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전 석연찮은 판정… 허미미 꺾은 데구치 “유도, 바뀌어야”[2024 파리올림픽]

세계 3위 허미미, 1위와 맞붙어
연장전서 위장공격 판정에 석패

허미미(왼쪽)가 30일 오전 유도 여자 57㎏급 결승전에서 캐나다의 크리스타 데구치에게 업어치기를 시도하고 있다. 윤성호 기자

허미미(경북체육회)가 한국 유도에 2024 파리올림픽 첫 메달을 안겼다. 하지만 결승전에서의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허미미는 30일 오전(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파리올림픽 유도 여자 57㎏급 결승전에서 크리스타 데구치(캐나다)에게 반칙패로 졌다. 허미미는 그러나 한국 유도의 파리올림픽 첫 메달을 선사했다. 한국은 앞서 이틀간 열린 남녀 4개 체급에선 메달을 따지 못했다. 특히 한국 여자 유도 올림픽 메달은 지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48㎏급 정보경(은메달) 이후 8년 만이다.

허미미와 데구치는 경기 시작 직후 탐색전을 벌이다가 56초 만에 나란히 지도를 받았다. 허미미는 2분 4초에 위장 공격으로 두 번째 지도를 받았고 연장전에 돌입했다. 데구치는 연장전 시작 1분 48초에 두 번째 지도를 받았다. 지도 3개를 받으면 반칙패다.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지만, 허미미가 메치기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다시 위장 공격 판정이 내려지면서 데구치의 승리로 끝났다.

위장 공격이란 실제 공격을 시도할 의도가 없음에도 거짓처럼 꾸미는 것을 뜻한다. 연장전 내내 공격을 펼친 허미미와 달리 데구치는 방어에 전념했기에 판정에 대한 논란이 따르고 있다.

데구치는 금메달을 목에 걸었으나 기뻐하지 않았다. 그는 지도 판정에 대한 질문에 “어려운 질문”이라며 “정확히 어떤 상황이었는지 기억나지 않기 때문에 마지막 지도에 대해 할 말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더 나은 유도를 위해 우리가 바꿔야 할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바꿔야 한다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위장 공격 판정 기준에 대한 아쉬움을 뜻한다.

김미정 유도 여자대표팀 감독은 “보는 관점이 다를 수는 있지만, 미미가 절대 위장 공격을 들어가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면서 “미미가 주저앉고 안 일어난 것도 아니고 계속 일어나서 공격했는데…”라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또 “그렇다고 캐나다 선수가 딱히 공격했던 것도 아니었다. 약간 유럽이라는 게 (판정에) 조금 작용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허미미는 “위장 공격일 줄은 몰랐는데 그래도 경기의 일부니까 어쩔 수 없다. 다음에는 그런 것을 잘 생각하고 유도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