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장기 대신 태극기 선택한 허미미…한국 유도에 값진 은메달 선물 [AI뉴스피드]

"어렸을 때부터 꿈이었던 올림픽에서 태극마크 달고 결승전까지 나가 정말 행복합니다"

2024 파리올림픽 유도 여자 57㎏급 경기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허미미 선수가 경기가 끝난 후 밝힌 소감입니다.

허미미는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일본 도쿄에서 자랐습니다.

유도 선수였던 아버지를 따라 유도의 길을 걷기로 한 허미미는 중학교 때부터 남다른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중학교 3학년이던 2017년 일본 전국중학교유도대회 여자 52㎏급에서 우승했고 이듬해 일본 카뎃유도선수권대회 같은 체급에서 준우승했습니다.

운동하면서 공부도 게을리하지 않아 명문대학인 일본 와세다대 스포츠과학부에 진학했습니다.

그렇게 일본에서 탄탄대로를 달리던 2021년, 허미미가 잘 따르던 할머니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할머니의 유언은 "한국 국가대표로서 선수 생활을 하길 바란다"는 것이었습니다.

허미미는 할머니의 유언에 따라 2021년 한국행을 택했습니다.

평소 잘 알고 지내던 같은 재일 교포 김지수(23)를 따라 경북체육회 유도팀에 입단한 허미미.

당시 코로나19가 크게 유행하던 때라 출입국 절차가 까다로웠고, 태극마크를 다는 과정이 순탄치 않았지만 허미미는 굴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결국 2022년 태극마크를 다는 데 성공했습니다.

한국에 온 허미미는 자신이 독립운동가 허석(1857~1920) 선생의 5대손임을 알게 됐습니다.

"독립운동가 후손이 프랑스 하늘에 태극기를 휘날리러 간다"며 출사표를 던진 허미미는 다짐한대로 올림픽에서 값진 은메달을 따내며 파리 하늘에 태극기를 펄럭였습니다.

경기가 끝난 후 허미미는 "할머니께 오늘까지 유도 열심히 했고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다고 말하고 싶다. 다음 올림픽에선 금메달을 꼭 딸 수 있을 것 같다"면서 미소를 보였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