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들어" "이열치열" 무심천 모여든 청주시민의 열대야[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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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불가마다.
이른 잠을 포기하고 강바람을 맞으러 온 시민들로 무심천변이 북적댔다.
산책로 한쪽에서 자전거 바퀴에 바람을 넣고 있던 B(50대)씨는 "덥다고 집 안에만 있으면 잠이 안 온다"며 "자전거로 무심천 한 바퀴를 돌고 나서 씻고 누우면 잠이 잘 온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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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천·명암저수지로 발길
더위 이기려 운동에 피크닉도
[청주=뉴시스] 서주영 기자 = 연일 불가마다. 장마 뒤에 찾아온 폭염은 밤낮을 가리지 않는다.
낮에는 35도를 넘나들고, 밤에도 25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다. 충북 청주에서만 10일째 폭염특보가, 9일째 열대야 현상(오후 6시~오전 9시 최저기온 25도 이상)이 이어지고 있다.
29일 오후 8시 청주 무심천.
해가 졌는데도 수은주가 29.1도를 가리킨다. 습도까지 더한 체감온도는 30.5도에 달했다.
이른 잠을 포기하고 강바람을 맞으러 온 시민들로 무심천변이 북적댔다. 반려견과 산책을 하거나 벤치에 앉아 이야기 삼매경에 빠진 시민이 많았다.
4살짜리 포메라니안과 산책을 하던 채순란(52·여)씨는 "저녁을 먹고 반려견과 산책을 나왔다"며 "집 안은 습하고 찌는데, 여기는 선선하다"고 말했다.
벤치에서 지인과 얘기를 나누던 A(70대)씨는 "에어컨을 켜놓으면 피부가 시리다"며 "인공적인 바람보다 자연 바람이 좋다"고 했다.
조깅, 자전거 등의 방식으로 오히려 땀을 내는 '이열치열(以熱治熱)' 족들도 심심찮게 눈에 띄었다.
다리 밑에서 잠시 숨을 고르던 홍은수(19·여)씨는 "이런 날씨에 가만히 있으면 축 처진다"며 "뜀박질하면서 몸을 움직여줘야 몸에 활력이 도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얼굴에 잔뜩 흐르는 땀을 닦고 이어폰을 꽂은 뒤 다시 산책로를 내달렸다.
산책로 한쪽에서 자전거 바퀴에 바람을 넣고 있던 B(50대)씨는 "덥다고 집 안에만 있으면 잠이 안 온다"며 "자전거로 무심천 한 바퀴를 돌고 나서 씻고 누우면 잠이 잘 온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무심천 체육공원에서 아들과 캐치볼을 하던 이광은(41)씨는 "선선하게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아들과 캐치볼을 하니 더운 줄 모르겠다"며 "이런 게 열대야 때의 묘미 아니겠느냐"고 웃었다.
공원 한쪽에선 무더운 공기를 식혀주는 버스킹 공연이 한창이었다. 언더뮤지션 김세진(42)씨가 야간 조명으로 빛나는 서문대교를 뒤로 한 채 버스커버스커의 '여수 밤바다'를 열창했다.
스탠드에 앉아 노래를 듣는 시민들은 선선한 밤바람과 알록달록한 조명, 감미로운 노랫소리에 밤더위를 잊은 듯했다.
같은 날 오후 10시 명암저수지.
산책로를 따라 늘어선 조명이 여름밤을 수놓았다.
산책로 옆 벤치는 소풍을 나오거나 저수지 야경을 즐기려는 시민으로 가득했다.
이다연(20·여)씨와 노승주(20·여)씨는 한 손에 족발을 들고, 다른 손에는 음료수를 든 채 이야기 삼매경에 빠져 있었다.
이씨는 "집 안에만 있기 더워 친구와 함께 피크닉을 왔다"며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친구와 수다를 떠는 게 더위를 이겨내는 저의 방식"이라고 미소 지었다.
벤치에 앉아 저수지를 한참 쳐다보던 황명랑(50대)씨는 "평소 일주일에 4~5번씩 나와 저수지에서 운동하는데, 올해 여름만큼 더운 건 처음"이라며 "그냥 벤치에만 앉아 있다가 돌아가는 날도 다반사"라고 혀를 내둘렀다.
이번 더위는 오는 8월에도 계속 지속될 전망이다.
청주기상청은 "오는 9일까지 충북 지역 최고기온은 31~34도 분포를 보이며 무더운 날씨와 함께 열대야 현상이 이어지겠다"고 예보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uyeo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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