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제도화...거래소 격차 더 벌어지나

최용순 2024. 7. 3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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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시장 제도화 초기부터 업계 판도에 변화 조짐이 보이고 있다.

금융당국의 감시와 규제 강화로 거래소들의 무분별한 상장과 시장조작 행위가 사그라들면서 소위 '잡코인'에 의존했던 거래소들의 입지가 점점 더 줄어들 전망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이하 이용자보호법)' 시행 이후 5개 원화 가상자산거래소의 국내시장 점유율이 다소 변화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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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비트 점유율 10%P 상승…빗썸 등은 하락
알트코인 펌핑 줄고 메이저코인 거래 증가
“비트코인 유동성 등 본원적 경쟁력 키워야”

가상자산 시장 제도화 초기부터 업계 판도에 변화 조짐이 보이고 있다. 금융당국의 감시와 규제 강화로 거래소들의 무분별한 상장과 시장조작 행위가 사그라들면서 소위 '잡코인'에 의존했던 거래소들의 입지가 점점 더 줄어들 전망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이하 이용자보호법)' 시행 이후 5개 원화 가상자산거래소의 국내시장 점유율이 다소 변화를 보이고 있다.

상반기 60~70%에 머물렀던 업비트의 점유율은 80% 정도로 10%포인트 올랐고, 30%에 육박했던 빗썸 점유율은 10% 후반대에서 20% 초반대로 내려갔다. 코인원, 코빗은 점유율이 1~3% 였던 만큼 변동폭은 크지 않지만 소폭 하락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러한 변화는 거래소별 거래량 비중이 높았던 코인에 변화가 생겼기 때문이다. 이전과 비교해 단독상장 알트코인 등이 거래 상위권에서 사라지고 메이저 코인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이날 오전 기준 고팍스를 제외한 4개 거래소의 거래량 1~5위 코인은 비트코인(BTC), 솔라나(SOL), 이더리움(ETH), 테더(USDT) 등이다. 비트코인 거래량만 보면 업비트 4700억원, 빗썸 1000억원, 코인원 170억원으로 업비트가 압도적이다.

이용자보호법 시행 전만 해도 일부 단독상장·김치코인 등 특정 알트코인이 매일 이유도 없이 급등락을 연출하며 거래소들의 거래량 증가를 견인했다. 최근에는 마일벌스(MVC), 펠라즈(FLZ), 에이피엠코인(APM) 등이 그랬다.

게다가 법 시행 이후 신규 상장도 확 줄고 상장빔도 사라져 알트코인 펌핑은 자취를 감추는 추세다. 다만 최근 빗썸에 상장된 어베일(AVAIL) 코인은 예외다. 상장 직후 230원에서 3500원까지 10배 넘게 급등하더니 다음날 다시 200원대로 급락, 덤핑 등 이상거래 의혹을 사고 있다.

금융당국의 감시와 규제가 엄격해지면서 시세조종 등에 이용되는 잡코인은 점점 더 설자리가 없어질 전망이다. 향후 2단계 입법으로 코인 발행 등에 대한 직접 규제가 마련되고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되면 잡코인 거래는 더욱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상자산 거래소도 비트코인 등 주요 코인의 유동성이 풍부한 곳이 더 성장하고 입지를 굳건히 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거래량 증대를 위해 철저한 검증없이 잡코인 상장을 확대하고 암암리에 펌핑 등 시세조종을 자행하거나 묶인했던 거래소들은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제도화, 법제화에 따른 가상자산 업계의 판도 변화는 3년 전에도 있었다. 당시 특정금융정보법 개정으로 가상자산사업자의 은행 실명계정 확보, 신고제 등이 첫 시행되면서 현재 경쟁력이 없거나 규제에 대응하지 못한 대다수 업체들이 문을 닫았다. 코인마켓 거래소는 거의 전멸했고 원화거래소간 격차도 더 고착화됐다.  

업계 관계자는 "마케팅, 이자 경쟁 등 거래소 본업과 직접 관계가 없는 출혈경쟁으론 경쟁사를 압도할 수 없고 갈수록 출혈만 심해질 것"이라며 "여전히 중소거래소들은 신규상장에 몰두하고 있지만 제도화가 될수록 살아남으려면 메이저코인의 유동성 확보, 우수한 거래 인프라 마련 등 본질적인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최용순 (cys@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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