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여행비가 정말 일본보다 비쌀까?”, 가 보면 달라질 걸.. 그래서, 정말 실현 가능해서? 아니면
10명 중 9명 “들어봤다”, 7명은 “공감”
실제 여행비 “일본, 제주 比 2.2배 달해”
그럼에도 통상 ‘1.3배’면 가능하다 생각
“불가능하다” 10명 중 1명 꼴 밖에 안돼
‘고비용’ 등 부정적 이슈 산적, 해소 미흡
뿌리 깊은 불신.. “단기간 해결 어려워”
최근 ‘제주도 갈 돈이면 일본 간다’의 진위를 둘러싼 논란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말에 공감하면서도, 정작 실제 데이터는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 탓입니다.
평균 제주여행에 필요한 여행비의 30% 정도만 보태면 다녀올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정작 현실적으로 지출한 여행비는 일본이 제주 2배 이상 소요되는 점을 감안할 때 제주여행에 대한 소비자 등 인식의 왜곡 정도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지속된 선입견과 부정적인 여론 등이 누적돼 형성된 잘못된 인식의 결과로 보고 있는데, 실제 제주를 여행한 적이 없는 경우 더 큰 비용을 예상했고 이같은 인식이 괴담처럼 확산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를 타파하기 위한 근본적인 인식 변화와, 장기적인 대책이 시급하다는 주문입니다.
■ 일본, 제주여행 30%면 충분? “2배 더 들여야”
30일, 여행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는 31일 발간할 ‘월간 국내·해외 여행동향 보고에서 특정 기간 문항을 추가해 실시 운영한 ’옴니버스(Omnibus)‘ 조사 결과, ’제주도 갈 돈이면 일본 간다’는 속설이 실제로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10명 중 8명을 넘었다고 밝혔습니다. 평균 제주도 여행비에 30% 정도만 보태면 다녀올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고, 현실적으로 지출한 여행비는 일본이 제주 2배 이상임을 감안하면 제주여행에 대한 소비자 인식의 왜곡이 심각하다고 해석했습니다.
실제 여행비 데이터를 보면 일본 여행 비용이 제주도의 2.2배에 달했습니다. 이는 제주도를 여행한 적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예상 비용 차이에서도 드러났습니다.
제주도를 다녀온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정확한 비용을 예상했지만, 다녀오지 않은 사람들은 더 높은 비용을 예상하면서 일본과 큰 차이가 없다고 오인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제주 갈 돈이면 일본 간다?’ 공감 못해.. ‘10명 중 1명’↓
조사 결과, ‘제주도 갈 돈이면 일본 간다’는 말을 88%가 ‘들어본 적 있다’고 답했습니다.
83%는 ‘가능하다’고 봤고, 70%는 ‘공감’했습니다.
반면 ‘들어본 적 없다’, ‘불가능하다’, ‘공감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각각 3%, 9%, 8%에 그쳤습니다.
대다수가 알고 있고, 실제 가능할 것으로 믿고, 취지에 공감할 정도였습니다.
그만큼이나 ‘제주도 갈 돈이면 일본 간다’는 말이 사실상 보편적 통념으로 자리잡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하지만, 제주를 몰라도 “여행비 더 들 것” 예상, 어쩌다?
3박 4일 일정의 여행경비를 물었더니 제주도가 86.0만 원, 일본은 110.2만 원으로 일본이 1.3배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인 일본 여행비는 제주의 2.2배에 달했습니다.
컨슈머인사이트의 ‘주례 여행행태 및 계획 조사’에서 작년(1~10월) 두 지역 여행자의 평균 지출액은 제주도 52.8만원, 일본 113.6만원으로 2.15배로 나타났을 정도입니다.
실제 여행비에 비한 예상 여행경비는 일본은 0.97배(-3.4만 원)로 거의 일치했지만, 제주는 1.63배 (+33.2만원)나 큰 비용이 들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즉 제주도 여행비는 불합리하게 크게 생각하는 반면, 일본은 별 차이 없다고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로 해석되는 대목입니다.
이같은 잘못된 인식은 제주도 여행을 한 적이 없는 사람이 더 심했습니다.
응답자 중 지난 1년 내 제주도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는 사람은 여행비로 78.8만 원, 과거 1번이라도 다녀온 적이 있는 사람은 84.6만 원을,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사람은 93.5만 원을 예상했습니다.
즉, 제주 여행을 다녀온 적이 없는 경우가 ‘일본과 제주도 비용에 차이가 없고’, ‘그 돈이면 일본 가는 것이 낫다’는 괴담을 만들어 내는 원천임을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이에 비해 일본 예상금액은 각각 114.0만 원, 110.4만 원, 109.9만 원으로 방문 경험에 따라 차이가 거의 없었습니다. 오히려 여행 경험이 있는 사람, 최근에 가 본 사람일수록 조금씩 더 들 것으로 예상한 점도 제주와 달랐습니다.
■ 부정적 ‘물가·서비스’ 인식.. “단기적 해소 어려워”
여행지 물가와 서비스에 대한 논란은 다반사지만 제주가 유독 심했습니다.
제주도의 비싼 물가와 서비스에 대한 부정적 뉴스 등이 맞물리면서 여행 심리를 더 얼어붙게 만들고, 최근 몇 달 동안 언론 등 매체에서 다룬 여러 사례들까지 혼재되면서 이같은 인식을 더 공고히 했다는 분석입니다.
이로 인해 제주도 여행이 비싸다는 선입견이 확산됐고, 이런 인식이 번지면서 ‘제주도 갈 돈이면 일본 간다’란 속설을 사실처럼 느끼게 만들어 더욱 여행 심리를 경직시킨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컨슈머인사이트 측은 “일본여행 붐과 맞물려 ‘제주도 갈 돈이면 일본 간다’는 비논리적인, 이른바 ‘뇌피셜’이 정설인 양 자리잡은 실정”이라면서 “급기야 ‘그 돈으로는 불가능하다’는 상식적 판단을 한 사람이 10명 중 1명도 안 되는(9%) 결과를 낳았다”라고 풀이했습니다.
이어 “제주여행이 일본여행과 대동소이하다는 오해는 결국 ‘제주도는 비싸다’는 오래된 선입견과 부정적인 뉴스의 확대 재생산이 만든 합작품”이라면서 “여기엔 제주도에 안 가본 사람이 더 큰 역할을 하고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더불어 “이런 비상식적인 인식의 폭이 넓고 뿌리 깊다는 점에서 단기간 해결은 요원해 보인다”라며 “보다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접근이 요구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조사는 컨슈머인사이트가 2015년부터 수행하는 ‘주례 여행 행태·계획 조사’(매주 500명, 연간 2만 6,000명)의 7월 2, 3주차 조사와 병행해, 제주도와 일본 여행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묻고 그 결과를 비교하기 위해 진행했습니다. 최근 제주여행의 잇단 고비용 논란과 관련해 ‘제주도 갈 돈이면 일본 간다’는 오래된 속설의 진위를 검증해 보자는 취지로 실시했습니다.
컨슈머인사이트의 데이터는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의 빅데이터센터구축사업을 통해, 한국문화정보원 문화빅데이터플랫폼 ‘마켓C’에서도 공개하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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