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팔다 보행 보조 안해 80대 숨지게… 요양보호사 2심 감형

"유족과 합의했고 선처 탄원하는 점 고려" 금고 8개월

[대전=뉴시스]김도현 기자 = 거동이 불편한 80대와 산책하면서 보조를 하지 않아 쓰러져 숨지게 한 50대 요양보호사가 항소심에서 감형됐다.

30일 지역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항소3부(부장판사 손현찬)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A(59)씨에게 1심보다 가벼운 금고 8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2월9일 오전 9시10분께 세종시 조치원읍의 아파트 공동 현관 근처에서 피해자 B(83)씨를 뒤에 두고 혼자 먼저 앞으로 걸어가며 보행을 보조하지 않아 B씨가 계단을 오르던 중 균형을 잃고 넘어져 숨지게 한 혐의다.

당시 B씨는 주간보호센터로 이동하기 전 A씨로부터 아파트 주변 한 바퀴 산책을 권유받았고 A씨는 같이 걷다가 보조하지 않은 채 휴대전화를 보며 걸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B씨는 지팡이를 짚어야 거동이 가능한 상태였으며 언어장애 및 치매 증상도 있었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고령의 노인으로 거동이 불편해 지팡이를 사용하고 있었으며 요양보호사인 피고인은 피해자가 이동할 때 밀착 보호했어야 함에도 상당한 거리를 두고 휴대전화를 보며 보행했고 주의를 조금 더 기울였다면 사망이라는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A씨에게 금고 10개월을 선고했다.

1심 판결에 불복한 A씨는 형량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는 취지로 항소를 제기했다.

사건을 심리한 손 부장판사는 “피고인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며 뉘우치고 있으며 당심에서 피해자를 위해 추가로 1000만원을 공탁했다”며 “피고인이 소속된 요양기관이 일부 피해를 회복하고 유족과 합의에 이르렀고 유족이 선처를 탄원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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