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기간 동안 저소득층의 치명률, 일반인들보다 높았다”

박용규 기자 2024. 7. 30.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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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이혜진 교수팀, 코로나19 팬데믹 ‘건강형평성’ 연구 발표
이혜진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왼쪽), 이진용 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코로나19 유행 기간 우리나라는 다른 국가와 비교해 모든 소득수준에서 낮은 치명률을 기록했지만, 저소득층의 치명률은 일반인보다 더 높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이혜진 교수 연구팀(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 이진용 교수, 서울대 의과대학 남현우 학생)이 코로나19 기간 사회·경제적 여건에 따른 격차를 조사하고 입원과 사망의 위험 요인을 식별하는 연구 결과를 30일 내놨다.

연구는 지난 2020년 1월1일부터 2022년 12월31일까지 5천198만4천158명의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활용해 진행됐다.

연구팀은 정부 방역정책 변화에 따라 ▲1시기(2020년 1월1일~2021년 2월28일) ▲2시기(2021년 3월1일~2021년 10월31일) ▲3시기(2021년 11월1일-2022년 5월31일) ▲4시기(2022년 6월1일~2022년 12월31일)로 나눠 시기별 코로나19 발생률, 입원율, 사망률, 치명률을 조사했다.

연구 결과 총 2천110만5천865명(10만명당 4만601명)이 1회 이상 감염됐고, 대부분 3시기(10만명당 2만4천467명)와 4시기(10만명당 1만7천529명)에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은 총 5만4천638명(10만명당 105명), 치명률은 10만 명당 259명이었다. 사망률은 3시기에 10만명당 65명, 4시기에 10만명당 35명으로 후반 시기에 높았으나, 치명률은 1시기에 10만명당 1천800명, 2시기에 10만명당 593명으로 전반 시기에 더 높았다.

또 의료급여 대상자와 건강보험가입자를 비교한 결과, 코로나19의 발생률은 의료급여 대상자가 다소 낮았으나 입원율 약 2.6배, 사망률 약 4.7배, 치명률 약 5.8배 더 높았으며 후반 시기로 갈수록 그 격차는 더욱 커졌다.

전체기간 의료급여 대상자의 코로나19 발생률은 10만 명당 3만2천737명으로 평균(10만명당 4만601명)보다 낮았다. 다만 1시기에 평균 10만명당 186명 발생한 것에 반해 의료급여 대상자는 10만명당 328명으로 해당 시기의 발생률은 의료급여 대상자가 다소 높았다.

입원율은 의료급여 대상자가 평균(10만명당 2천106명)보다 높은 수치인 10만명당 5천663명을 기록했으며, 3시기에 10만명당 3천628명으로 가장 많았다.

사망률은 의료급여 수급자가 10만명당 498명으로 평균(10만명당 105명)높았으며, 특히 3시기에 10만명당 335명으로 평균(10만명당 65명)보다 높았다.

치명률도 의료급여 수급자가 10만명당 1천521명으로 평균(10만명당 259명)보다 크게 높았으며 1시기에 10만명당 5천374명으로 평균(10만명당 1천800명)과 현격한 차이가 났다.

또 연구팀은 사회·경제적 여건과 코로나19로 인한 입원, 사망과의 연관성을 확인하기 위해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했다.

그 결과 입원 및 사망 위험도는 낮은 경제적 수준, 장애가 있는 경우, 동반질환 많은 경우, 남성, 노인, 서울 및 광역시 외 비수도권 거주자에서 높게 나타났으며 예방접종을 한 경우 낮게 나타남이 확인됐다.

의료급여 대상자가 건강보험가입자 대비 입원 위험도는 2.55배 높았으며 장애가 있을 경우 1.85배 더 높았다. 예방접종은 입원 위험도를 0.4배로 낮추었다. 사망 위험도는 의료급여 대상자가 1.92배, 장애가 있을 때 위험도는 1.65배 더 높게 나타났다.

이진용 교수는 “이 연구는 그동안 단편적으로 분석된 우리나라의 코로나19 건강 영향을 망라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앞으로 여러 보건학적 위기상황이 있을 때, 코로나19 시기의 교훈을 바탕으로 더 좋은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혜진 교수는 “우리나라는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 모든 소득수준에서 코로나19의 낮은 치명률을 유지했지만 세부적으로는 저소득층, 장애인과 같은 취약계층이 더 코로나19에 취약했고, 대유행이 진행함에 따라 격차가 커졌다”며 “향후 감염병 유행 시 취약계층이 건강 불평등을 겪지 않도록 대응전략 및 사회안전망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박용규 기자 pyk1208@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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