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미미 조상 '허석'은?... "백성에게 두 임금 없다" 일제에 맞서 징역살이

민수정 기자 2024. 7. 30.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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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유도 국가대표 허미미(21·경북체육회)의 조상 허석(1857~1920년)이 직접 써 내려간 격문의 한 부분이다.

그는 허미미의 조상이기 이전에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 받은 '대한민국의 독립운동가'였다.

62년 뒤 대한민국 정부는 허석에게 대통령 표창을 추서했으며, 1991년에는 건국훈장 애국장을 수여했다.

허미미는 허석의 5대손으로, 2021년 할머니의 유언에 따라 한국 국적을 택하고 곧이어 한국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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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프랑스 파리 샹 드 마르스 아레나에서 진행된 파리올림픽 유도 여자 -57kg 토너먼트 8강 몽골의 르카그바토구 선수와의 경기에서 대한민국 유도대표팀 허미미 선수가 절반승을 거둔 후 기뻐하고 있다./사진=뉴스1


"하늘에는 두 태양이 없고 백성에게는 두 임금이 없다"

우리나라 유도 국가대표 허미미(21·경북체육회)의 조상 허석(1857~1920년)이 직접 써 내려간 격문의 한 부분이다. 그는 허미미의 조상이기 이전에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 받은 '대한민국의 독립운동가'였다.

허석은 1857년 대구 군위군의 한 빈농가에서 외동아들로 태어났다. 1910년 일제에 국권을 빼앗긴 뒤 조선은 일본인 이주자의 비율이 점점 늘어났고 조선인의 권리도 침탈됐다.

평소 국권피탈의 한을 품고 있던 허석은 1918년 8월 군위군의 한 마을 비석에 벽보를 붙였다. 그는 "하늘에는 두 태양이 없고 백성에게는 두 임금이 없다. 충성이란 곧 목숨을 다하고, 마땅히 힘을 다하는 것이다"라며 "어버이를 섬기는 도와 임금을 섬기는 마음이 우리에게 다르지 않은데 어찌 다른 임금을 섬기겠는가"라고 말했다.

이어 "너희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나랏일의 주인이 되었으니, 나라 잃은 백성이 어찌 아프지 않으며, 너희들이 어찌 원수가 아니겠는가"라며 "너희들을 멸망시키고자 하지만 우리에게 역량이 없어 어찌해볼 수 없구나"라고 비통한 마음을 전했다.

그러나 1919년 일제 경찰에 체포된 허석은 같은 해 5월 대구지방법원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판결문을 보면 그의 혐의는 '불온한 자구를 나열한 벽보를 붙여 뭇사람의 시선에 보이게 해 통행인을 선동해 치안을 방해한 것'이었다.

안타깝게도 그는 만기출소 후 3일만인 1920년 4월22일 향년 63세 나이로 순국했다. 62년 뒤 대한민국 정부는 허석에게 대통령 표창을 추서했으며, 1991년에는 건국훈장 애국장을 수여했다.

허미미는 허석의 5대손으로, 2021년 할머니의 유언에 따라 한국 국적을 택하고 곧이어 한국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유도 세계랭킹 3위 허미미는 2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아레나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유도 여자 57㎏급 결승전에서 세계 1위 크리스티나 데구치(캐나다)와 치열한 경기 끝에 반칙패를 당했고, 은메달을 땄다.

그는 연장전에서 메치기를 시도하다 위장 공격 판정을 받아 아쉽게 패했는데, 전문가 및 국내 여론은 심판 판정에 대해 석연찮은 부분이 있다며 비판에 나섰다. 상대 선수였던 데구치 또한 "정확히 기억나지 않아 판정에 대해 할 말은 없다"면서도 "더 나은 유도를 위해 우리가 바꿔야 할 것은 있다고 생각한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전했다.

민수정 기자 crysta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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