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 하이 존 공략 통해, 밤마다 문득 KS 등판 상상도…” 쫓겼던 KIA 좌완 스페셜리스트, 뒤늦게 보상선수 신화 쓴다 [MK인터뷰]

김근한 MK스포츠 기자(forevertoss@maekyung.com) 2024. 7. 30.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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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마음이 쫓기는 게 있었는데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했죠.”

KIA 타이거즈 ‘좌완 스페셜리스트’ 투수 김대유가 지쳐가는 불펜진의 새로운 피로 회복제로 다가왔다. 시즌 중반부터 좋았던 폼을 되찾기 시작한 김대유는 이제 홀드 상황에서 상대 중심 좌타자들을 저격하는 역할을 다시 맡았다. 타이밍이 맞게 팀이 우승을 노리는 시즌에 반등한 김대유는 뒤늦게 보상선수 신화를 쓰고자 한다.

김대유는 올 시즌 23경기(16이닝)에 등판해 6홀드 평균자책 6.75 16탈삼진 7볼넷 WHIP 1.56을 기록했다. 전반기에만 해도 추격조 역할을 맡아 1군 무대에 간간이 나타났던 김대유는 7월 들어 10경기 등판 5홀드 평균자책 0 6탈삼진 2볼넷으로 완전히 달라진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고척)=김근한 기자
사진=김영구 기자
최지민·곽도규·김대유·이준영으로 이어지는 KIA 좌완 불펜진은 리그에서 가장 막강한 조합이 됐다. 그 중심에는 분명히 김대유의 부활이 있다. 후반기 들어 김대유가 반등한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주말 고척돔에서 만난 김대유는 “감독님께서 ‘LG 시절에도 그렇고 중요하고 긴박한 상황에 나갔을 때 좌타자 1~2명을 상대하면서 너의 베스트 공이 나오는 느낌’이라고 말씀 해주셨다. 그렇게 나에게 중요한 기회를 주시니까 경험을 바탕으로 보다 더 여유 있게 공을 던지게 되더라. 전반기까지는 조금 쫓기는 마음이 있었는데 결과를 두려워하지 않으니까 더 좋아졌다. 예전에 좋았던 그림을 여기서도 보여드리면서 팀 승리에 힘을 보탤 수 있어 너무 기쁘다”라고 전했다.

김대유는 후반기 반등 요인을 자신이 아닌 야수진에게도 돌렸다. 김대유는 “운이 조금 따라준다는 생각도 들었다. 잘 맞은 타구가 야수 동료들의 호수비로 잡히니까 그런 부분이 정말 컸다. 투수로서 힘이 나고 다시 잘 풀릴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었다. 이 모든 게 타격과 수비에서 모두 좋은 실력을 보여준 야수진 덕분”이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김대유는 최근 스트라이크 높은 존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ABS(자동 볼-스트라이크 판정 시스템) 도입 뒤 사이드암 투수들의 하락세가 눈에 들어오는 분위기다. 김대유는 하이 존에 공격적으로 공을 집어넣으면 사이드암 투수들의 생존도 가능하다고 바라봤다.

김대유는 “ABS 존을 잘 활용하면 사이드암 투수들도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다고 본다. 좌타자를 상대로 반대 투구가 되면서 몸쪽 하이 존 코스에 스트라이크가 들어가면 변화구에 더 속을 수밖에 없다. 훈련할 때부터 높은 코스에 대한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고 있다. 어차피 하이 존에 넣는 기질이 있었던 스타일이다. 사이드암 투수로서 생존하려면 이제 높은 코스 공략은 필수”라고 설명했다.

사진=천정환 기자
사진=김영구 기자
김대유는 좌완 스페셜 리스트 역할에 대한 스트레스도 분명히 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김대유는 등판 순간 그 자체를 즐기고자 노력한다.

김대유는 “이 자리는 부담감을 느끼면 어려운 자리기도 하다. 1~2타자만 상대해야 해서 금방 내려갈 수 있는 까닭이다.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는 자리인데 그래도 최근 흐름이 좋으니까 더 강하게 집중할 수 있는 듯싶다. 욕심이 나면 결국 실투나 볼넷이 나온다. 그 순간 자체를 즐기도록 노력해야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고갤 끄덕였다.

KIA는 시즌 60승 선착에 성공했다. KBO리그 역대 60승 선착 팀은 76.5% 확률(34차례 중 26차례)로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또 61.8% 확률(34차례 중 21차례)로 한국시리즈 우승(전·후기리그 및 양대리그 제외)을 달성했다. 2위 LG 트윈스와 향후 맞대결이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우승에 중요한 키포인트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대유는 “LG에 좌타자들이 많아서 우리 팀 좌완 불펜진이 더 힘을 내야 한다. 나중에 정규시즌이든 포스트시즌이든 중요한 순간 무조건 붙는 팀이 LG라고 다들 생각한다. 선수들도 거기에 맞춰 잘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시리즈에 진출한다면 그 순간 내가 어떻게 던질지 밤마다 문득 상상하게 된다. 개인적으로 상상을 잘하는 편이다(웃음). 일단 몸 건강하게 정규시즌을 완주한 뒤 원하는 결과를 얻고 매일 밤 다시 상상해야겠다”라며 웃음 지었다.

김대유는 마지막으로 올 시즌 KIA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에 감사함을 표했다. 김대유는 “너무 감사하고 팬들과 함께하는 그 순간이 정말 재밌다. 많은 관중이 모인 가운데 그 경기에서 집중되는 순간이 있지 않나. 그때 KIA 팬들의 응원이 큰 힘으로 작용한다. 야구장에서는 선수와 코칭스태프, 그리고 팬들까지 하나로 뭉쳐야 좋은 결과가 나온다고 생각한다. KIA 팬들의 응원에 보답할 수 있는 결과물을 꼭 보여드리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고척(서울)=김근한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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