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당 1.5TB, 압도적 속도…SK하이닉스, 차세대 그래픽 메모리 ‘GDDR7’ 공개

김상범 기자 2024. 7. 30.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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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세대 제품보다 60% 이상 빨라
전력 효율도 향상…열저항 74% 감소
“올해 3분기 중에 양산 시작할 계획”
SK하이닉스 GDDR7. SK하이닉스 제공

인공지능(AI)용 메모리 칩을 둘러싼 반도체 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SK하이닉스가 업계 최고 사양을 갖춘 차세대 그래픽 메모리 제품 ‘GDDR7’을 30일 공개했다.

SK하이닉스는 “그래픽 처리에 특화된 성능과 빠른 속도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GDDR에 대한 글로벌 AI 고객들의 관심이 매우 커지고 있다”며 “지난 3월 현존 최고 성능의 GDDR7 개발을 완료한 후 이번에 공개했고, 3분기 중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의 이번 제품은 이전 세대보다 60% 이상 빠른 32Gbps(초당 기가비트)의 동작 속도가 구현됐다. 사용 환경에 따라 최대 40Gbps의 성능을 낸다. 최신 그래픽카드에 탑재되면 초당 1.5테라바이트(TB) 이상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 이는 풀HD급 5기가바이트(GB) 영화 300편 분량의 데이터를 1초 만에 처리하는 수준이다. 수치상으로 경쟁사들의 같은 제품군 대비 최고 사양이다.

전력 효율은 이전 세대 대비 50% 이상 향상됐다. SK하이닉스는 이를 위해 메모리의 발열을 해결하는 신규 패키징 기술을 도입했다. 칩에서 발생하는 열을 빠르게 방출시키기 위해 방열 기판을 4개 층에서 6개 층으로 늘리고, 고방열 소재도 활용했다. 이를 통해 제품의 열 저항(열 전달을 방해하는 성질)을 이전 세대 제품보다 74% 줄였다고 SK하이닉스는 설명했다.

GDDR은 동영상·그래픽을 처리하는 데 특화된 ‘그래픽용 D램’의 표준 규격을 뜻한다. ‘3-5-5X-6-7’로 세대가 바뀌고 있으며 최신 버전일수록 빠른 속도와 높은 전력 효율성을 갖는다. AI 가속기 부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와 비교하면 성능은 다소 떨어지지만, 노트북·게임기 등 개인용 디바이스의 그래픽카드에는 대부분 GDDR이 사용된다.

최근에는 빠른 데이터 처리 속도에 주목해 AI나 고성능컴퓨팅(HPC) 영역에서도 GDDR 수요가 늘고 있다. 그러다 보니 HBM만큼이나 GDDR 분야에서도 메모리 업계의 패권 다툼이 치열하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업계 최초로 GDDR7을 개발했고 올해 최대 속도 37Gbps 제품을 내놨다. 미국 마이크론도 지난해 최대 속도 32Gbps 제품 개발을 마치고 올해 양산을 준비 중이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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