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위 만족스럽지 않아” 그런데 71일 만에 6위 추락…더위 먹은 이승엽호, 돌파구는 어디에
[OSEN=이후광 기자] “5위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더 높은 곳에서 시즌을 마쳐야 한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이 2024시즌에 앞서 감독 부임 첫해를 결산하고, 2년차 시즌을 맞아 새롭게 밝힌 각오다.
두산은 3년 전 KBO리그 최초로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한 전통의 강호. 그러나 이듬해 창단 첫 9위 수모를 겪었고, 2023시즌 이승엽 감독 부임과 함께 5위로 2년 만에 가을 무대에 복귀했지만, 시즌 막바지 3위 싸움을 하다 5위로 떨어지며 홈팬들의 야유를 받았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또한 창원에서 1경기 만에 막을 내렸던 터.
이 감독은 지도자 부임 첫해 가을 무대를 밟았음에도 “5위라는 성적이 과연 잘한 것일까. 아니면 못한 것일까. 아쉬움인가”라고 운을 떼며 “어떨 때는 잘했다는 생각이 들고, 어떨 때는 아쉽다. 여러 가지 생각이 들더라. 시간이 빨리 갔다. 두산 팬들의 기대가 크셨으니까 실망도 크셨을 것 같다. 최선을 다한 결과였는데 팬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 같다”라고 두산 팬들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나 같은 경우 야유를 처음 받아봤다. 팬들 그런 평가를 해주셨기 때문에 당연히 인정할 것이다. ‘역시 프로는 냉정하구나’라는 걸 느꼈다”라며 “2024년 마지막 경기 때는 박수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2023년 5위를 했으니 2024년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야한다. 2023년 성적은 만족스럽지 않다”라고 강조했다.
두산은 2024시즌 초반 하위권을 전전하다 5월 18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부터 24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까지 5연승을 달리며 단숨에 2위까지 올라섰다.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의 부진에 따른 방출, 브랜든 와델의 부상 등 선발진의 각종 악재 속에서도 20대 초반 젊은 투수들의 기대 이상의 호투에 힘입어 7월 중순까지 KIA, LG 트윈스, 삼성 라이온즈 등과 함께 3강을 드나들었다.
두산은 지난 12일~14일 잠실 삼성전 루징시리즈를 시작으로 내리막을 걷기 시작했다. 울산으로 장소를 옮겨 롯데 상대 또 1승 2패를 당했고, LG와의 잠실 라이벌전이 1경기 우천 취소된 가운데 2경기를 잇따라 내주며 4위 자리가 위태로워졌다.
두산은 이에 외국인타자 헨리 라모스 방출하고, 투수코치, 불펜코치, 주루코치, 배터리코치를 모두 교체하는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두산은 잠실 키움 히어로즈 3연전에서 위닝시리즈를 거두며 변화의 효과를 보는 듯 했지만, 인천에서 SSG 랜더스를 만나 충격의 스윕패를 당했다.
4연패 수렁에 빠진 두산은 공동 4위 KT 위즈, SSG에 승률에서 근소하게 뒤진 6위(51승 2무 50패)까지 순위가 떨어졌다. 두산이 5강권에서 밀려난 건 5월 18일 잠실 롯데전 이후 무려 71일 만에 일. 두산은 한때 선두 싸움을 펼쳤지만, 후반기 5승 11패(최하위) 부진 속 삼성, KT, SSG, NC 다이노스와 함께 치열한 5위 싸움에 휘말리게 됐다. 3위 삼성과의 승차가 1.5경기에 불과하나 7위 NC에 1경기 차이로 쫓기고 있어 매 경기가 그야말로 살얼음판이다.
후반기 부진 요인은 크게 두 가지다. 전반기와 마찬가지로 외국인투수 듀오가 중심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있다. 단기 외국인투수 시라카와 케이쇼는 6주에 3400만 원을 수령하고도 3경기 평균자책점 7.15의 극심한 슬럼프에 빠져 있고, 알칸타라의 대체자 조던 발라조빅은 아직 KBO리그 무대에 적응 중이다. 곽빈, 최원준, 최준호가 잘 버텨주고 있으나 곽빈을 제외한 나머지 2명은 아직은 상수보다 변수에 가깝다.
타선에서는 또 고액 연봉자들이 제 몫을 해주지 못하고 있다. 허경민이 15경기 타율 2할4푼6리, 양석환이 16경기 타율 2할3푼2리, 김재환이 15경기 타율 1할7푼4리로 깨어나지 못하는 형국이다. 허경민은 4+3년 85억 원, 양석환은 4+2년 78억 원, 김재환은 4년 115억 원 초대형 FA 계약에 골인한 선수들이다. 후반기 3할 타율을 치는 선수는 13경기 타율 3할1푼4리의 양의지가 유일하다.
두산은 설상가상으로 경기가 없는 전날 주전 유격수 박준영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하는 악재까지 맞이했다. 후반기 들어 홈런 3방을 때려낸 박준영은 29일 MRI 검진 결과 우측 햄스트링 근육 부분 손상 진단을 받으면서 4주 후 재검진 일정이 잡혔다. 이에 빨라도 9월 중순은 돼야 1군 무대로 돌아올 수 있을 전망이다.
두산은 30일 광주 KIA전에 ‘토종 에이스’ 곽빈을 앞세워 4연패 탈출에 도전한다. 곽빈의 시즌 성적은 20경기 9승 7패 평균자책점 3.79로, 최근 등판이었던 24일 잠실 키움전에서 6이닝 2실점 호투로 승리투수가 됐다. 올해 KIA 상대로도 2경기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2.08로 호투했기에 그의 호랑이 강세에 기대를 걸어보는 두산이다.
/backlight@osen.co.kr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