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덤협회 세워 불법 도박장 운영…경찰, 일당 159명 검거

협회를 환전상으로 이용…협회장 40대 A씨 등 3명 구속
범죄수익금 추징보전신청 15억원 확보…추가 수사 진행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부산 연제구 부산경찰청. yulnetphoto@newsis.com

[부산=뉴시스]원동화 기자 = 홀덤업소 참가비를 협회 기부금으로 납부하고 이를 시상금으로 돌려받는 방식으로 불법 환전한 업소 운영업자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전국 홀덤업소 수십 곳과 공모해 참가자들의 참가비를 협회에 기부금으로 전달한 뒤 이를 시상금으로 되돌려 받는 방식을 써 온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경찰청 형사기동대는 30일 홀덤협회장 A(40대)씨와 홀덤업소 업주 2명 등 3명을 도박장소개설 및 관광진흥법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협회 관계자와 홀덤업소 운영진 등 156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22년 11월께 서울 강남구에 'OO홀덤협회'를 설립해 전국 52곳의 홀덤업주들과 공모해 올 4월까지 수만 명의 손님을 상대로 참가비를 내고 '텍사스 홀덤' 도박을 하도록 하고, 협회를 통해 시상금을 지급하는 수법으로 불법 환전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전국의 홀덤업소를 상대로 연예인 등을 내세워 대대적으로 홍보해 회원사 154곳을 모집했다. 이 중 52곳의 홀덤업소에서 매일 도박판을 벌여 64억원 상당의 도박자금을 합법적인 기부금 명목으로 홀덤협회 계좌로 입금해 수수료를 공제하고 도박자들에게 지급하는 수법으로 불법 환전 영업을 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협회는 홍보 과정에서 ‘변호사 법률 자문’ 등을 핑계로 업주들에게서 120만원 가량의 연회비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홀덤업소는 포커의 한 종류인 홀덤을 할 수 있는 곳으로 입장료를 받고 게임 장소와 칩을 제공하며 주류 등을 판매하는 업소다. 하지만 게임을 통해 획득한 칩을 현금이나 현물로 환전하는 행위는 불법 도박에 해당한다.

홀덤업소는 총 도박판돈의 20% 가량을 수익으로 둔 뒤 나머지 80%를 홀덤협회 계좌로 기부금 명목으로 송금했다. 협회는 상금 위임수수료 2%와 제세공과금 명목으로 4.4%를 공제한 뒤 나머지 금액을 도박자 계좌로 다음날 상금을 지급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홀덤업주들은 협회를 방패막이 삼아 매일 도박판을 벌여 600억원 가량 판돈을 벌여들여 100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경찰은 추산했다.

경찰은 “한 테이블 당 200~300만원의 판돈이 걸려 있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특히 인기 드라마의 바둑 개인지도를 한 이력이 있는 유명 아마6단으로 알려진 A씨는 카지노게임인 홀덤이 바둑과 같은 마인드 스포츠로 자리 잡고 있어 대중화가 필요하다며 서울시로부터 'OO홀덤협회'라는 비영리 체육법인 설립 허가를 받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각 지역 홀덤업주들은 홀덤협회 회원사로 등록돼 있어 금전사고 위험성이 적고, 수사기관의 단속도 피해갈 수 있다고 홍보하면서 도박 참가자들을 끌어모은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A씨 등을 대상으로 한 범죄수익금 추징보전 신청을 통해 15억원 상당을 확보했다. 더불어 서울시에 홀덤협회에 대한 체육법인 설립허가 취소를 요청해 지난 6월28일 해당 협회를 폐쇄 조치됐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추가로 확인된 회원사와 협회를 통해 상금을 지급받은 도박자 4000여 명에 대해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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