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요원 신변위협… 수십명 급거 귀국” 해외 첩보망 ‘괴멸적 타격’

정충신 기자 2024. 7. 30.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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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정보사령부 소속 군무원의 '블랙 요원'을 포함한 전체 부대원 신상정보 유출 사건으로 해외 첩보망이 '괴멸적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속속 현실로 확인되고 있다.

수십 명의 정보요원(IO)들이 귀국길에 오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북한·중국 내부의 현지 정보원(에이전트)들도 생사를 보장하기 힘든 상황에 처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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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북 정보활동 ‘와해’ 우려 확산
기밀유출 재산 피해도 눈덩이
前첩보원 “정보원 명단 발각땐
北, 간첩죄 즉시총살 가능성도
요원 카톡사용 보안의식 부재”
국회 정보위 출석한 국정원장 조태용(가운데) 국가정보원장이 29일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현안보고를 하기 위해 출석해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군정보사령부 소속 군무원의 ‘블랙 요원’을 포함한 전체 부대원 신상정보 유출 사건으로 해외 첩보망이 ‘괴멸적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속속 현실로 확인되고 있다. 수십 명의 정보요원(IO)들이 귀국길에 오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북한·중국 내부의 현지 정보원(에이전트)들도 생사를 보장하기 힘든 상황에 처한 것으로 전해졌다.

30일 전직 정보요원과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번 정보 유출 사태로 인한 인적·물적 피해는 갈수록 불어나고 있다. 40여 년간 대북 정보활동을 해온 전직 첩보요원 A 씨는 “지난달 정보요원 신상정보가 북한에 들어간 사실이 국내 해커 등에 의해 드러나면서 신변 위협을 느낀 중국 등지의 블랙요원 수십 명이 차량과 집, 사무실 등을 처분할 틈도 없이 급거 귀국했다”고 전했다. A 씨는 “탈북자 휴민트(HUMINT·인적정보)를 통한 북한·중국 현지 정보원 명단 등이 발각되면 북한이 간첩죄를 적용, 발각 즉시 총살 또는 3족을 멸하는 중형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면서 북한 내부 정보원들이 대거 처형됐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해외 첩보망 붕괴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IO들이 중국 영사관 및 공항을 출입하면서 지문 채취·안면 인식, 지하철 이용 시 QR코드·신용카드 사용으로 이미 신분이 노출돼 있어 개명을 한다고 해도 첩보원으로서 더 이상 역할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국이 한국 IO뿐 아니라 탈북자의 국제통화와 SNS 내역을 물 샐 틈 없이 감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간과한 정보당국의 부실한 요원 관리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또 다른 전직 대북 첩보요원 B 씨는 “탈북자들이 중국 거주자들과 국제전화를 하면 중국 국가안전부나 공안 등 중국 안테나에 99.9% 무조건 걸리게 돼 있다”며 “그런데도 우리 정보 당국자들은 국제통화나 카톡 등 SNS를 통해 중요한 대북·인적 정보를 주고받는 일이 흔해 보안의식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또 “정보당국이 이에 대한 교육을 제대로 실시하지 않아 중국 내 탈북자의 북한 강제소환을 방치하는 책임이 정보당국에도 상당 부분 있다”고 주장했다.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도 “군무원의 개인 노트북에서 유출된 파일에 IO 암호명 코드 및 위장 명칭뿐 아니라 실명과 직업 등이 완전 노출된 것으로 보인다”며 “안보 정보가 완전히 노출돼 손과 발, 눈과 귀가 잘린 상태여서 새로운 정보망을 만드는 데에는 10년이 걸려도 힘들 것”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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