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날 농약’ 사건 피해자 5명 중 1명 끝내 사망

경찰 “정황·증거 일부 확보”

경북경찰청은 지난 17일 경북 봉화군 봉화읍 내성4리 경로당을 찾아 ‘복날 농약’ 사건을 감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른바 ‘복날 농약’ 사건으로 중태에 빠졌던 80대 여성이 숨졌다.

경북경찰청은 30일 “이날 아침 7시쯤 안동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던 권아무개(85)씨가 사망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권씨는 비슷한 증세를 보이며 입원한 같은 마을 노인 5명 가운데 가장 늦은 지난 18일 병원에 입원했다. 병원 검사 결과 5명의 위세척액에서는 모두 살충제 성분(에토펜프록스·터부포스)이 검출됐다. 이들은 같은 마을 경로당의 회장·부회장과 회원들이다.

입원했던 5명 가운데 3명은 퇴원했고, 1명은 아직 증세가 위중하다. 경찰은 퇴원자 1명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경로당 회장이 타준 커피를 마셨다”는 진술을 확보해 진위를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현장 주변 폐회로텔레비전·블랙박스 등 86곳의 자료를 확보했고, 현장감식을 통해 감정물 311점을 채취해 감정을 의뢰했다. 또 사건 관련자 56명을 면담하고 조사했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용의자를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의심되는 정황이나 증거들은 일부 확보했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초복을 맞아 경북 봉화군 봉화읍 내성4리 경로당 회원 41명은 읍내 한 식당에서 오리 주물럭을 먹었다. 이들은 점심식사 뒤 헤어졌고 일부는 경로당으로 돌아와 커피를 마셨다. 이후 60~70대 노인 3명이 호흡 곤란, 침 흘림, 근육 경직 등 증세를 보이며 의식을 잃어 병원으로 옮겨졌다.

김규현 기자 gyuhyu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