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스타트업 마리나체인, 한국으로 본사 이전…무슨 일?

고석용 기자 2024. 7. 30.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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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마리나체인은 상반기 한국으로 본사를 이전하는 '역플립(逆Flip)'을 진행했다.

━"초기 스타트업에 유리한 K-창업생태계"━마리나체인이 역플립을 선택한 것은 활성화된 한국의 벤처투자 생태계와 정부 지원사업들이 초기 스타트업에 우호적이라는 평가 때문이다.

━씨엔티테크, 역플립 설득"인바운드 글로벌화 성과"━씨엔티테크 측은 마리나체인 역플립이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의 글로벌화 성과라고 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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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마리나체인 홈페이지

싱가포르 스타트업 마리나체인이 최근 한국으로 본사를 이전했다. 외국 스타트업이 한국으로 본사를 옮기는 흔치 않은 사례다. 역플립을 지원한 씨엔티테크는 더 많은 스타트업을 한국으로 유치하겠다고 강조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마리나체인은 상반기 한국으로 본사를 이전하는 '역플립(逆Flip)'을 진행했다. 이에 당초 본사이던 싱가포르 법인은 지사로 남아 현지 사업을 진행하고, 한국 지사가 본사가 돼 주요 연구개발(R&D)이나 경영관리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CEO(최고경영책임자)는 한국 지사를 운영하던 하성엽 대표가 맡는다.

마리나체인은 AI(인공지능)기술을 활용해 해운, 항만, 물류 산업의 공급망 탄소회계를 지원하는 스코프3 탄소배출 관리 플랫폼을 개발한 스타트업이다. 션 류(Sean Lew) CPO(최고제품책임자)가 2022년 싱가포르에서 창업했다. 올해는 오픈AI 본사에서 진행된 스타트업 매칭데이에서 잠재력상을 수상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초기 스타트업에 유리한 K-창업생태계"
마리나체인이 역플립을 선택한 것은 활성화된 한국의 벤처투자 생태계와 정부 지원사업들이 초기 스타트업에 우호적이라는 평가 때문이다. 싱가포르의 스타트업 생태계는 한국보다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지만 시리즈B 이후의 후기 스타트업에만 해당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마리나체인도 설립 직후부터 중소벤처기업부의 외국인 스타트업 유치 사업인 'K-스타트업 그랜드 챌린지' 등을 통해 한국 지사를 강화해왔다. 잠재력상을 받은 오픈AI와의 매칭 행사(K-스타트업 앤 오픈AI 매칭 데이)도 한국 지사를 통해 참가했었다.

결정적으로 역플립을 설득한 것은 시드 투자사인 씨엔티테크다. 'K-스타트업 그랜드 챌린지' 보육 파트너로 마리나체인을 만난 씨엔티테크는 마리나체인에 단순히 한국 지사를 활성화하는 데서 그치지 말고 본사를 한국으로 이전하라고 제안했다. 특히 시드투자와 최대 5억원의 R&D(연구개발) 자금이 지원되는 팁스 추천을 조건으로 역플립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전화성 씨엔티테크 대표는 "팁스는 원칙적으로 한국 지사를 통해서도 받을 수 있지만 씨엔티테크는 본사를 한국에 둔 기업들만 팁스를 추천한다는 자체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며 "팁스를 받으려면 역플립을 하라고 제안했고, 마리나체인은 이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씨엔티테크, 역플립 설득…"인바운드 글로벌화 성과"
씨엔티테크 측은 마리나체인 역플립이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의 글로벌화 성과라고 보고있다. 통상적으로 해외에 본사를 둔 스타트업이 국내로 본사를 이전하는 '역플립'의 사례는 많지 않다. 한국 내수 시장이 크지 않고 창업생태계도 외국인에게 폐쇄적이어서다. K-스타트업 그랜드 챌린지 사업도 외국인의 한국 법인(지사) 설립을 유도하고 있지만 역플립까지는 강제하지 않는다.

전 대표는 "많은 외국인 기업들이 유입되는 게 우리나라 스타트업 생태계의 글로벌화에도 도움이 된다"며 "본사를 한국으로 플립하면 더 많은 채용, 투자를 하는 만큼 국가적으로도 상당한 이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팁스 같은 정부의 스타트업 지원사업이 많고 벤처투자 생태계도 스타트업들에게 나쁘지 않은 만큼 어려운 설득도 아니라고 부연했다. 실제 스타트업 지놈이 지난달(6월) 발표한 조사에서 서울의 창업생태계 순위는 세계 9위를 기록했다. 투자유치 등 자금조달 분야에서는 세계 5위를 차지했다.

전 대표는 "초기 창업생태계를 책임지는 액셀러레이터 중 한 곳으로서 한국에 더 많은 외국 스타트업이 역플립해서 들어오도록 유도하고 있다"며 "더 많은 해외기업들이 들어오고 채용시장, 자본시장을 활성화시킬 수 있도록 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협회 차원에서도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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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석용 기자 gohsy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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