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무관’ 선긋지만…中, 美보수 ‘프로젝트 2025’ 경계

2024. 7. 30.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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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에 적대·강경 대응 촉구 내용, 트럼프 당선시 정부 정책 될 가능성 우려
프로젝트 2025. [AP]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중국은 위협”이라고 규정한 미국 보수 진영 정책 제언집 ‘프로젝트 2025’에 중국이 강하게 경계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30일 보도했다.

‘프로젝트 2025’는 미국의 대표적인 보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 주도로 100개가 넘는 보수단체가 참여해 만든 992쪽 분량의 문서다. 이 제언집에는 경제·통상·이민·낙태·외교·안보 등 분야에서 급진적인 보수 정책 요구가 담겼다. 특히 중국에 대해선 적대적이고 강경한 대응을 주문하고 있다.

SCMP는 해당 문서엔 각주를 포함해 중국이라는 단어가 방위·무역·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483차례 등장한다면서 중국으로선 기술된 내용에 대해 “충격적이면서 악의적으로 여길 수 있다”면서 “중국엔 나쁜 소식”이라고 평가했다.

대(對)중국 정책을 포함해 대체로 초강경 보수 정책을 주문하는 탓에 미국 민주당은 프로젝트 2025에 강한 거부감을 보인다. 민주당은 이 문서를 ‘극우 로드맵’으로 규정하고 실무그룹을 만들어 대응한다.

중도층 표심 이탈을 우려해 미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일단 “나와는 무관하다”며 선을 긋기도 했다.

중국 내에선 지난해 4월 선보인 해당 문서가 최근 몇 개월 새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이 커지면서 재부각되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미 대선에서 공화당이 승리하면 ‘프로젝트 2025’가 차기 행정부의 정책으로 현실화할 것으로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프로젝트 2025 작성에 참여한 미국 보수 인사 언행을 볼 때 중국의 이 같은 반응도 과장은 아니다.

보수 성향 미국 싱크탱크 스템슨센터의 윈쑨 동아시아프로그램 선임연구원은 SCMP에 “중국 공산당 때문만이 아니라 역사와 문화적인 이유로도 중국은 경쟁자가 아닌 위협”이라면서 ”트럼프가 재선되면 미국의 대중 정책은 더 강경해질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케빈 로버츠 헤리티지 재단 회장은 프로젝트 2025 서문에서 “중국은 전체주의 적성국이지 전략적 파트너나 공정한 경쟁자가 아니다”고 규정했다.

트럼프 미 행정부 시절 국방장관 직무대행을 지낸 크리스토퍼 밀러는 이 문서에서 미국 국방 계획과 관련해 필요하면 대만에 무기 제공을 포함한 효과적인 방어는 물론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을 차단하는 대중국 전략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기술했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의 위원을 지낸 브렌든 카는 중국 기업 바이트댄스가 보유한 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을 금지하고 중국의 인공지능(AI) 산업 발전을 막기 위한 포괄적인 계획 수립을 프로젝트 2025에서 주문하기도 했다.

이에 중국 내 미·중 관계 전문가인 난징대 국제관계연구소의 주펑 소장은 “‘프로젝트 2025’와 올해 채택된 미 공화당 강령이 모두 중국 억압을 미국 산업 발전과 패권을 공고히 하는 수단으로 여긴다”면서 “중국은 잘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청 홍콩대 정치과학 교수 역시 프로젝트 2025는 미 공화당 입장을 잘 반영하며 “매우 관련성이 있다”고 진단하면서 “중국에 대해 매우 강경한 입장”이라고 분석했다.

리 교수는 그러면서도 “매파적인 공화당이 우려스럽지만, 그들이 중국과 싸우기로 결심했다고 보는 건 성급한 결론”이라며 “공화당 내에도 여전히 의견 차이가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관변 논객 후시진 전 환구시보 편집장은 “프로젝트 2025에 담긴 내용이 충격적이고 악의적이지만, 어느 시점에 미 차기 행정부 대중 정책이 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악의 상황에 대응해야 하지만, 미국의 극단적 정치 엘리트의 선동에 끌려가선 안 되며 중국과 미국 간 상호 적대감 확대에 협력할 필요가 없다”는 말로 프로젝트 2025에 대한 지나친 관심을 경계했다.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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