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지주 증권사, 상반기 실적 '선방'…IB 부진은 '발등 불'
상반기 증시 호황에 순이익 크게 개선…신한도 선방 평가
IB 부문은 하나 제외 모두 뒷걸음질…"하반기 IB로 실적 갈릴 것"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NH투자증권, 하나증권, KB증권, 신한투자증권은 모기업인 지주사의 잠정 실적 발표에 따라 상반기 실적을 공개했다.
먼저 NH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5.2% 늘어난 4227억원으로 잠정 집계되면서 4대 지주사 증권사 중 가장 높은 순이익을 따냈다. 실적 개선 배경으로는 국내 증시 거래대금 증가와 브로커리지 수수료 증가, 외화채권과 랩(Wrap), 해외 사모 대체투자 판매 수익 등 금융상품 판매 수수료 수익 증가가 꼽힌다.
KB증권은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0.7% 늘어난 3761억원을 기록했다. 역시 트레이딩과 중개 수수료 관련 영업이익이 증가하고 지난해 해외 대체투자 관련 손실이 인식된 기저효과 등에 실적이 개선된 모양새다.
특히 KB증권의 상반기 호실적은 모기업인 KB금융지주가 신한금융지주를 1분기 만에 간발의 차이로 제치고 '리딩금융'을 탈환한 시점에 발생해 분위기를 띄운다. KB금융지주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올해 1분기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배상 비용 등에 따른 충당 부채 발생으로 지난해보다 7.5% 줄었으나 신한금융지주를 약 400억원 앞서고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순이익을 기록했다.
신한투자증권은 4대 지주사 증권사 중 유일하게 지난해 상반기보다 당기순이익이 감소했으나 증시 거래대금과 위탁매매 수수료 증가 등에 전분기보다 실적이 개선되면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한투자증권은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4.4% 감소한 2072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하나증권은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39% 늘어난 1312억원을 기록하면서 실적이 가장 많이 개선된 증권사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상반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여파로 상반기 순이익이 346억원에 그친 기저효과도 있으나 자산관리(WM) 부문과 금융상품 판매 증가 등에 호실적을 견인했다는 설명이다.
매년 뒷걸음질을 이어간 증권사 IB 업황 악화도 원인으로 꼽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4대 지주 증권사가 포함된 대형사들의 IB 연간 영업순수익은 2021년 4조4000억원에서 2022년 4조원, 지난해 2조2000억원으로 감소했다.
증권사별로는 모기업이 리딩금융 경쟁을 벌이는 KB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이 올해 2분기에만 IB부문에서 전년 동기 대비 41.%, 23.1% 실적이 감소해 부진이 도드라진 모습이다. KB증권은 올해 상반기 IPO 시장 최대어로 꼽힌 HD현대마린솔루션의 상장을 대표 주관했고,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최고 공모가(25만원)를 기록한 에이피알의 대표 주관사를 맡으면서 IB 부문에서 수익성 확대를 기대했던 터라 실망감이 배가된 모양새다.
지난해 오스템임플란트 인수금융 등에서 IB 수익을 낸 NH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에 올해 기저효과가 반영되면서 2분기 IB 부문 수익이 23%가량 감소했다. 부동산 PF 딜을 재개하면서 채무보증관련수수료가 소폭 늘었으나 PF 사업성 평가를 세분화하면서 2분기에만140억원의 충당금을 반영한 것도 원인이다.
하나증권은 IB 부문 실적이 유일하게 개선됐으나 지난해 적자였던 기저효과가 반영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하나증권은 올해 '초대형 IB' 진입을 노리고 있는 만큼 IB 부문 정상화에 더욱 속도를 내야 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 대형증권사 관계자는 "중소형사보다 IB 비중이 높지 않은 대형사들도 신규 부동산 거래가 줄어 채무보증 수수료가 감소하고 대규모 충당금 설정 등으로 IB 부문 영업수익이 매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IB 부문 침체를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수수료 수익, 금융상품 판매 등이 메운 모습"이라며 "하반기 IB 부문 업황은 상반기보다 다소 나아질 전망이나 이미 취급된 PF 자산 관련 추가 대손부담이나 채권발행시장(DCM) 등 손익에 따라 실적이 갈릴 전망이다"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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