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5개 목표랬는데 사흘 만에 이미 5개···더 나오면 과연 ‘초과달성’일까[파리에서 생긴 일]
지난해 항저우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대한체육회는 금메달 50개와 종합 3위를 목표로 잡았다. 꽤 오랫동안 2위를 유지해왔던 아시안게임에서 한 발 물러나 3위를 목표로 한 한국은 실제로 3위를 했다. 금메달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적은 42개에 머물렀다. 한국은 일본에 2위를 내줬다.
1년 만에 다시 출전하는 국제종합대회, 2024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대한체육회는 목표치를 확 낮췄다. 구기종목이 빠지면서 선수단 규모도 48년 만에 최소로 줄인 채 금메달 5개 이상에 종합순위 15위권을 목표로 잡았다. 금메달 기대받는 선수를 대략만 꼽아봐도 5명은 넘는데 너무 낮은 목표치에 ‘엄살’이라고들 했다.
29일까지 사흘간 금메달이 5개나 나왔다. 오상욱이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우승해 그 문을 연 뒤 사격의 오예진이 여자 10m 공기권총에서 금메달을 따고, 여자 양궁 대표팀이 단체전 10연패의 위업을 달성한 뒤 29일에는 다시 사격에서 16세 반효진이 여자 10m 공기소총에서, 그리고 남자 양궁 대표팀이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개막 사흘 만에 금메달 목표치를 다 채워버리자 대한체육회가 목표를 축소해 발표했다고 보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금9, 은3, 동9으로 8위를 했지만 2020 도쿄올림픽에서는 금 6, 은 4, 동 10개로 종합 16위를 했다. 이후 항저우아시안게임까지 거치면서 파리올림픽에서는 기대치를 의식적으로 낮춘 듯 보인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엄살’을 넘어 ‘분식회계’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온다. 대한체육회의 ‘목표’를 믿고 각종 기업의 마케팅도 몸을 크게 사렸는데, 정작 대회 초반부터 메달이 쏟아지고 있다.
현재 한국이 목표를 ‘초과 달성’ 한 것으로 보이는 중심에는 사격이 있다. 금메달 1개 딸 수 있을까 한다던 사격에서 이미 금메달 2개와 은메달 2개가 나왔다. 이 중 오예진의 금메달은 체육회의 계산에 없었다. 지난해까지 고교생이었고 세계랭킹이 35위인 오예진을 사격연맹도 ‘메달 기대주’로 보기는 했으나 여러 부담을 우려해 체육회에 제출한 ‘금메달 예상 명단’에서 뺐다고 설명한다.
대한체육회는 “목표로 잡았던 금메달 5개의 종목은 양궁, 태권도, 펜싱, 사격, 유도”라고 했다.
올림픽의 목표가 오직 메달인 것은 아니지만 메달 많이 따겠다고 온갖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가대표의 해병대 훈련까지 부활시켰던 대한체육회가 ‘금메달 5개’를 부른 것은 너무 적다. 혹시 모를 비난 여론을 지나치게 우려한 정치적인 행보이거나, 아니면 성적 예상 관련 ‘무능’이라는 의심을 살 수밖에 없다.
파리올림픽은 8월12일 폐막한다. 태극전사들이 각 종목에서 겨룰 날이 열흘 이상 남았다.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 배드민턴 여자단식의 안세영, 양궁 개인전과 혼성단체전, 그리고 태권도 등 남은 금메달 기대 종목은 아주 많다. 만약 금메달 10개를 딴다면, 과연 목표 100% 초과 달성이라고 자랑할 수 있을까.
파리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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