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發 큐텐 붕괴]① 14년 큐텐, 22일 만에 무너졌다

서미선 기자 2024. 7. 30.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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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메프 8일 미정산 뒤 일파만파…셀러 이탈에 고객 불편
5월 미정산만 2100억 추산…오늘 정무위 구영배 출석 주목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티몬과 위메프의 환불·정산 지연 사태는 위메프가 8일 5월분 판매자 대금을 제때 정산하지 못하면서 시작됐다.

티몬, 위메프는 싱가포르 기반 e커머스 큐텐의 계열사다.

큐텐그룹은 17일 입장문을 내고 플랫폼 고도화 과정에 일시적 장애로 큐텐 산하 계열사 내 총 6만여 명 파트너사 중 일부인 500여 사에 대금 정산 사례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또 12일까지 400여 사 정산을 완료했다면서 나머지 파트너사 대금 지급은 이달 말까지 순차 완료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22일 티몬에서 무기한 정산 지연을 선언하며 일부 판매자의 여행 상품 등 계약 취소에 따라 소비자 피해가 발생했다.

티몬, 위메프에서 6월 대금 정산이 안 되면서 여행사들 이탈 소식도 잇따랐다. 백화점, 홈쇼핑 등 대형 유통업체들도 19일을 전후해 두 플랫폼에서 철수했다.

22일엔 티몬, 위메프 직원 대다수에게 재택근무가 통보됐다.

서울 강남구의 티몬이 입주한 건물에 건물폐쇄 및 티몬 사옥이 아니라는 내용의 안내문구가 적혀 있다. 2024.7.29/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정산 지연 사태로 판매자 이탈은 가속되고 고객들은 항공권, 티켓 등이 일방적으로 취소되거나 환불이 되지 않는 등 불편은 갈수록 커졌다.

티몬과 위메프는 23일 제3의 금융기관과 연계해 자금을 안전하게 거치하고 빠른 정산을 지원하기 위한 새 시스템을 8월 중 도입하겠다고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24일엔 티몬과 위메프에서 전자지급결제대행(PG)사들도 철수하면서 환불 지연 상황이 악화됐다.

24일 밤부터는 서울 삼성동 위메프 본사에 위메프에서 여행상품 등을 구매하고 환불을 받지 못한 고객 수백 명이 항의방문했다.

25일 새벽 0시 넘어 본사에 도착한 류화현 위메프 대표이사는 "소비자 피해가 없도록 보상할 거고 두 번째로 소상공인, 자영업자 피해 회복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여행상품 환불 접수를 시작했다.

같은날 오후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위메프, 티몬 본사에 조사관을 보내 합동 현장점검을 하는 등 정부도 대응에 나섰다.

위메프에서 환불이 시작됐다는 소식에 서울 신사동 티몬 본사, 신사옥에도 환불을 받지 못한 고객들이 몰렸다.

26일 오후 서울 강남구 티몬 신사옥 앞으로 '판매 대금 미정산 사태'로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이 모여들자 경찰이 현장 질서 및 안전 유지에 나서고 있다. 2024.7.26/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티몬이 무대응으로 일관하자 고객들은 공정위 조사관이 현장조사를 하고 있던 신사옥 지하 1층으로 진입, 점거에 나섰다.

류광진 티몬 대표는 일부 소비자가 티몬 신사옥 진입을 강행한 시점에야 보도자료를 통해 "피해 구제와 함께 결제 재개 등 고객과 판매자 불안감을 덜어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을 냈다.

26일 새벽 1시께엔 권도완 티몬 운영사업본부장이 신사옥을 찾아 사과하고 순차 환불에 들어갔다.

그러나 같은날 오후 4시 권 본부장이 1000명까지만 환불 접수가 가능하다고 밝히면서 고객들 반발이 커졌다. 현장에서 환불을 신청한 고객은 3000명에 육박했다.

27일 오전 0시께엔 권 본부장이 약 260명에게 총 10억 원 규모를 지급했고 추가 환불은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26일까지 양사는 174억 원을 환불했고, 약 626억 원이 환불대기 상태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티몬·위메프 오너 격인 구영배 큐텐 대표가 큐텐그룹의 물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하며 '꼬리 자르기' 논란도 일었다.

티몬과 위메프의 정산·환불 지연 사태가 지속되고 있는 28일 오후 서울 강남구 큐텐 본사 앞에서 피해자들이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문구를 붙인 우산을 쓴 채 시위하고 있다. 2024.7.28/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28일엔 이번 사태 피해자들이 서울 역삼동 큐텐코리아 본사 앞에서 첫 단체행동으로 '우산 퍼포먼스'를 벌이고 향후 게릴라 집회를 예고했다.

구 대표는 29일에야 입장문을 내고 사과와 함께 △펀딩과 M&A(인수합병) 추진 △보유 큐텐 지분 전체를 매각하거나 담보로 활용해 사태 수습에 사용 △개인 재산 활용 등 유동성 확보 대책을 밝혔다.

그는 양사 고객 피해 규모는 여행상품 중심으로 합계 500억 원 안팎으로 추산했으나 셀러 피해 규모는 정확한 추산이 어렵다고만 했다.

같은날 티몬, 위메프 피해자들은 구 대표를 서울 강남경찰서에 고소했다.

티몬과 위메프의 '판매 대금 미정산 사태'로 소비자들의 불안이 계속되고 있는 29일 서울 강남구의 큐텐 테크놀로지가 입주한 건물 입주기업 안내판에 큐텐 사명이 이전과 달리 가려져 있다. 2024.7.29/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이강 기자

29일 오후엔 티몬과 위메프가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법정관리)절차를 신청했다.

정부는 두 회사 미정산 규모를 약 2134억 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5월까지 정산되지 않은 금액이라 향후 만기 도래분을 감안하면 미정산 규모가 1조 원 넘게 불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국회 정무위원회는 30일 오후 2시 전체회의를 열고 티몬·위메프 사태 긴급현안질의를 진행한다.

구 대표를 비롯해 류광진 대표, 류화현 대표 등은 참석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국회 출석 요구엔 강제성이 없어 최종 출석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

smit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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