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미미 '위장 공격' 반칙패, 이긴 선수도 갸우뚱?…"유도 변해야"

대한민국 유도 국가대표 허미미(22)가 '2024 파리 올림픽' 유도 여자 -57㎏ 종목에서 반칙패로 은메달을 따낸 가운데, 허미미를 꺾은 캐나다의 크리스타 데구치(29)도 석연치 않은 판정에 대해 목소리를 냈다.

세계 랭킹 3위 허미미는 30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유도 여자 -57㎏ 결승에서 골든 스코어(연장) 포함 6분 35초의 혈투 끝에 세계 랭킹 1위 크리스타 데구치에게 반칙패 했다.

허미미는 연장 2분 35초에 데구치를 향해 안다리걸기를 시도하다 심판으로부터 '위장 공격 판정'을 받고 반칙패 했다. 당시 허미미는 데구치와 나란히 지도 2개를 받은 상황이었기에 더욱 아쉬운 판정이었다. 유도에선 지도 3개를 받으면 반칙패로 기록된다.

석연치 않은 반칙승으로 금메달을 목에 건 데구치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의미심장한 발언을 남겼다. 데구치는 승패를 가른 지도 판정에 대해 "어려운 질문"이라며 "정확하게 어떤 상황이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아 판정에 대해 할 말은 없다"고 했다.

다만 그는 "더 나은 유도를 위해 우리가 바꿔야 할 것은 있다고 생각한다"며 "(유도가)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선 변해야 한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위장 공격에 대한 심판 판정의 모호성을 지적했다고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었다.

위장 공격이란 선수가 실제로 공격하려는 의도 없이 비슷한 행위만 보이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불리한 상황에 놓인 선수가 그 상황을 면피하고자 '방어를 위한 공격'을 했을 때 위장 공격 벌칙을 준다.

은메달을 목에 건 허미미는 씩씩했다. 그는 "위장 공격일 줄은 몰랐는데 (판정도) 경기의 일부니까 어쩔 수 없다"며 "금메달을 못 딴 건 아쉽지만, 어렸을 때부터 꿈이었던 태극 마크를 달고 올림픽 결승전까지 가게 돼 정말 행복했다"고 웃었다.

아버지가 한국인, 어머니가 일본인인 허미미는 도쿄 태생으로 선천적 이중국적자였다가 2021년 할머니 유언에 따라 대한민국 국적을 선택했다. 허미미는 독립운동가 허석 선생(1857~1920)의 5대손이기도 하다.

허미미는 파리 올림픽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서 애국가를 부르지 못해 아쉽다고 했다. 허미미는 "애국가 가사를 미리 외웠는데 못 불러 아쉽다"며 "다음 올림픽에선 꼭 부르고 싶다"고 했다.

채태병 기자 ctb@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