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野, EBS법도 단독처리…‘방송4법’ 모두 국회 통과

5박 6일 필리버스터 마무리
與, ‘방송장악 4법’ 규정 반발 퇴장
우 의장 “국회 대화·타협 매우 어려워”

30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방송 4법’인 교육방송공사법(EBS법) 개정안이 야당 단독으로 통과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방송 4법’ 중 마지막 법안인 교육방송공사법(EBS법) 개정안이 3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야당 단독으로 표결했으며 국민의힘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고 퇴장했다.

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은 재적 의원 300명 중 재석 189명의 전원 찬성으로 가결됐다. 이에 거대 야당이 주도한 방송통신위원회 설치·운영법과 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 개정안을 포함한 방송 4법이 모두 국회에서 처리됐다. 지난 26일 방송통신위원회법, 27일 방송법, 29일 방송문화진흥회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었다.

앞서 민주당은 이날 본회의에서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위한 무제한 토론)를 강제 종결했다. 국민의힘이 방송 4법에 반대하며 5박 6일간 진행한 필리버스터가 약 110시간 만에 종료됐다.

방송 4법은 방송통신위원회 의결 정족수를 현행 상임위원 2인에서 4인으로 변경하는 내용, KBS·MBC·EBS 등 공영방송 이사 숫자를 대폭 늘리고 이사 추천권을 언론·방송 학회와 관련 직능단체에 부여하는 방안 등을 담고 있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가 30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야당의 ‘방송 4법’ 강행처리를 규탄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방송 4법을 민주당이 공영방송을 영구 장악하려는 ‘방송장악 4법’으로 규정했다. 각 법안이 상정될 때마다 필리버스터로 대응했고, 민주당은 이를 강제 종결시켜 단독으로 처리했다.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국민의힘은 곧바로 의원총회를 열었다.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건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1대 국회에서도 방통위법을 제외한 방송 3법은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날 본회의 산회 전 “소모적 갈등의 악순환에서 벗어나기 위한 의장의 (방송 4법) 중재안이 수용되지 않고 지금에 이르렀다”며 “지금 이대로라면 국회 안에서 대화와 타협이 매우 어렵다는 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현 국회 상황을 지적했다.

우 의장은 “국회는 서로 다른 세력 간 대화와 토론의 장”이라며 “여야 정당뿐만이 아니라 정부·여당과 야당이 대화하고 토론하는 장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윤 대통령을 향해 “야당과 대화 타협에 적극 나서야 한다. 용기와 결단 요청한다”며 “삼권이 분립된 대한민국 입법부의 오랜 토론을 통해 결정된 주요사항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대해 신중히 해줄 것을 간곡하게 요청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