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흑인 외 뭐 있나"…美극우, 해리스 향한 '성·인종차별' 맹공

조소영 기자 2024. 7. 30.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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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주류 인사 발언도 거침 없어…"질 있고 피부색 알맞아"
"성·인종 공격 마라"…공화당에선 '표의 확장성' 면에서 경계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방미 중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동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07.26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미국 민주당 유력 대선 후보로 떠오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59)을 겨냥한 미(美) 극우 세력의 성(性)·인종차별 공격이 점차 심화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조 바이든 대통령(81)이 지난 21일 민주당 대선 후보직을 사퇴한 후 사실상의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해리스 부통령을 향한 극우 세력의 성·인종차별 공격은 매우 거세지고 있다.

WP는 "해리스 부통령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후보 시절과 같은 증오의 물결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이들 중 신(新)나치주의자들은 해리스 부통령이 인도계와 아프리카(자메이카)계인 것을 비판하는 동시에 그녀의 검사 시절을 비꼬며 해리스 부통령을 '경찰'이라고 부른다.

큐어넌 성향 음모론자들은 해리스 부통령이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과 함께 찍은 가짜 사진을 유포하기도 한다.

큐어넌은 악마를 숭배하는 소아성애자 조직이 세계를 지배한다는 인터넷 음모론인데, 이를 믿는 사람들은 바이든 대통령, 오바마 전 대통령과 같은 민주당 고위 정치인, 할리우드 유명인사 등이 이들 비밀조직의 일원이라고 본다.

기독교 민족주의자들은 해리스 부통령을 성경에서 '여성의 사악함'을 상징하는 '이세벨'로 묘사하기도 한다.

해리스 부통령의 라이벌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공화당 대선 후보)를 지지하는 유명 기독교 민족주의자 랜스 월나우는 해리스 부통령이 "힐러리(클린턴)보다 더 불길한 방식으로 이세벨의 정신을 대표한다"며 "그녀는 인종적 요소를 갖고 올 것이고 더 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오바마 전 대통령과 같은 흑인이라는 점, 힐러리 클린턴 전 민주당 대선 후보와는 여성이라는 점 등에서 공통점이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대표하는 슬로건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집회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의 정치적 부상에 있어서도 성적 음모론을 제기한다.

이는 해리스 부통령이 과거 윌리 브라운 전 샌프란시스코 시장과의 불륜에 휩싸였던 것 등을 겨냥한 것으로 읽힌다.

양지로 나와 있는 보수 주류 인사의 발언마저도 거침이 없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을 지낸 세바스찬 고르카는 영국 우파 성향의 한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해리스 부통령을 "질이 있고 피부색이 알맞은 것만이 유일한 자격이라는 것은 재앙"이라고 혹평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능력 없이 여성, 흑인이라는 특징만 가지고 정치적 혜택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6월 28일(현지시간)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버지니아주 체서피크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현장을 가득 메운 지지자들 사이 트럼프는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모자를 쓴 채 미소를 띠며 박수 치고 있다. 2024.06.28. ⓒ 로이터=뉴스1 ⓒ News1 조유리 기자

WP는 해리스 부통령의 선거운동 첫 이틀 동안 유명 우파 정치인과 인플루언서들 사이에서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온라인 토론이 평소보다 거의 6배나 증가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원색적인 성적 발언을 공유하거나 해리스 부통령이 캘리포니아주(州) 오클랜드에서 태어나 미국 대통령 출마 자격이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와 관련해 음모론을 퍼뜨리고 있다.

분석가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흑인, 남아시아계(인도) 여성과 경쟁한다는 생각은 서로 다른 의제와 전술을 가진 일련의 세력들에게 '공통의 결집점'을 제공하고 있다고 봤다.

서퍽 대학교 연구원인 오누오하는 "간단하다. 그녀(해리스 부통령)는 권력을 가진 흑인 여성이고 그들은 두려워하고 있다"며 "그들의 사고방식은 권력을 가진 유색인종 여성이 자신들에게서 무언가를 빼앗으려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서 '그들'은 '백인 남성'을 지칭하는 것으로 읽힌다.

다만 공화당은 여성, 흑인을 비난하는 식의 선거운동을 매우 경계하는 모습이다. '표의 확장성' 면에 있어 아무 이득이 없기 때문이다.

AP 통신은 공화당 지도자들이 당원들에게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명백한 인종 차별 및 성차별 공격'을 사용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공화당)은 기자들에게 "이번 선거는 인물이 아닌 정책에 관한 선거가 될 것"이라며 "해리스의 인종이나 성별은 이 문제와 전혀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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