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데, 통신사 직원 가족이 쓴다는 ‘월 1000원’ 요금제

박지영 기자 2024. 7. 30.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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쩐화위복 (29) 통신비 아끼려면 알뜰폰
게티이미지뱅크
쩐화위복은?

2030을 위한 한겨레만의 재테크 콘텐츠입니다. 믿을 수 있는 친절하고 재밌는 콘텐츠를 지향합니다. 소득 수준에 상관없이 돈을 아끼고, 모으고, 불리는 일이 수월하고 재밌어지도록 쓸모 있는 정보를 피부에 와닿게 전해드리겠습니다.

다른 쩐화위복 기사보기 https://www.hani.co.kr/arti/SERIES/3115

또는 검색창에 ‘쩐화위복’을 쳐보세요.

<이번 편 3줄 요약>

• 통신 요금 아끼려면 자급제 폰+알뜰폰 요금제!

• 싸지만 요금제 품질 논란 있고 고객 서비스 미흡할 수도.

• 내 휴대폰 사용 패턴 먼저 파악해야 딱 맞는 요금제 찾는다.

안녕하세요. 처음 인사드리는 한겨레 빅테크팀 박지영 기자입니다. 저는 에스케이텔레콤(SKT)·케이티(KT)·엘지유플러스(LGU+) 등 통신 3사와 정보기술(IT) 분야 기업을 담당하고 있어요. 쩐화위복 팀 부탁을 받아 ‘통신 요금 아끼는 법’에 대해 말씀드리려 해요.

솔직히 말씀드리면...저는 통신 담당 기자이지만, 귀찮다는 이유로 그동안 통신사 대리점이 추천해주는 10만원대 고가 요금제를 아무 고민 없이 써온 일명 ‘통신 호갱’입니다. 정말로 월급 빼고 다 오르는 고물가 시대를 살다 보니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번뜩 들더라고요. 이번 기사를 계기로 저도 고정지출 중 하나인 통신 요금을 어떻게 하면 줄일 수 있을지 진심으로 알아보게 됐어요. 저처럼 통신 3사 대리점이 추천해주는 요금제를 마냥 사용해왔던 분들, ‘귀차니즘’ 때문에 더 저렴한 요금제 알아보길 포기하셨던 분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한겨레 ‘오늘의 스페셜’ 연재 구독하기)

통신사 직원 가족들은 ‘알뜰폰’ 쓴다

“사실 저렴한 거로 따지면 알뜰폰이 최고예요. 저도 가족들한테는 항상 ‘자급제로 휴대폰 단말기 산 뒤 알뜰폰 요금제 사용하라’고 추천합니다.”

한 통신사 관계자에게 ‘어떻게 하면 통신 요금 줄일 수 있냐’고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본인이 속한 통신사의 가성비 요금제를 추천해주거나, 각종 할인 혜택을 알려줄 줄 알았는데, 돌아온 답은 알뜰폰 요금제였어요.

알뜰폰허브, 모두의요금제, 알닷에서 할인 이벤트 기간 종료 후에도 1만원이 넘지 않는 요금제 중 가장 저렴한 상품을 추려봤습니다. 영상소셜팀 온수애

‘대체 얼마나 싸길래?’ 싶어 찾아보니 그럴 만하더라고요. 데이터량이나 통화량에 따라 다르지만, 제일 저렴한 경우 한 달 요금이 채 1000원이 안 되는 요금제도 많습니다. 한 달 110원인 요금제를 보고는 깜짝 놀랐죠. 올해 들어서야 통신 3사가 2∼3만원대 저가 요금제를 내놓기 시작한 것과 비교하면, 확실히 알뜰폰 요금제는 매우 저렴합니다. 특히, 중소형 알뜰폰 사업자들이 고객을 모으기 위해 진행하는 할인 이벤트도 많으니, 이를 잘 활용해보세요. 제 친구는 매달 이런 할인 행사를 찾아보며 ‘요금제 갈아타기’를 통해 통신비를 한 달에 1천원 안팎으로 유지하더라고요.

알뜰폰 요금제 비교 플랫폼을 통해 쉽게 가격을 비교할 수 있어요. 가장 대표적인 게 알뜰폰 허브(Hub)라는 곳인데요, 정부가 운영하는 ‘대국민 알뜰폰 포털’ 누리집입니다. 이곳에선 전체 80여개 알뜰폰 사업자 중 온라인 판매를 지원하는 17개 주요 알뜰폰 통신사가 내놓는 요금제를 원하는 조건으로 비교·검색해볼 수 있어요. 그 외 ‘모두의 요금제’ 같은 민간 업체 비교 누리집에서도 35개 사업자 요금제를 비교할 수 있습니다. 알닷(엘지유플러스)·마이알뜰폰(케이티) 등 통신사들이 자사 망에서 제공하는 알뜰폰 요금제를 비교하는 누리집도 있어요.

게티이미지뱅크

싸다고 무조건 좋을까?

알뜰폰 통신사는 어떻게 이렇게 요금제 가격을 낮출 수 있는 걸까요?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통신망이 필요한데, 알뜰폰 사업자는 자체 통신망을 갖고 있지 않아요. 대신, 기존 통신사가 깔아놓은 통신망을 빌려 쓰죠. 그 덕에 망 유지·보수 비용이 들지 않으니, 일반 통신사보다 저렴하게 고객들에게 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겁니다.

불편한 점은 없을까요? 알뜰폰 요금제를 사용 중인 지인 5명에게 “불편한 점은 없냐”고 물어봤어요. 2022년부터 케이티(KT) 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요금제를 써 온 한 지인은 “케이티 통신사를 사용하는 동생과 함께 있을 때 가끔 동생 휴대폰은 잘 터지는 데, 내 휴대폰은 안 터지는 상황이 있다. 같은 통신사 망을 쓴다는데 왜 이런 차이가 있는지 이유를 모르겠다”고 하더라고요. 알뜰폰 통화 품질이 통신 3사보다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의문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요, 알뜰폰 사업자들은 기존 통신사와 똑같은 통신망을 쓰기 때문에 통화 품질이나 데이터 속도에서는 차이가 없다고 설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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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알뜰폰 요금제는 주로 엘티이(LTE)나 3지(G) 중심으로 설계된 것들이 많은데요. 최근 통신 3사가 5지(G) 중심으로 망 고도화를 하는 상황이라, 엘티이나 3지 요금제를 사용하는 알뜰폰 이용자들이 상대적으로 통화 품질이 떨어진다고 느낄 수는 있어요. 그리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통신 3사가 구축한 통신망에 대해서만 매년 품질 평가를 진행하지, 알뜰폰 서비스와 관련해선 따로 품질 평가를 하지 않아요. “알뜰폰 요금제가 너무 많다”는 이유에서요. 제 지인은 대부분 “큰 불편함은 없다”고 했지만, 정부가 알뜰폰 요금제에 대해서도 선별적으로나마 품질 검사를 하지 않는 한 품질 관련 논란은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알뜰폰 요금제에는 데이터 공유·테더링용 데이터가 따로 제공되지 않는 상품들이 대부분인데요. 저처럼 직업 특성상 외근이 잦으신 분들, 특히 외부에서 사진·영상 등을 온라인에 업로드해야 할 일들이 많은 분들은 알뜰폰 요금제만으로는 ‘데이터가 부족하다’ 느낄 수 있어요.

또, 통신사와 비교하면 알뜰폰 사업자들은 대체로 규모가 작아 고객 지원 서비스가 이통 3사 대비 열악할 수 있어요. 휴대폰을 분실하거나, 해외 로밍 등 고객 지원 서비스를 이용할 때 불편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부분입니다.

아, 그리고 알뜰폰이 실시간 위치추적이 어렵다고 아시는 분들도 계시는데요. 지난해 경찰청이 알뜰폰 통신사를 대상으로 ‘통신수사 자료 송·수신 시스템’ 개발을 완료해 이제는 알뜰폰 이용자도 실시간 위치추적은 가능합니다.

꼭 맞는 요금제 찾으려면? 폰 사용 패턴부터 알아야!

쩐화위복 조해영 기자의 휴대폰 데이터 사용량 화면 갈무리. 자칭 ‘통신사 호갱’ 조 기자는 에스케이텔레콤의 한 달 8만원대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이용 중이라고 해요. 그는 평소 와이파이는 전혀 쓰지 않는다고 합니다. 조해영 기자 제공

아무리 싼 요금제여도 내 생활 패턴에 따른 데이터 사용량이나 통화량에 맞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일 거예요. 우선 내 휴대폰 사용량을 먼저 알아야 합니다.

기존 통신 3사를 이용하는 분들은 각 통신사 누리집이나 앱, 고객센터를 통해 에스케이텔레콤은 6개월까지, 엘지유플러스와 케이티의 경우 4개월까지 조회가 가능해요.

와이파이 등 무료 데이터 사용량까지 더 정확하게 확인하려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휴대폰의 경우 ‘설정→연결→데이터 사용→모바일 데이터 사용량’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이폰도 유료 데이터 사용량은 ‘설정→셀룰러→사용 내용’을 눌러 확인할 수 있는데요. 아이폰에서 와이파이 사용량까지 확인하려면 ‘마이 데이터 매니저’(My Data Manager) 앱 같은 별도의 모바일 데이터 모니터링 앱을 설치해야 합니다.

저도 제 휴대폰 이용 패턴을 한 번 살펴봤는데요. 최근 4개월간 한 달에 평균 30∼50GB 정도를 사용했습니다. 음성 통화는 매달 차이가 심하더라고요. 와이파이를 습관적으로 사용하면 데이터 사용량을 더 줄일 수 있을 것 같아 데이터 사용량은 20GB 이하, 음성 통화는 300분∼무제한으로 조건을 설정해두고 내게 맞는 요금제를 찾아봤습니다.

데이터 사용량은 20GB, 음성 통화는 300분∼무제한으로 조건을 설정해두고 내게 맞는 요금제를 알닷 누리집에서 찾아봤습니다.

저는 알닷을 통해 검색해봤어요. 한 달 1만8150원에 데이터 11GB(소진 시 매일 2GB 제공→최대 3Mbps 속도로 무제한 이용), 음성통화는 기본 제공되는 요금제가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평소 4만원 후반대 하던 통신요금을 3만원 정도 줄일 수 있겠다 싶었어요.

여기서 잠깐! 월 요금 밑에 조그맣에 ‘7개월 이후 4만1800원’ 이라는 조건이 달린 걸 확인했는데요. 초저가 요금제 상당수는 가입자 확보를 위해 주로 6~24개월 동안 할인과 지원금 등으로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고 해당 기간이 지나면 요금이 오르는 방식을 택하고 있어요. 이들 요금제들은 무약정이라 할인 기간이 끝나 요금이 오르는 시점에 위약금 없이 해지할 수 있는데요. 이를 이용해 수개월 간격으로 혜택이 만료될 때마다 다른 업체로 갈아타는 ‘알뜰폰 메뚜기족’도 많습니다.

알뜰폰 요금제를 갈아탈 땐 가급적 월 초, 1일에 하는 게 좋다고 해요. 날짜 단위로 데이터가 계산되기 때문에 나머지 요일에는 초과 요금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할인 기간이 끝나는 해당 월의 말일에 맞춰 미리 새 유심을 사고 알림도 설정해두면 유용할 것 같아요.

또 각종 결합 상품을 고를 수도 있어요. 통신 3사처럼 알뜰폰도 인터넷+인터넷방송(IPTV) 결합요금제, 가족 결합요금제 등 할인 상품들이 있어요. 내 상황과 필요에 따라 선택하면 됩니다. 각종 제휴카드 할인 혜택도 있으니 꼼꼼히 살펴보세요. 특히, 왓챠나 웨이브 등 각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구독료나 밀리의서재, 지니뮤직 같은 플랫폼 서비스 이용료와 결합해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요금제도 있으니 이미 이런 구독 서비스를 이용 중이라면 알뜰폰 요금제와 결합해 할인 받아 보세요. 이 외에도 매달 영화 관람권, 편의점 할인을 제공하는 알뜰폰 요금제도 있으니 자신의 생활 패턴에 맞는 요금제를 알아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다음 주에는 조해영 기자가 대출과 채무 조정에 대한 이야기로 찾아올 거예요.

박지영 기자 jy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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