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등에 앉았다가 조준점 사이 '웽웽'…김제덕, 벌 방해에도 '10점' 명중

올림픽 단체전 3연패를 달성한 한국 남자 양궁 대표팀 김제덕(20·예천군청)이 손등에 벌이 앉은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하며 10점을 쐈다.

한국 남자 양궁 대표팀 김우진(청주시청), 이우석(코오롱), 김제덕은 29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리커브 남자 단체 결승 한국과 프랑스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5-1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한국은 같은 날 치러진 8강전에서 일본을 6-0으로 완파했지만, 중국과의 준결승에서는 1세트 동점으로 1점씩을 나눠 갖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2세트에서 승점 2점을 얻은 한국은 3-1로 앞서가던 3세트에서 스코어 36-53의 중요한 순간을 맞았다. 남은 두 발에서 18점을 쏴내야 결승 진출이 확정되는 상황이었다.

사선에 서서 준비하던 김제덕에게 벌이 날아왔다. 슛 자세를 취하기 전 김제덕은 손을 가볍게 휘둘러 벌을 쫓았지만, 그가 활시위를 잡은 뒤에 벌은 다시 날아왔다.

벌은 활시위를 잡은 김제덕의 오른손등에 앉았다가 곧 조준점 사이를 날아다녔다. 이 모습은 TV 중계 화면에도 포착됐다.

벌에 신경이 빼앗길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김제덕은 흔들림 없이 차분했다. 조준 시간이 평소보다 길어졌지만 침착하게 조준을 마친 뒤 10점을 쏴냈다.

벌이 손등에 앉았을 당시 김제덕의 분당 심박수(BPM)는 90 BPM까지 올랐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85 BPM으로 안정을 찾았다.

결승 진출을 위해선 9점 이상을 쏴야 하는 중요한 순간, 김제덕은 일반 성인이 휴식을 취하는 상태에서 나타나는 평온한 심박수를 유지했다. 이후 김우진도 10점을 쐈고, 한국은 결승에 올랐다.

벌의 방해에도 동요하지 않은 김제덕의 모습에 누리꾼들은 "벌은 그냥 다가와도 무서운데 손에 앉았는데도 평정심 유지하고 10점을 쏘다니" "이래서 국가대표 하는구나" "눈앞에 벌 있는데 그냥 쏘다니. 김제덕 상남자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김제덕은 만 17세에 출전한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양궁 남자 단체전과 안산과 출전한 혼성전에서 금메달을 획득, 한국 남자 양궁 최연소 금메달리스트로 이름을 남겼다. 이번 대회 단체전까지 올림픽 금메달 3개를 기록 중이다.

이은 기자 iameun@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