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부정선거 의혹’ 시위 확산…마두로 “쿠데타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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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대통령 선거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당선이 발표된 뒤 전국적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전날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는 28일 치러진 대선 결과 80%가량 개표한 상황에서 베네수엘라 연합사회당 소속인 마두로 대통령이 득표율 51%로 당선됐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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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시위대 향해 최루가스·고무탄 등 발사하기도
베네수엘라 대통령 선거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당선이 발표된 뒤 전국적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야권이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면서 이에 동조한 시민 수천명이 모인 거센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대선 다음 날인 29일(현지시각) 밤 수도 카라카스 중심 지역에는 수천명의 시민들이 모여 미라플로레스 대통령궁 쪽으로 행진하며 “자유” “진실을 말하라” 등을 외쳤다고 영국 비비시(BBC) 방송이 이날 보도했다.
현장 영상을 보면 시민들은 마두로 대통령의 포스터를 찢거나 불에 태우고, 타이어와 자동차, 쓰레기더미 등에 불을 붙이며 대선 결과에 강하게 반발했다. 냄비와 프라이팬 등을 두드리는 방식의 카세롤라소(cacerolazo) 시위도 목격됐다.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는 팔콘주에서 시위대가 우고 차베스(1954∼2013) 전 대통령의 동상을 무너뜨리는 영상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들을 진압하기 위한 경찰 병력은 최루가스와 고무탄 등을 시위대를 향해 발사하고 시내 중심 주변 도로를 봉쇄했다고 비비시는 밝혔다. 카라카스 시내에서 총성이 여러 차례 들렸다는 증언도 나왔다. 베네수엘라 검찰 당국은 이번 선거 관련 시위로 최소 32명이 구금돼있다고 밝혔다.
시위에 참여한 파올라 사르살레호는 비비시에 “끔찍한 사기”라며 “(야권 후보가) 득표율 70%로 이겼지만, 그들은 우리에게 다시 같은 짓을 했다. 우리에게서 다시 선거를 빼앗았다”고 반발했다. 전날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는 28일 치러진 대선 결과 80%가량 개표한 상황에서 베네수엘라 연합사회당 소속인 마두로 대통령이 득표율 51%로 당선됐다고 발표했다. 최종 개표 결과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야권에선 마두로 대통령을 지지하는 쪽이 선관위를 장악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중도우파 성향 민주야권 연합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 후보가 73.2%의 득표율로 압도적인 승리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앞서 발표된 미국 에디슨리서치사의 출구조사 결과에서도 곤살레스 후보가 65%를 득표해 마두로 대통령(31%)을 이길 것으로 예상돼 혼란은 가중됐다.
마두로 대통령은 야당의 이의 제기를 “쿠데타”로 규정하고 비판했다. 그는 연설에서 “오늘 우리가 직면한 상황은 처음이 아니다”라며 “그들은 베네수엘라에서 다시 파시스트적이고 반혁명적인 성격의 쿠데타를 일으키려 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우파 성향의 중남미 9개국 정부는 미국 등 아메리카 대륙 국가들이 속한 국제기구인 미주기구(OAS)에 베네수엘라 대선 개표 결과를 재검토하기 위한 긴급 이사회 소집을 요청했다. 회의는 31일 개최될 예정이다. 선거 참관단을 파견한 유엔과 미국의 카터 센터도 “당국이 투표소별 개표 결과를 즉시 공개할 것을 촉구한다”는 입장을 냈다.
베네수엘라의 정치적 혼돈이 11월 미국 대선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지난달 마두로 대통령의 3선 집권 때 인구(약 2800만명)의 최대 3분의 1이 나라를 떠날 것을 고려하고 있다는 여론 조사 결과가 나온 것을 토대로 베네수엘라 이주민 문제가 미국 대선의 이슈로 떠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외교협회 라틴아메리카 연구원인 윌 프리먼은 미국 시엔엔(CNN) 방송에 “민주당에게 정말 나쁜 10월의 깜짝 선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0년 새 최악의 경제난으로 고통받던 주민 770만명이 굶주림을 피해 베네수엘라를 떠난 것으로 집계된 바 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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