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땅굴 침수, 예측 가능한 실패”... 이스라엘軍 좌절한 이유

이혜진 기자 2024. 7. 30.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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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 22일 가자지구 북부에서 이스라엘군이 하마스에 맞서 지상작전을 벌이는 가운데 이스라엘 군인이 알 시파 병원 지하 터널을 확보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하마스 땅굴 침수 작전, 일명 ‘아틀란티스’ 작전이 실패로 돌아갔다는 보도가 나왔다. 인질의 안전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고 전문가의 결론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성급히 작전에 들어갔지만, 땅굴 내부 구조와 펌프 내구성 등 여러 한계에 부딪혀 기대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다.

이스라엘 일간지 하레츠는 지난 26일(현지시각) “‘아틀란티스’ 작전은 가자지구의 복잡한 전선에서 빠르고 치명적인 해법이 될 것으로 보였지만 수개월이 지난 현재 조용히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이 작전은 지난해 말 이스라엘군의 지상전 성과가 미미한 상황에서 해수를 끌어다 하마스 땅굴을 침수시켜 땅굴에 숨어있는 하마스를 소탕하고 인질을 구출하려는 취지로 계획됐다. 작전 수행 당시 가자지구 해안에는 해수를 끌어 땅굴로 흘려보낼 펌프 최소 5개가 설치됐다.

그러나 매체는 “오래되고 적절하지 않은 계획이 채택돼 전문가의 조언과 인질에게 미칠 수 있는 위험을 무시한 채 진행됐다”며 “예측 가능한 군사적 실패였지만 아무도 멈추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매체에 따르면 당시 이스라엘인 인질을 위험에 빠뜨릴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작전이 수행됐다. 작전에 깊이 관여한 국방부 소식통에 따르면 실제 아틀란티스 작전은 하마스 조직이 전쟁 중 사용했던 일부 하마스 땅굴에서 실시됐는데, 땅굴 내 인질이 있었을 가능성도 매우 컸다.

전문가들의 타당성 조사가 끝나지도 않은 채 가자지구 전역에서 배관 작업이 시작되고 인력이 배치됐다는 점도 지적됐다. 전문가들은 “땅굴에 대한 정보와 데이터가 부족했으며, 특히 땅굴 내부에 있는 인질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방식으로 땅굴을 침수시키는 방법을 찾기 어려웠다”며 “작전 성과를 평가할 수단도 없이 땅굴 침수 작전을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이 작전에 참여한 사령관은 “이스라엘군은 이 작전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땅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어떤 피해가 발생했는지, 하마스와 인질의 상황이 어떤지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고 했다.

특히 땅굴이 침수시키기 어려운 구조였다는 점도 확인됐다. 전문가들이 하마스가 수년간 빗물을 처리해 땅굴에 홍수가 나지 않은 이유를 연구한 결과, 하마스는 땅굴 안을 경사지게 만들고 비를 대비해 물탱크와 방폭문을 설치해 물이 원하는 지점으로 흐를 수 있도록 만들었다. 해수를 끌어올 펌프 역시 예상만큼 오래 버텨주지 못했다. 또 작전 수행 중 방류가 이루어지는 갱도 근처에 많은 싱크홀이 생긴 것으로 보고됐다.

이 작전에 대한 연구를 수행한 이스라엘 수자원청 전문가들은 논문에서 “작전이 전문가의 조언에 따라 적절하게 수행되지 않았다”며 “작전이 얼마나 성공적으로 수행되었는지도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이에 대해 “이 작전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전에 테스트를 실시했고 모든 군대가 특수 훈련을 받았다”며 “이 작전이 수행된 지역에 인질이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작전 중 인질이 다쳤다는 정황은 없다. 인질이 있을 가능성이 있는 곳에서는 공격을 진행하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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