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지반분석 뒤 설계안 1000건 내놔… 안전·품질 ‘업그레이드’[Build Up Korea]

김영주 기자 2024. 7. 30.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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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uild Up Korea 2024 - DL이앤씨
자체 개발한 터널 설계 패키지
남해-여수 해저터널 사업 적용
드론이 현장찍고 AI가 하자체크
현장 조건따라 최적 설계 도출
고객상담 내용 챗GPT가 요약
분양·AS 등 업무 효율성 높여
DL이앤씨 직원들이 AI가 도출한 설계안을 두고 회의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드론들이 DL이앤씨 시공 현장에서 현장 측량을 위해 비행 중인 모습. DL이앤씨 제공

건설 업계는 높아진 금리와 인건비, 공사비의 삼중고 속에서 여전히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건설업은 사양 산업이라는 위기의식까지 업계 내에서 번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위기 속에서 일부 건설사들은 줄도산하고 있지만 또 다른 건설사들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스마트 건설 기술 확보에 매진하고 있다. 주거 패러다임을 바꿀 스마트하우징 기술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건설사들 간의 기술 경쟁도 치열하다. 문화일보는 빌드업코리아 2024를 통해 건설 산업의 현주소를 짚어보고 미래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건설사들의 혁신 노력을 소개한다.

DL이앤씨의 건설 현장이 4차 산업혁명의 기술 경연장으로 탈바꿈했다. 인공지능(AI)부터 건설정보모델링(BIM), 드론, 사물인터넷(IoT) 등 최신 디지털 기술이 건설 현장에서 활발하게 적용되고 있다. 최근 전국의 아파트 입주 현장에서 하자를 둘러싼 시공사와 입주민들 간 갈등이 속출하고 있지만 DL이앤씨의 사업장은 AI를 통해 모든 현장에서 균일한 품질을 보장하는 전략으로 하자가 비교적 적다. DL이앤씨는 AI를 통해 안전사고 예방, 생산성 향상 등의 ‘질적 성장’을 지속적으로 도모하겠다는 방침이다.

◇설계·하자점검·현장 안전 등 전 시공 과정서 활용 중인 AI = DL이앤씨가 가장 활발하게 건설 현장에 적용 중인 스마트 기술은 AI다. 30일 DL이앤씨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선보인 ‘해저 분기터널’이라는 창조적인 설계 차별화 카드가 AI 활용의 대표적인 예다. ‘남해 서면-여수 신덕 국도건설공사(이하 남해-여수 해저터널 건설사업)’를 수주한 DL이앤씨는 지역경제 활성화 및 균형발전 방안을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해저 분기터널로 남해 서북쪽의 남상리를 함께 연결하는 설계안을 제안했다. 이 사업의 기본계획은 전남 여수 신덕동에서 관광자원이 우수한 경남 남해 서상리를 잇는 남측 단방향 노선이었다. DL이앤씨는 자체 개발한 ‘BIM 터널 설계 패키지’를 통해 차별화한 설계안을 만든 것. 이어 AI 기반의 제너레이티브 디자인(Generative Design)을 활용해 해저 지반 조건을 정밀하게 분석 후, 최적의 선형을 탐색하고 BIM 및 지리정보체계 데이터를 활용해 자동으로 터널 발파 설계까지 진행했다. 제너레이티브 디자인이란 AI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해 현장 조건에 따라 최적의 설계를 도출해주는 시스템이다. AI가 30분 만에 약 1000건의 설계안을 만든 후 최적의 디자인을 도출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사람 대신 AI가 설계를 담당하기 때문에 현장 환경에 최적화한 설계안을 모든 현장에서 균일한 품질 수준으로 도출할 수 있다.

건설 현장 내 드론이 촬영한 사진을 AI가 확인해 시공품질을 관리하는 스마트 시스템도 현장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AI를 활용한 하자 점검 시스템도 개발했다. 하자 점검 시스템은 직원이 벽지를 촬영하면 AI가 스스로 벽지 찢김 여부와 위치 등을 판단해 알려준다. 이를 통해 하자 점검에 소요되는 인력 및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입주자 사전 점검 전에 하자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다.

DL이앤씨는 현장 안전의 사각지대를 제거하는 데도 AI를 활용하고 있다. AI형 CCTV는 건설 현장에서 촬영 영상을 스스로 학습해 특이한 상황이 발생하면 선별적으로 정보를 전달해 준다. 각종 건설 장비에 접근 센서 및 AI 카메라를 부착해 작업 반경 내 근로자 진입 시 신호수와 운전기사에게 비상 알림을 울려 작업을 즉시 중단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챗GPT로 고객 응대 = 아울러 DL이앤씨는 고객 응대에도 AI 기술을 적용해 운영 중이다. 대화형 AI인 챗GPT(ChatGPT) 기술을 적용한 고객 응대 관리시스템 ‘디보이스(D-VOICE)’를 지난해 구축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챗GPT가 주목을 받는 가운데 이를 고객 만족도 제고를 위해 공식적으로 도입한 것은 국내 건설업계 최초다. 기존 시스템은 직원들이 직접 상담 내용 전체를 파악하고 일일이 주요 키워드를 선별한 뒤, 요구사항을 분류하고 관리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하지만 새로운 시스템에서는 상담 내용이 음성에서 텍스트로 자동 전환되고 개인정보를 제외한 내용이 챗GPT로 즉시 전송돼 1분 이내 요약이 이뤄진다. 이어 AI가 요약 내용을 다시 분석하고 키워드별로 분류해 저장을 마친다. 직원들은 이렇게 축적된 데이터를 다음 상담 시 참고해 고객 요구 및 불만사항 등을 더욱 쉽고 빠르게 파악하고 맞춤형 대응을 할 수 있다. DL이앤씨는 디보이스 시스템을 분양과 AS 등 고객 상담 분야에 적용함에 따라 직원들의 업무 효율성을 높여 고객 응대 품질 및 고객 만족도를 개선했다.

◇AI 건축설계 5개년 프로젝트 = DL이앤씨는 국토교통부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에서 추진 중인 ‘AI 기반의 건축설계 자동화 기술개발 사업’에 참여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사업은 AI 기술을 활용해 건축설계 전반에 자동화 및 지능화 프로세스를 도입하는 5개년 프로젝트다. 건축 생태계 혁신을 목표로 △계획 및 설계 빅데이터 기반 지능형 설계 환경 구축 △지능형 건축 설계 자동화를 통한 생산성 향상 방안 수립 △지능형 설계 적법성 평가 및 건축행정 서비스 지원 기술 개발 등 중장기 연구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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