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방송4법 본회의 통과에 “尹, 거부권 행사 신중히 해주길”

“법이 정한 절차 따른 국회 결정…정부, 무겁게 인식해주길”

(시사저널=조현경 디지털팀 기자)

우원식 국회의장이 30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산회를 선포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원식 국회의장은 30일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 끝에 본회의를 통과한 방송4법(방송통신위원회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과 관련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방송4법'의 거부권 행사에 대해 신중을 기해달라"고 말했다.

우 의장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방송4법이 모두 통과된 뒤 마무리 발언을 통해 "국회는 5박 6일에 걸쳐 본회의를 열고 무제한 토론을 거쳐 4건의 개정법률안을 가결했다"며 "개정법률안 4건은 현시점에서 법이 정한 절차를 따른 국회의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무겁게 인식해주길 바란다"며 "대통령실이 입법부 수장의 (중재안) 제안마저 거부하는데 다른 어디에서 갈등을 중재하려 나설 수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우 의장은 윤 대통령을 향해 "국회의장으로서 말씀드린다. 민심을 이기는 어떤 정치도 없다"며 "민심을 좇으려면 국민이 선택한 국회를 통해 국민 목소리를 귀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야당과 대화와 타협에 적극 나서야 한다"며 "용기와 결단을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우 의장은 앞서 자신의 중재안을 정부여당이 일축한 데 대해 "단 한발짝도 양보하지 않으려는 강퍅한 권력자의 야박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회의장인 저는 출신 당인 민주당 지지자들의 비난을 감수하며 중재안을 냈다. 이는 소모적인 갈등의 악순환에서 벗어나기 위한 것이었다"며 "그런데도 여당은 의장을 편파적이라고 몰아붙였다. 여당은 법안을 상정하지 말라는 요구만 반복할 뿐 어떤 대안도 가져오지 않았다"고 했다.

우 의장은 "국회의장이 제안한 중재안이 수용되지 않고 지금에 이르렀다. 깊이 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지금 이대로라면 국회 안에서 대화 타협이 매우 어렵다는 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라고 말했다. 이어 "국회는 서로 다른 세력 간 대화와 타협의 장이다. 여야 정당, 정부 여당과 야당이 타협하는 장이 돼야 한다. 이것이 협치의 기본"이라며 "중립은 몰가치가 아니고 국회의장은 단순한 사회자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장은 여당의 편도, 야당의 편도 아닌 오직 국민의 편"이라며 "국민의 뜻을 새겨 22대 국회를 구성한 민심이라는 기준으로 국회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