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헬스 1타 강사’ 송성문, 그의 눈에 고영우가 들어왔다

심진용 기자 2024. 7. 30.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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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송성문. 키움 히어로즈 제공



키움 고영우. 키움 히어로즈 제공



키움 송성문은 KBO 리그에서 손꼽히는 ‘근육맨’이다. 즐겨 입는 민소매 티 바깥으로 드러난 팔뚝 근육이 특히 압도적이다.

헬스에 진심인 이들은 보통 자기 혼자 운동하는 걸로 만족하지 못한다. 주변 사람을 같은 세계로 끌어들여 운동을 시켜야 직성이 풀린다. 송성문도 마찬가지인가 보다. 마치 PT 강사처럼 송성문이 요즘 데리고 다니며 운동 시키는 후배가 있다. 올해 대졸 신인 고영우다.

송성문은 최근 인터뷰에서 “(고)영우는 몸이 좀 썩었다”는 ‘폭탄 발언’과 함께 고영우를 집중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송성문과 고영우가 같이 운동을 한지 벌써 한 달이 다 되어간다.

운동을 열심히 하는데 필요한 조건 중 하나가 자극과 동기부여다. 몸 좋은 사람 곁에서 운동을 하다 보면 자연히 자극을 받기 마련이다. 지난 27일 KIA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고영우는 “(송)성문이 형이 웨이트할 때 꼭 윗옷을 다 벗고 한다. 자기만족인지, 약간 관심을 받고 싶으셔서 그런건지 잘 모르겠다”면서도 “워낙 몸이 좋으시니까, 나도 저렇게 만들고 싶다는 자극이 된다”고 말했다.

고영우는 “성문이 형 말처럼 몸이 썩은 수준은 아니다”고 항변하면서도 “운동선수 치고 체지방이 많은 편이긴 하다”고 ‘PT 강사’ 송성문의 필요성을 인정했다. 그는 “여름이라 웨이트는 일주일에 2~3번 정도 하는데, (송)성문이 형하고 늘 같이 한다”며 “같은 3루 포지션이다 보니 얘기를 많이 하는 편인데, 성문이 형이 먼저 ‘운동 시켜주겠다’고 했다”고 했다.

선배가 후배를 따로 챙기겠다는데 팀에서도 반대할 이유가 없다. 고영우는 “감독·코치님도 계속 성문이 형 따라다니면서 운동하라고 하신다. 트레이너 선생님들도 성문이 형한테 모든 권한을 다 줬다”고 말했다.

운동 뿐 아니라 식단까지 송성문이 챙긴다. 야식 안 먹는 것부터 약속을 받았다. ‘약속 잘 지키고 있느냐’는 말에 고영우는 “지키고는 있는데 솔직히 몰래 먹어본 적도 몇 번 있긴 하다. 아직 들킨 적은 없다”고 말했다. 기사로 나가도 되겠느냐는 말에는 “성문이 형한테 약간의 ‘체벌’ 권한까지 허용이 돼서···”라며 난감하다는 듯 웃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이들을 보며 “옛날 박병호 선수나 이정후 선수처럼 선배들이 행동으로 보여주면, 후배들이 그걸 따라 배운다. 우리팀의 좋은 문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송성문이 계속 끌고다니고, 고영우도 껌딱지처럼 붙어 다니는 것 같은데 서로에게 좋은 영향인 것 같다”고 칭찬했다.

이날 고영우는 8회 만루에서 3타점 3루타를 때렸다. 9회에는 송성문이 2사 후 끝내기 안타를 때렸다. 송성문이 지금 키움의 기둥이라면 고영우는 미래다. 같은 포지션이지만 그래서 더 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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