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공식’ 또 다시 쓰나···‘최강 화력’ KIA, ‘2020 챔프’ NC와 다른듯 같은 모드
KIA, 2020 챔프 NC 야구와 흡사
활화산 방망이로 정상 재연 관심
당시 NC 주포 나성범은 KIA 주력
올시즌 프로야구 페넌레이스를 리드하는 KIA는 ‘최강 화력’을 앞세워 순위표 최상단에 올라서 있다. 29일 현재 팀타율 0.298로 1위를 달리고 있는 데다 팀 OPS는 0.833까지 끌어올려 놓았다. 올시즌 10개구단 4번타자 평균 타율은 0.291로 평균 OPS는 0.846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를 고려하면 KIA는 1번타순부터 9번타순까지 연이어 리그 평균의 4번타자가 나오는 위압감을 상대 팀에 전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KIA는 예년 우승팀과 비교하면 마운드 높이는 도드라져 있지 않다. 팀 평균자책 4.31에 불펜 자책은 4.78로 불안해 보인다. 다만 리그 평균자책이 4.82까지 올라 있는 등 10개구단 마운드가 예외 없이 흔들리면서 타선에 비해 상대적으로 빈약한 KIA 투수진 또한 큰 약점은 되지 않고 있다. KIA 투수진이 리그 평균치에서 밀리지 않고 있는 것은 올시즌 KIA 투수들이 KIA 타자들을 상대할 일이 없기 때문으로도 보인다.
역대 KBO리그의 대부분 우승팀은 선발진과 불펜진 중 적어도 한쪽은 막강했다. 1990년대까지 최강자였던 해태 또한 홈런타자들이 즐비했지만, 삼성과 빙그레 등 동시대 적수를 누른 힘은 선동열·이강철·조계현·이대진 등 에이스들의 단단한 어깨에서 비롯됐다. 삼성 또한 2000년대 이후 왕조 시대를 열 때는 ‘지키는 야구’를 앞세웠고, SK 또한 전성기를 달렸을 때는 특화된 불펜 야구가 돋보였다.
올해 KIA는 조금은 다른 길을 찾아 정상을 향해 달리고 있다. 역대 우승 팀 가운데는 NC가 2020년 챔피언에 오르며 남긴 이력과 여러 각도에서 흡사한 측면이 있다.
그해 승률 83승6무55패(0.601)로 정규시즌 1위에 오른 NC는 팀 평균자책은 4.58로 리그 평균(4.76)보다는 나았지만, 부문 5위에 머물 만큼 마운드로 우위에 서지는 못했다. 그러나 팀타율 0.291을 기록한 가운데 팀 OPS를 0.829까지 올리며 타력으로 리그를 지배했다. 그해 리그 평균 OPS인 0.758을 압도하는 숫자를 찍은 데는 홈런을 187개나 쏘아 올린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나성범(34개)과 양의지(33개), 알테어(31개) 등 30홈런을 넘긴 타자만 셋이었는데 20홈런의 노진혁을 비롯해 3할 타율에 OPS 0.9를 넘긴 박석민 그리고 타율 0.345를 기록한 박민우까지 올시즌 KIA 라인업처럼 상대 배터리 시각에서는 숨 돌릴 틈이 없었다. 올시즌 KIA 타선에는 OPS 1.074의 김도영을 중심으로 최형우(0.886), 소크라테스(0.880), 나성범(0.830), 최원준(0.829), 한준수(0.812)에 부상으로 이탈해 있는 이우성(0.842)까지 대부분 주전 야수들이 OPS 0.8을 넘기고 있다.
NC가 2020시즌 후반 좌완 구창모 등 부상 이탈 선수가 나오면 선발진 구성에 애를 먹었던 것도 올해 KIA와 비슷하다. 그해 NC는 에이스 루친스키(19승)와 라이트(11승) 등 두 외인투수를 중심으로 송명기(8승), 이재학(5승) 등 국내파 선발 자원으로 시즌 중후반을 버텼다. 구창모는 9승 평균자책 1.76을 기록했지만 14차례 등판에 머문 뒤 시즌 막판에 복귀해 한국시리즈 마운드에 섰다.
올시즌 KIA 또한 좌완 선발 이의리와 윤영철의 부상 이탈로 선발진 구성에 변화가 잦았다. 에이스 네일(9승)과 양현종(7승)이 선발진을 이끌며 대체 외인으로 합류한 알드레드가 힘을 보태고 있다. 황동하, 김도현 등 대체 선발로 고비를 넘어가는 것도 2020시즌 NC와도 닮아있는데, 부상 회복 중인 윤영철은 시즌 막판 복귀할 수 있다.
NC는 그해 한국시리즈에서는 두산을 만나 변칙적인 마운드 운용으로 6차전에서 우승을 확정지었다. 루친스키-구창모-라이트가 차례로 선발로 나선 3차전까지 1승2패로 밀리자 4차전에서는 선발 송명기에 이어 루친스키를 불펜으로 투입해 2승2패로 균형을 맞췄다. 이후 구창모를 선발로 쓴 5차전과 루친스키를 다시 선발로 돌린 6차전을 내리 잡았다.
KIA의 잔여시즌은 어떨까. 지금껏 다른 길로 달려온 KIA 야구는 올시즌 여전히 여백이 남아있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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