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즘에 삼성SDI 2분기 영업익 38% 급감…"투자계획 큰변동 없다"(종합2보)

한지은 2024. 7. 3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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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파이 원형 전지 2025년초 양산 계획…전고체 전지 상용화도 추진
하반기 실적 점진적 개선 기대…매출 극대화·비용구조 혁신 주력
"향후 새로운 기회 선점할 수 있도록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
삼성SDI 기흥사업장 [삼성SDI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한지은 기자 = 삼성SDI가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여파로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40% 가까이 급감했다.

다만 배터리 사업의 중장기 성장성에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고 당초 계획한 투자 일정을 그대로 추진하되 비용 구조 개선을 통한 수익성 확대와 미래 기술 확보에 주력할 방침이다.

삼성SDI는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2천80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37.8%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30일 공시했다.

매출은 4조4천501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3.8% 감소했다. 순이익은 3천12억원으로 38% 줄었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은 4.8% 늘었으나 매출은 13.3% 감소했다.

사업부별로 보면 전지 부문 매출은 3조8천7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천80억원으로 46%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5.4%를 기록했다.

중대형 전지 중 자동차 전지는 시장 수요 둔화에 따른 판매 감소 등으로 실적이 축소됐으나, 에너지저장장치(ESS) 전지는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로 전력용 '삼성 배터리 박스'(SBB)와 고출력 UPS용 전지 판매가 늘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했다.

소형 전지 중 원형 전지는 고객의 재고 조정으로, 파우치형 전지는 전방 수요 둔화로 각각 매출이 감소했다.

전자재료 부문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5천772억원과 7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 16%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12.5%다.

김종성 경영지원실 부사장은 이날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상반기 전지 부문을 중심으로 전방수요가 당초 전망보다 큰 폭으로 둔화하며 시장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며 "하반기에도 수요가 전망에 미치지 못하고, 본격 회복 시점이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 부사장은 "이는 캐즘과 재고조정, 불확실한 매크로 환경 등에 따른 단기적 영향으로, 중장기적 고성장은 변함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판단에 따라 삼성SDI는 LG에너지솔루션 등 타 배터리 업체가 투자를 미루거나 축소한 것과 달리 설비투자(CAPEX) 규모를 유지하기로 했다.

김윤태 경영지원실 상무는 "올해 헝가리 법인 증설, 미주 스텔란티스와의 합작법인(JV) 공장 건설 등 이미 확보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와 전고체 전지 및 46파이 등 중장기 성장을 위한 필수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며 "상반기 기준으로 이미 전년 대비 2배 이상의 투자를 집행했다"고 말했다.

삼성SDI, 스마트그리드 엑스포서 ESS용 배터리 라인업 공개 [삼성SDI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삼성SDI는 전고체 전지의 샘플 공급을 5개 고객사로 확대하며 2027년 양산을 목표로 전고체 전지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샘플을 공급받은 고객사들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이와 함께 볼륨 시장과 엔트리급 전기차 시장 수요 대응을 위해 리튬인산철(LFP) 개발 라인을 구축하며 2026년 양산 준비에도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46파이 원형 전지는 마이크로 모빌리티용 신규 고객 확보에 따라 계획 대비 1년 정도 빠른 2025년 초 양산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조한제 소형전지 전략마케팅 부사장은 "최근 마이크로 모빌리티용 첫 프로젝트를 확보해 내년 초 양산할 계획이며 비록 전기차용 프로젝트는 아니지만 양산을 앞당긴 점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요 OEM들과도 프로젝트를 활발히 진행해 오고 있어 전기차용에서도 단기간 내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삼성SDI는 최근 미국 최대 전력 기업 넥스트에라에너지로부터 1조원대 규모의 ESS 프로젝트 수주를 확보하는 등 SBB를 기반으로 주요 고객사들과 장기 공급 물량을 추가 협의 중이다.

자동차 전지의 수요는 4분기부터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주 내 P6 배터리의 공급을 확대하고 SPE(StarPlus Energy) 조기 양산을 통해 실적 개선과 미래 성장을 위한 준비를 할 예정이다.

ESS 전지는 하반기에도 전력용과 고출력 UPS용을 중심으로 수요가 성장하며 매출 확대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내년과 내후년 물량까지 상당 부분 확보된 상태로, 미주 내 주요 고객의 신규 수주 추가 확보로 매출 성장과 함께 수익성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간다는 각오다.

소형 전지 중 원형 전지는 초고 출력, 장수명, 급속충전 등 차별화된 제품으로 전동공구, 야외용 전동공구(OPE) 시장과 특수 차량용 비즈니스 기회를 확대하고, 파우치형 전지는 플래그십 모델의 판매 확대와 신규 모델의 적기 진입을 추진한다.

전자재료 부문은 메모리 시황 개선 등에 따라 반도체와 OLED 소재 중심으로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다.

삼성SDI는 수요 둔화 극복을 위한 매출 극대화, 수익성 개선을 위한 비용 구조 혁신, 시장 선도를 위한 미래 기술 확보 등에 집중해 미래 지속 성장을 위한 준비를 한다는 계획이다.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은 "하반기 역시 녹록지 않은 상황이 예상되지만 회사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미래를 위한 매우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다"며 "향후 시장이 턴어라운드되는 시점에 새로운 기회를 선점할 수 있도록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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