 이 정도로 많을 줄은 전혀 몰랐다. 많이 사랑해 주셔서 기분이 좋고, 팀원분들이 잘해주셔서 좋은 성과를 낸 것 같다.

 

Q. 캐릭터 콘셉팀의 주요 업무는 무엇인가?

기획팀에서 제시한 내용을 시각적으로 구현하는 작업을 한다. 각자 맡은 역할뿐만 아니라 평소에 정말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온다. 그 중에서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채용해서 재밌게 뽑아내는 역할이다.

 

Q. 캐릭터 콘셉트를 정할 때 무엇에 초점을 두는가?

오민주: 각자 개성이 뚜렷하기 때문에 추구하는 방향이 다르다. 캐릭터성을 목표로 두고 무엇이 매력적일지 고민한다. 매력적인 포인트에 맞춰서 스킬을 썼을 때 기믹 등을 구상한다.

가령 프레이나는 독을 사용하는 캐릭터다. 등에 액체를 주입해서 자신을 강화하거나 손에 있는 장치로 독을 투척한다. 이때 어떻게 디자인하면 독을 더 멀리 던질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서 디자인한다.

오진욱: 내러티브를 중요시한다. 과거의 행적이나 성격 등이 외형적으로 담겼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예를 들어 글레이는 과거에 벌거스에게 실험을 당해서 폭주하면 이성을 잃는 캐릭터다. 폭주 시 어깨에 달린 자동 주사기가 약물을 주입해 이성을 되찾게 해준다는 콘셉트를 외형적으로 표현했다. 

이인원: 버니를 디자인할 때 좋아하는 걸 담으려고 노력했다. 당시 F1에 빠져있었다. F1 드라이버의 안전벨트나 전신 슈트, 목이 꺾이지 않도록 잡아주는 'HANS' 등에서 디자인을 차용했다. 또한 빠른 움직임을 표현하면서 버니라는 이름에 걸맞게 토끼라는 아이덴티티를 구현했다.

다른 캐릭터의 경우 등신대가 비슷하다. 다양한 쉐입을 디자인하기 위해 노력했던 것 같다. 예를 들면 에이잭스는 뿔을 강조해서 키가 커 보이도록 디자인했고, 카일은 어깨를 강조해서 덩치가 커 보이도록 디자인했다. 이처럼 캐릭터의 성격이나 능력에 맞게 디자인했다.

- 제이버와 제이버의 터릿 아트 시안

Q. 제레미 이야기도 궁금하다.

제레미를 작업할 때 정보가 많지 않았다. 악역에 계승자 출신이라는 정보만 있었고,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전혀 몰랐다. 군인 이미지와 비열함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던 것 같다. 

 

Q. 전투, 감정 표현 등 계승자마다 모션이 굉장히 디테일하다. 그만큼 제작 기간이 길 것 같은데, 계승자 한 명을 제작하는데 어느 정도 기간이 소요되는가?

콘셉트에서 3주가 걸리고 모델링이 한 달 정도 걸린다. 애니메이션과 이펙트 작업이 오래 걸리는 편이다. 콘셉트는 정해진 기간이 있다. 다른 파트는 제작 도중에 스킬이 변경되는 등 기획이 바뀌는 경우가 있다 보니 예상 기간보다 짧아지기도 하고 길어지기도 한다. 특히 제이버 같은 캐릭터는 터릿도 함께 구현해야 하기 때문에 스펙에 따라 소요 기간이 다르다.

 

Q. 자신이 디자인한 캐릭터를 제외하고 애정하는 캐릭터를 꼽는다면?

오진욱: 프레이나를 좋아한다.

이인원: 얼티밋 버니 번들을 구매했다. 구성이 괜찮더라. 에이잭스도 좋아한다. 근본 캐릭터 위주로 선호하는 것 같다.

박선영: 두 명이다. 처음에는 레픽이었다가 최근에 에시모를 재밌게 플레이 중이다. 스킬이 재밌고 대미지도 꽤 잘나오는 편이다. 레픽도 스킬 구성이 탄탄해서 재밌다.

오민주: 에이잭스를 좋아한다. 다른 게임에서도 탱커 캐릭터 위주로 플레이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눈이 갔다. 

Q. 지금까지는 계승자 콘셉트가 인간 종족으로 한정돼있다. 다른 종족 계승자도 등장할 수 있을까?

내부적으로 니즈가 있다. 매지스터나 인류에 합세한 벌거스를 플레이블 캐릭터 제작하면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이 있다. 팀원끼리 이야기를 나눌 때 정말 괜찮은 아이디어가 많이 나온다. 다만, 기술적인 측면에서 안 될 때가 많다. 

 

Q. 닌자, 사무라이처럼 세계관과 맞지 않는 콘셉트의 계승자도 기획 중인가?

캐릭터 콘셉팀은 전달받은 기획을 외형적으로 표현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서 확답을 드리기는 어렵다. 퍼스트 디센던트 세계관에서 충분히 나올 수 있다고 본다.

 

Q. 얼티밋 계승자는 공통적으로 투구를 쓰고 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신비감을 주려고 했는데 유저분들은 안 쓴 걸 좋아하시더라. 나중에는 투구를 쓰지 않은 얼티밋 계승자도 나오지 않을까 싶다.

- 루나는 어두우면서도 펑크한 느낌을 강조했다

Q. 루나의 콘셉트는 음악과 춤, 소리다. 이를 어떻게 표현했나?

루나는 어린 시절부터 연구실에 틀어박혀서 음악을 하던 설정이다. 연구실에만 있다 보니 성격이 독단적이다. 어두우면서도 펑크한 느낌과 음파를 펼치는 모양으로 디자인했다.

루나라는 이름답게 초승달 이미지를 곳곳에 넣었고 루나틱이라는 단어에서 영감을 받아 미치광이 예술가 이미지도 표현됐다. 초기에는 조금 더 유쾌하고 쾌활한 캐릭터로 디자인했었다. AD님과 기획팀의 피드백을 받고 어두운 측면을 추가했다.

 

Q. 루나는 정식 론칭 후 처음 출시하는 계승자다. 특별히 신경 쓴 요소가 있나?

작업 당시에는 어느 시기에 출시되는지 몰랐기 때문에 평소에 하듯이 작업했다. 처음에는 판타지 소설에 등장하는 바드를 생각했다. 이를 총 쏘는 게임에서 디자인적으로 어떻게 풀어낼지 고민이 많았던 것 같다. DJ 느낌을 많이 넣었다.

 

Q. 얼티밋 밸비는 어떤 점을 부각시켰는가?

바디는 투명하게 보이는 방향으로 제작했다. 기존 밸비의 콘셉트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고래 지느러미처럼 물과 관련된 요소들을 차용했다. 밸비는 아르케를 사용하면 물 온도가 상승하는 콘셉트다. 옆에 부착된 쿨러가 열을 식혀준다는 느낌을 디자인적으로 표현했다.

- 얼티밋 밸비와 밸비 원화

Q. 얼티밋 밸비 스킬 모듈 내용이 일부 공개됐다. 디자인적으로 강조한 게 있나?

외형 자체가 스킬에 관여하지는 않는다. 개인적으로 플레이해 보니 특정 스킬을 사용하거나 달릴 때 신발이 돋보여서 디자인이 잘 된 것 같다. 

 

Q. 캐릭터 콘셉팀의 손에서 최종적으로 캐릭터가 탄생할 때 어떤 자부심을 느끼는가?

피부로 와닿지는 않고 간접적으로 느낀다. 스텔라 블레이드처럼 좋은 성과를 거둔 프로젝트도 있지만 한국에서 SF 프로젝트는 도전이라고 본다. 버니를 제작한 담당자로서 게임 행사나 로스앤젤레스 대형 전광판 등에서 캐릭터 영상이 나오면 뿌듯하고 자부심이 생긴다.

 

Q. 시간이 지나면 제2, 제3의 버니가 나올 수 있을까?

더 좋은 캐릭터를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지만, 팀원들을 믿기 때문에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마찬가지로 밸비를 만들었을 때 인기가 많을 것이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의도한다고 많은 인기를 받진 않는 것 같다. 

- 얼티빗 버니와 버니 원화

Q. 거신은 인간형 캐릭터와 달리 각각 디자인이 상이하고 크기도 거대하다. 중점을 둔 컨셉트는?

기획팀에서 정해주는 액션에 따라 디자인이 달라진다. 가령 엑시큐서너는 처형자 콘셉트의 거신이다. 처형한다는 느낌으로 칼 공격 모션을 표현했고, 폭주했을 때의 외형에 집중했다. 액션에 따라 디자인 중점을 어디에 둘지 선택한다.

 

Q. 신규 보이드 요격전 보스인 '글러트니'도 소개 부탁한다.

글러트니는 얼음 위주 속성 공격을 펼치는 거신이다. 유저분들이 디바우러라는 원안이 있는 상태에서 새로운 형태를 원하시기 때문에 쉐입 측면에서 다르게 다가가려고 노력했다.

기존 거신과 다르게 현대적이고 메카닉적인 요소들이 포함됐다. 어깨 파츠 등으로 덩치가 크게 보이도록 디자인했고, 긴 총신의 새로운 무기도 장착했다. 디바우러의 메카닉 버전이라고 생각해 주시면 될 것 같다.

 

Q. 벌거스는 외계 종족이지만, 인간과 유사하다. 벌거스를 디자인할 때 뭘 부각시키고, 종족의 외형적인 통일성을 어디서 강조하고자 했는가?

원래 벌거스는 카렐처럼 인간과 유사한 형태였다. 카렐이 순혈 벌거스라면 불멸의 군단, 진리의 교단 등 군단별로 퍼지면서 외형에 차이가 생겼다. 진리의 교단은 생체 실험, 불멸의 군단은 기계 개조와 같은 외형적 테마가 잡혀있다.

- 벌거스를 이끄는 카렐

Q. 안내자도 빼놓을 수 없다. 뭘 집중적으로 디자인했는가?

안내자 처음에 미스터리한 여자로 기획이 나왔다. 신비로움을 주기 위해 금발이나 어두운 컬러의 머리보다는 레드 컬러로 추진했다. 또한 손동작이 많은 편이라 손이 잘 보이도록 그물 형태의 가죽띠 장갑을 디자인했다. 의상도 로브 느낌의 하늘하늘한 디자인으로 구성했다.

 

Q. 매지스터도 스토리 라인에서 중요한 역할이다.

매지스터는 벌거스와 같은 종족이지만 박해를 받고 떨어져 나온 종족이다. 기존 벌거스와 같으면서도 배신자라는 콘셉트를 외형적으로 표현했다. 또한 기술적으로 선각자와 연관이 있기 때문에 금빛 표현이 들어갔다.

 

Q. 마지막으로 유저분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오진욱: 캐릭터에 관심 가져주시고 사랑해 주셔서 감사하다. 팀원들이 작업하고 있는 스킨이 많이 있으니 기대 부탁드린다.

오민주, 박선영: 정말 다양한 스킨들을 많이 준비했다. 열심히 노력해서 만들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이인원: 유저분들이 다양한 커스터마이징을 즐기시는 모습을 보면서 즐겁고 영감을 얻는다. 계승자의 외형뿐만 아니라 배경 이야기나 성격 등도 고려해서 작업 중이니까 서사를 느껴주시길 바란다. 앞으로도 퍼스트 디센던트가 유저분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감사하다.

as7650@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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