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스트레이 키즈의 줏대, 빌보드 씹어 먹었다

김선우 기자 2024. 7. 30.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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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 키즈, 전세계 그룹 최초 '빌보드200' 5연속 1위
스트레이 키즈 "무대에 진심 다해 좋은 영향 줄 것"
전문가 "자체체작돌, 개성·차별화가 큰 강점"
그룹 스트레이 키즈가 19일 오전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새 미니 앨범 'ATE'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세완 엔터뉴스팀 기자 park.sewa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음악 시장을 씹어 먹겠다던 스트레이 키즈의 소원은 현실이 됐다.

빌보드가 28일(이하 현지시간) 발표한 예고 기사에 따르면 스트레이 키즈가 19일 발매한 신보 '에이트(ATE)'는 발매 첫 주 미국에서 23만 2000장의 앨범 유닛으로 8월 3일 자 빌보드 메인 차트 '빌보드 200' 1위에 올랐다.

5연속 '빌보드200' 1위로 전세계 그룹 중에서는 최초 기록이다. 2022년 3월 '오디너리(ODDINARY)'로 해당 차트 첫 진입과 동시에 1위를 차지한 이후 10월 '맥시던트(MAXIDENT)'·2023년 6월 '파이브스타(★★★★★)'와 11월 '락스타(樂-STAR)'에 이어 다섯 앨범 연속 '빌보드 200' 1위다. '빌보드 100'에선 49위로 차트에 진입했다.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와 멤버 전원 재계약을 한 뒤 머지 않아 들린 겹경사다. 스트레이 키즈는 소속사를 통해 "가장 먼저 멤버들 그리고 우리의 사랑이자 자랑인 스테이(팬덤명)에게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며 "우리의 음악과 무대를 사랑해 주는 많은 분들 덕분에 영광스럽게 다섯 번째 '빌보드 200' 1위라는 큰 선물을 받게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앞으로도 저희의 음악과 무대에 진심을 다하고 전 세계에 있는 모든 스테이 그리고 많은 분들께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시금 의지를 다졌다.

◇ 스트레이 키즈의 마이웨이, 글로벌서 먼저 통했다

어떻게 스트레이 키즈는 빌보드 차트를 섭렵할 수 있었을까. 가장 큰 건 자체체작 능력과 개성이다. 2018년 데뷔한 스트레이 키즈는 어느덧 7년차에 접어들었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도 자체제작이 가능한 점을 앞세웠는데 당시만 해도 아이돌이 직접 곡을 쓰고 부른다는 건 희소성이 있는 장기였다.

한명에 집중된 게 아닌 프로듀싱 팀을 이뤘다는 점 역시 시너지를 낸다. 팀 내 스리라차(3RACHA)로 불리는 방찬·창빈·한이 직접 작사·작곡한 곡은 강렬하고 중독성이 강하다. '특' '매니악(MANIAC)' '신(神메뉴)'만 봐도 제목만큼 독특한 스트레이키즈 표 댄스곡들이다.

K팝에 이지리스닝 열풍이 불어도 스트레이 키즈는 묵묵히 자신들의 길을 걸었다. 국내보단 해외에 집중했다. 해외에서 K팝을 좋아하는 이유를 정조준해 오히려 더 강렬하고 매니악한 음악으로 차별성을 뒀다. 신곡 '칙칙붐(Chk Chk Boom)' 역시 원하는 목표를 명확히 조준하는 자신감을 담은 곡으로 한글 가사에 더해진 영어와 스페인어 가사 등이 어우러졌다.

소속사 역시 스트레이 키즈의 성공요인으로 이 점을 주목했다. JYP엔터테인먼트 측은 'K팝 보이 그룹 특유의 강렬한 사운드를 기반으로 세련되고 트렌디한 장르적 요소들을 적절히 믹스해냈다'며 '다수의 현지 시상식·페스티벌을 통해 선보인 역동적인 안무와 폭발적인 무대 장악력이 지속적으로 현지 팬덤을 크게 증대시켜왔다. 이번 빌보드 호성적에 이은 롤라팔루자 시카고 헤드라이너를 통해 북미에서의 강세를 한층 진일보시킬 것으로 기대된다'고 바라봤다.

◇ 창빈 "글로벌 인기 비결? 우리만의 음악…큰 자신감"

발매 기념 간담회에서 신보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던 스트레이 키즈였다. 그러면서도 음악에 대한 여전한 열정한 초심을 느낄 수 있었다.

선공개한 뮤직비디오에선 '데드풀과 울버린' 라이언 레이놀즈와 휴잭맨이 깜짝 등장해 '월드 클래스' 인맥을 뽐냈다. 불과 며칠 전 7만명의 관객 앞에서 헤드라이너로 무대에 선 글로벌 아이돌임에도 취재진에 먼저 공개된 신곡과 뮤직비디오 반응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앨범에 대한 어떤 질문이 나와도 막힘 없이 대답했다. 그저 음악을 잘 하는 것을 넘어 좋아한다는 느낌이 강한 팀이었다. 창빈은 "폭넓게 사랑받는 비결은 스트레이 키즈만의 음악을 해나가고 있다는 점이고 그게 가장 큰 자신감이다. 계속 고민하고 발전해 나가고 싶다. 우린 계속 배고프다"고 힘주어 말했다.

전문가들이 꼽는 스트레이 키즈의 강점 역시 '차별성'이다. 정민재 대중음악 평론가는 "스트레이 키즈는 퍼포먼스적으로 상당히 뛰어난 팀"이라고 정의하며 "곡을 자체제작할 수 있다는 게 이 그룹의 색깔을 잘 보여주고 있다. 다른 K팝 팀과의 분명한 차별점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기존의 아이돌과 같이 그저 멋있고 잘생긴 느낌보단 (스트레이 키즈는) 키치하면서 색다른 지점들이 분명히 있는 팀이다. 그게 글로벌 팬들에게 어필된다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 빌보드 삼킨 스트레이 키즈, 국내 인지도는 과제

유독 스트레이 키즈는 곡에서 외국어 가사를 자주 활용하는 편이다. 정 평론가는 "스트레이 키즈가 하는 음악은 기존의 싱어송라이터 계열처럼 우리에게 메시지를 주거나 하는 게 아니라 리듬이 중심이 되는 곡이다. 때문에 오히려 영어 가사가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팀 색깔과 더 맞고 글로벌 팬이 많기 때문에 모두 아우를 수 있는 가사를 쓰는 게 아닐까 싶다"고 했다.

물론 아직은 '빌보드 200'에서 영향력이 지대하고 '빌보드 100'에서의 성장세나 국내 인지도 증대 등의 과제가 남았다. SNS에서 특유의 중저음으로 주목 받은 필릭스가 MBC '라디오스타'·tvN '놀라운 토요일'·유튜브 '홍척천의 보석함' 등 프로모션 일정으로 국내 예능에 적극적으로 출연한 것 역시 그 일환으로 풀이된다. 이미 해외는 씹어 먹은 스트레이 키즈임에도 국내 시장까지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정 평론가는 "이 팀은 세계적으론 이미 잘 되고 있지만 국내보다 해외 인지도가 훨씬 높다"며 "대중에게 '스트레이 키즈'라고 하면 확 떠오르는 곡이 명확하게 있진 않다. 대중에게 쉽게 접근할 곡도 나오면 좋겠다. 결국 가수는 히트곡 싸움이다. 중요한 건 스트레이 키즈의 색깔을 잘 가져가면서도 대중적으로도 포섭할 있는 곡도 앞으로의 스트레이 키즈에 도움이 될 듯 하다"고 바라봤다.

김선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sunwoo@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JTBC엔터뉴스·JYP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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