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덕이 원래 3번주자"…올림픽 직전 '막내' 순서 바꿔준 형들

남자 양궁 '금메달 3연패' 비화

대한민국 남자 양궁 국가대표팀(김우진, 이우석, 김제덕)이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우리 대표팀은 세계 정상에 오르기 위해 대회 시작 전 발사 순서를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남자 양궁 대표팀은 30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 세트 점수 5대 1로 프랑스를 꺾고 우승했다.

이번 대회에서 우리 대표팀의 발사 순서는 이우석(27)-김제덕(20)-김우진(32) 순이었다. 지난해 월드컵 시리즈에서 보였던 순서(김우진-이우석-김제덕)에서 모두 바뀐 것.

세 선수는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발사 순서를 변경했다. 지난 5월 열린 월드컵 2차 대회부터 이우석이 첫 번째 순서로 이동했다. 이어 김제덕이 두 번째, 김우진이 마지막 순서를 맡기로 했다.

이우석은 "막내 김제덕이 3번으로 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었다"며 "저도 소속팀에서 1번과 3번을 다 맡아봤기 때문에 (순서를) 변경해 보자는 얘기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맏형 김우진은 "어느 자리도 편한 곳은 없지만, 사실 세 번째가 가장 부담스럽다"며 "맏형으로서, 아무래도 내가 모든 걸 지고 다른 선수들이 편하게 쏠 수 있도록 돕고자 했다"고 밝혔다.

순서 변경은 신의 한 수가 됐다. 3번에서 2번으로 옮기며 부담감을 떨쳐낸 김제덕이 올림픽 8강에서 6발 중 5발을 10점에 꽂아 넣었다. 준결승에선 김우진이 화살 4발을 10점에 맞췄고, 결승에선 이우석이 6발 모두를 10점에 쐈다.

남자 양궁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과 '2020 도쿄 올림픽'에 이어 파리서도 금메달을 따내 '남자 양궁 단체전 3연패'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앞서 여자팀도 단체전에서 10연패를 이룬 터라, 한국 양궁은 올림픽 단체전 동반 3연패 기록도 세웠다.

채태병 기자 ctb@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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