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도시여행자를 위한 노르망디×역사

이세원 2024. 7. 30.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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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로 대중적인 글쓰기를 시도해 온 저자가 프랑스 서북부 노르망디를 여행한 경험을 토대로 이 지역의 역사와 문화 이야기를 들려준다.

노르망디에서 잘 알려진 곳 중의 하나는 조수 간만의 차에 따라 육지가 되기도 하고 섬이 되기도 하는 절묘한 위치에 들어선 몽생미셸 수도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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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에서 살아남기
몽생미셸 수도원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 도시여행자를 위한 노르망디×역사 = 주경철 지음.

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로 대중적인 글쓰기를 시도해 온 저자가 프랑스 서북부 노르망디를 여행한 경험을 토대로 이 지역의 역사와 문화 이야기를 들려준다.

노르망디에서 잘 알려진 곳 중의 하나는 조수 간만의 차에 따라 육지가 되기도 하고 섬이 되기도 하는 절묘한 위치에 들어선 몽생미셸 수도원이다.

197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이 중세 수도원은 연간 수백만 명이 찾아올 정도로 북적이는 곳이지만 본래는 속세를 떠나 고독하게 살기로 마음먹은 은거 수도사들이 지내는 곳이었다.

책은 파리지앵이 사랑하는 휴양지인 도빌 해변을 소개하며 프랑스 풍경화가 외젠 부댕(1824∼1898)의 작품 '도빌에서 해수욕하는 시간'(1865)에 말이 이끄는 하얀 천막이 등장하는 이유를 흥미롭게 설명하기도 한다.

책 표지 이미지 [휴머니스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여성들이 일명 '해수욕 기계'라고 불리는 이 천막 안에 들어가 해수욕 복장으로 갈아입으면 말이 이 기계를 끌고 물속에 들어가고 여성들은 남성들의 눈을 피해 바닷물로 몸을 식혔다는 것이다.

역사를 서술할 때는 국가나 문명을 단위로 삼는 경우가 많지만, 당대 사람들이 생활하는 기본 단위는 지방이다. 책은 노르망디 내 여러 도시가 간직한 유산과 삶의 흔적을 통해 이런 관점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농사짓고, 우유로 치즈 만들어 시장에 팔고, 가까운 성당에 가서 기도하고, 이 지역 사람들 사이에 통하는 속담을 이야기하고, 이 지방 예술가들이 고향 풍광을 그림에 담고 하는 일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실질적으로 훨씬 더 중요하지 않을까."

휴머니스트. 408쪽.

매들린 펜들턴 [매들린 펜들턴 인스타그램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 자본주의에서 살아남기 = 매들린 펜들턴 지음. 김미란 옮김.

전 직원이 주 4일, 27시간 일하고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모든 구성원의 시간당 보수가 동일한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의류회사 터널비전의 창업자 겸 CEO 매들린 펜들턴의 자서전이다.

터널비전은 매우 특이한 방식으로 운영된다. 손익분기점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일하며 잉여 수익이 생기면 모두에게 분배한다. 펜들턴은 전 직원에게 자동차를 사주고 집에 필요한 물건을 사주기도 한다.

CEO로서의 독특한 철학은 펜들턴이 어린 시절 경험한 경제적 어려움과 무관하지 않다. 펜들턴이 태어났을 때 그의 어머니는 시간당 3.35달러의 최저임금을 받으며 일했고 내 집이 없어 이사를 반복했다.

사업체를 공정하게 운영하려면 관리자처럼 행동하지 말고 재정에 관한 것을 모든 직원에게 전부 투명하게 공개하며 모든 사람에게 노동의 대가를 균등하게 지급하라고 펜들턴은 강조한다.

1986년생인 펜들턴은 오늘날의 경제 질서가 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에 태어난 이른바 MZ세대에게는 너무나 가혹하며 기성세대가 이야기하는 이른바 합리적 소비 생활이라는 것은 MZ세대가 체감하는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있다고 통렬하게 지적한다.

책 표지 이미지 [와이즈베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주거비는 월 소득의 25%만 지출하라는, 과거에는 현명하고 지혜롭게 들렸을지 모르는 조언이 내가 성인이 되었을 때는 우스꽝스럽고 현실과 동떨어진 것처럼 느껴졌다. (중략) 기준에 맞추려면 314달러만 내야 하지만, 현재 미국의 평균 임대료는 월 1천253달러로 거의 네 배에 달한다."

펜들턴은 마치 자본주의 사회의 규칙과 어울리지 않은 실험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는 "내 주변 사람들이 행복하고 안정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그 규칙을 유연하게 만드는 법을 어떻게 깨달았는지"를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와이즈베리. 436쪽.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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