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서 무려 '텐텐텐텐텐텐'을 쏜 궁사가 있다, 도쿄행 불발 한풀이 제대로 "내가 10점 쏘겠다고 했다" [MD파리]
[마이데일리 = 파리(프랑스) 심혜진 기자] 이우석(27·코오롱엑스텐보이즈)이 그야말로 하드캐리를 했다. 그가 없었다면 금메달은 상상할 수 없다. 만점 활약이었다.
남자 양궁대표팀 이우석은 30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프랑스와의 2024 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전에서 맹활약하며 한국의 세트 점수 5-1(57-57 59-58 59-56) 승리 및 금메달 획득을 이끌었다. 한국은 이날 올림픽 단체전 3회 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8강 일본전에서는 첫 세 발을 10점에 명중시켰고, 4강 중국전에서는 6발 중 5발을 9점에 꽂으면서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였다.
결승전에서 대미를 장식했다. 이우석은 엄청난 활약을 했다. 6발을 모두 10점으로 명중시킨 것이다. 팀의 1번 궁수로 나서 기선제압을 확실히 했다.
프랑스가 만만치 않은 저력을 보였지만 이우석의 10점 행진 속에 추격의 동력을 잃었고, 한국의 우승이 확정됐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이우석은 “솔직히 긴장이 엄청 안 됐다. 결승전에 들어가는데 아 이거 오늘 날이구나 싶었다. 그냥 즐겁게 즐기면 되겠다 싶었다. 그래서 동료에게 우리 것만 하면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내가 10점을 쏘겠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라며 활짝 웃어보였다.
이어 "마지막 활을 쏘러 들어갈 땐 어머니 얼굴이 떠올랐다. 아들이 올림픽에 떨어지는 걸 뒤에서 지켜보며 어머니께서 울었다"면서 "이 한 발로 끝내자는 생각으로 쐈는데, 10점에 맞아서 다행이었다"며 밝게 웃었다.
김제덕 역시 이우석의 텐텐텐 활약에 놀랐다. 김제덕은 "
꿈에 그리던 올림픽 금메달이다. 이우석은 2018년 만 21살의 어린 나이에 태극 마크를 달고 아시안게임에 출전했다. 당연히 올림픽 출전으로 이어질 줄 알았다. 실제로 2020년 국가대표가 됐다.
하지만 운이 따르지 않았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대회가 1년 연기됐고, 다시 치른 선발전에 탈락하며 도쿄행 비행기에 오르지 못했다.
이에 대해 이우석은 "원래 사람 일이라는 게 어떻게 될지 모른다. 내가 못 나가서 김제덕 선수가 2관왕에 올랐다. 나는 파리에서 금메달을 딸 운명이었다. 좋게 생각한다"고 의연하게 이야기했다.
1997년생 이우석은 팀에서 중간에 있다. 1992년생 김우진과 2004년생 김제덕 사이에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맡았다.
이우석은 "함께 고생한 팀원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진짜 가족 같은 존재다. 한 팀이 되기 위해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면서 “대한양궁협회에서도 지원이 있었고 정의선 회장님께서도 도움을 많이 주셨다. 우리 세 선수로만 이루어진 금메달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금메달을 통해 국제대회 통산 10번째 메달이자 마지막 퍼즐이었던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제 이우석은 개인전 금메달에도 도전한다. 집안싸움이 유력하다. 이우석은 "공교롭게도 4강에서 김우진 선수를 만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진이형은 3관왕을 노린다. 만날 수 있게 꼭 열심히 하겠다"라며 "2관왕이면 좋을 것 같다"라며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또 "임동현 코치님이 가진 18년간의 태극마크 기록을 깨고 싶다. 코치님도 깨보라고 해주셨다. 한국 양궁 최장기 국가대표 선수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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