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젋은 남자 트럼프 지지 늘어난 것이 주요 선거 변수"-WSJ[2024美대선]
성평등·다양성 정책에 남성들이 피해본다 생각
임신중절 보호와 학자금 탕감 혜택 여성들에 집중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미국의 젊은 여성들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더 많이 지지하지만 젊은 남성들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을 더 많이 지지한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1989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사임한 이래 30살 이하의 젊은 층은 민주당의 텃밭이 됐다. 그러나 미국 문화와 정치로 인해 남녀 사이에 지지 정당이 정반대가 되면서 이번 선거에서 주요 결정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젊은 남성들은 2020년 선거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고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는데 기여했다. 그러나 현재는 공화당의 의회 지배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더 지지한다.
반면 젊은 여성들은 여전히 민주당을 지지하며 20년 전보다 스스로 더 진보적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커졌다.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에서 사퇴하기 전까지 30살 이하 남성 유권자의 절반 이상이 트럼프를 지지하는 것으로 2월과 7월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나타났다.
2020년 대비 공화당 지지 남성은 늘어나고 민주당 지지 여성은 불변
반대로 바이든을 지지하는 젊은 여성들이 남성들보다 30% 더 많았으며 민주당 의회 지배 지지자는 34% 더 많았다. 2020년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이다.
이처럼 젊은 남성과 젊은 여성들이 대립하는 입장에 서게 된 데는 임신중절, 학자금 탕감 등 젊은 층과 관련이 깊은 이슈들이 영향을 미쳤다.
따라서 해리스 부통령이 후보로 바뀌었음에도 젊은 남성들의 성향이 변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민주당 후보 교체는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 논란만 끝냈을 뿐 다른 이슈들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암살 시도 직후 총에 맞아 피를 흘리면서도 주먹을 흔들며 “싸우자, 싸우자”라고 소리치는 모습이었다. 이후 전당대회에는 헐크 호건과 격투기연맹 회장 데이나 화이트가 등장해 남성호르몬이 극대화된 분위기를 연출했다.
23살의 농부인 콜린 머츠는 자신과 같은 미국 남성들이 다양성 정책을 밀어붙이는 민주당 때문에 피해를 보고 있다고 생각해왔다. 그는 암살 미수 사건을 계기로 전보다 더 트럼프를 지지하게 됐다고 밝힌다. 미국 국기를 배경으로 피흘리는 트럼프 모습이 “정말 강렬했다”는 것이다.
반면 젊은 여성들은 임신중절 문제 때문에 민주당을 강력히 지지한다.
28살의 엔지니어인 로렌 스트렛은 공화당이 임신 중절 등 여성 권리 위축시키려 한다는 개인적 두려움을 갖고 있다. “정말 공포스럽다”고 말할 정도다.
학자금 대출 탕감액 66%가 여성 대상
WSJ 조사에 따르면 남녀를 합할 경우 젊은 층의 지지는 해리스가 트럼프에 10% 앞선다. 이는 2020년 바이든을 지지한 젊은 층보다 줄어든 수치다.
일부 남성들은 성평등과 다양성 정책으로 남성들의 여성들에 대한 경제, 문화, 정치적 영향력이 약화됐다고 말한다. 대학교의 페미니즘이나 진보 성향을 분개하는 사람들도 있다. 또 여성들이 남성보다 더 많은 수입을 올리는 도시들이 많아졌다.
젊은 남성 가운데 일부는 이 같은 변화 때문에 공화당을 지지한다고 말한다. 지난 4월 퓨리서치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남성의 23%, 트럼프 지지 남성의 33%가 여성들의 권리 신장에 자신들이 희생됐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라틴계·흑인 젊은 남성 트럼프 지지도 큰 폭 증가
백인 젊은 남성들은 전부터 공화당을 더 많이 지지해왔으나 올해 그 같은 경향이 한층 더 강해졌다.
반면 최근 틱톡에서 크게 유행한 동영상에서는 숲속에 남자와 함께 있는 것이 나을지 아니면 곰과 함께 있는 것이 나을지를 묻자 여성들 대부분이 곰이라고 답한 장면이 나온다. 여성들이 남성들을 곰보다 더 위협적 존재로 보고 있음을 희화한 장면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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