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버 도중엔 “이 새X들이”, 탈북 의원엔 “전체주의 출신”…국회 덮은 ‘막말 주의보’

변문우 기자 2024. 7. 30.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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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방송개혁' 주도권을 놓고 갈등하는 과정에서 각종 막말이 쏟아지고 있다.

거대야권이 강행하고 있는 '방송4법' 필리버스터 과정에선 의원들이 서로 고성을 지르거나 "이 새X들이"라며 거친 언사를 내뱉기도 했다.

또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 과정에서도 탈북민 출신 의원을 향해 "전체주의 국가에서 생활하다 보니 민주주의 원칙이 안 보이냐"는 발언까지 나오며 신경전이 과열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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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필리버스터 토론장 채운 고성·막말…주호영 국회부의장 “바보들의 행진”
최민희, 이진숙 청문회 과정서 ‘北 출신’ 박충권 겨냥해 ‘인신공격’ 발언 논란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16일 오후 국회에서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실시계획서 채택, 방송법 개정안 등을 상정하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최민희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가 '방송개혁' 주도권을 놓고 갈등하는 과정에서 각종 막말이 쏟아지고 있다. 거대야권이 강행하고 있는 '방송4법' 필리버스터 과정에선 의원들이 서로 고성을 지르거나 "이 새X들이"라며 거친 언사를 내뱉기도 했다. 또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 과정에서도 탈북민 출신 의원을 향해 "전체주의 국가에서 생활하다 보니 민주주의 원칙이 안 보이냐"는 발언까지 나오며 신경전이 과열되는 모양새다.

국민의힘은 야당에서 강행 중인 방송통신위원회 설치 및 운영법(방통위법), 방송법, 방송문화진흥법, 교육방송공사법 강행 처리에 대항해 지난 25일부터 법안마다 필리버스터를 진행해왔다. 4개 법안에 걸친 토론 시간은 100시간을 훌쩍 넘기면서 2016년 테러방지법 때 이후 역대 두 번째 장시간 필리버스터로 기록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관심이 모아진 부분은 여야 의원들의 고성과 비난이었다. 특히 박선원 민주당 의원은 토론 과정에서 국민의힘 의원을 비난해 한바탕 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의 '공영방송 장악 시도'가 박근혜 정부 당시 불거진 '계엄령 문건'과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우원식 국회의장도 "주제에 충실해달라"며 박 의원을 제지했다.

이후 박 의원은 여당 의원석을 가리키며 "뭐 하는 건가. 이자들이!"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또 그는 마이크를 치우더니 국민의힘 의원들을 겨냥해 "이 새X들이"라고도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여당 의원들이 거세게 항의하면서 본회의장에선 소란이 발생했다. 필리버스터 관련 일련의 사태에 대해 주호영 국회부의장도 "바보들의 행진"이라고 직격하기도 했다.

이진숙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과정에서도 일부 막말 논란이 불거졌다.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위원장이 29일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탈북민 출신인 국민의힘 박충권 의원에게 "'인민재판'이라는 표현을 여기서 쓰는 게 말이 되는가. 전체주의 국가에서 생활하시다 보니 민주주의적 원칙이 안 보이시나"라고 말한 것이다.

앞서 박 의원은 최 위원장을 겨냥해 "이번 인사청문회는 조직적 폄훼와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언행만 난무했다. 최민희 위원장은 이 후보자에게 시작부터 '저랑 싸우려 하지 마세요'라고 군기를 잡았고, '후보자 뇌구조에 문제가 있다' 이런 말도 했다"며 "국회의원의 면책 특권을 남용해 한 인간에 대한 심각한 인신공격, 명예훼손, 집단공격, 인민재판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해당 발언에 최 위원장이 '전체주의' 표현을 사용하며 반박한 것이다.

박 의원은 최 위원장의 발언에 즉각 페이스북 글을 올리며 사과를 요구했다. 그는 "전체주의 국가에서도 고개를 내저을 국회와 과방위 운영을 지금 민주당과 최민희 위원장이 하고 있다"며 "전체주의가 잘 내면화되어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 이전에 사람이 가져야 할 원칙을 어겼고, 자유민주주의를 찾아 목숨을 걸고 대한민국에 온 탈북민들에게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인사들도 가세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페이스북에 "목숨을 걸고 탈북한 동료시민에게 쓸 수 있는 말이 아니다"며 "차별과 막말이 일상화하는 것을 국민의힘과 함께 막아 달라"고 당부했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도 필리버스터 중 최 위원장 발언에 대해 "목숨을 걸고 탈북한 사람을 조롱하는 것도 큰 문제"라고 비판했다.

논란이 커지자 최 위원장도 결국 공식 사과를 전했다. 최 위원장은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제가 아까 대화 과정에서 전체주의 운운한 부분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박 의원님께서 사선을 넘어서 자유주의국가, 민주국가 대한민국으로 오신 부분에 대해서 경의를 표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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