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웅·하니, 경솔함 넘어 잔인했던 결혼 발표 타이밍 [이슈&톡]

김지현 기자 2024. 7. 30.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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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정신의학과 의사이자 방송인 양재웅이 운영 중인 병원에서 여성 환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병원은 환자가 복통을 호소했음에도 배 부위는 물론 손,발을 묶어 환자를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었고 환자는 결국 사망했다. 사인은 장폐색이다.

경기도 부천 소재 원미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5월 27일 오전 3시 30분 양재웅이 대표 원장으로 있는 W진병원에서 33세 여성 환자 A씨가 숨졌다. A씨는 다이어트약 중독 치료를 위해 해당 병원에 입원했고, 입원 17일 만에 죽음을 맞이했다.

해당 보도는 이니셜로 보도됐지만, 기사에 양재웅의 실명이 언급되자 양재웅은 결국 자신의 병원에서 일어난 사건임을 인정하고 유족에게 사과했다. 양재웅은 수사에 적극 협조할 예정이라며 유족에게 사과한다고 밝혔지만 대중의 분노는 가라 앉지 않고 있다.

공개된 병원 CCTV 영상이 워낙 충격적인 탓이다. A씨는 비좁은 병원 1인실에 갇혀 있었다. A씨는 배를 움켜쥐고 고통을 호소하지만 간호조무사, 보호사는 A씨의 안정제로 추정되는 약물도 투여한 후 손발은 물론 가슴을 묶는 강박 조처를 했다.

영상에는 복통을 호소하는 A씨 배가 부풀어져 있는 걸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다. A씨는 사망 당일 한참 동안 코피를 흘리고 숨을 헐떡인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간호조무사 등은 환자의 심리적 문제를 넘어 신체 이상 증상을 의심할 수 있는 정황이 충분히 발견되고 있음에도 '결박'과 '약 투여'라는 조치만 취했다.

A씨가 이상 증상을 보이자 간호조무사는 1시간 만에 결박을 풀었다. 이후 A씨가 숨을 쉬지 않자 심폐소생술 등을 시행했지만 환자는 끝내 사망했다.



양재웅의 유명세를 믿고 딸을 맡긴 유가족의 충격은 매우 큰 것으로 알려진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유명한 정신과 의사이고 중독 프로그램에 관해서 이야기했기 때문에 일부러 이곳에 찾아왔다"라면서 "누가 봐도 배가 이상한데, 병원에 데리고 가라고 해야 하는데 죽는 그 시간까지 1인실에 묶어 놓고 약만 먹였다"고 진술했다.

유가족은 유기치사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양재웅을 비롯한 병원 의료진 6명을 경찰에 고소했다. 또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에 진정도 접수했다.

A씨를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따르면 A씨의 사인은 가성 장폐색으로 추정되고 있다. 결박이 사인인지 확실치 않지만 논란의 소지가 크기에 유족과 의료진의 법적 다툼이 예상된다.

아쉬운 건 이후 보여진 양재웅의 행보다. 그의 연인이자 가수 겸 배우인 EXID 출신 하니는 A씨가 사망한 지 5일 만에 직접 SNS에 결혼 소식을 발표했다. 그는 6월 1일 “제가 삶을 함께하고 싶은 사람을 만났습니다. 그래서 결혼을 하기로 했답니다. 늘 감사한 마음으로 행복하게 살겠습니다”라며 양재웅과 백년가약을 맺는다고 발표했다.

해당 글은 A씨가 사망한 지 불과 5일 만에 게재됐다. 유가족이 A씨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큰 혼란에 휩싸였던 시기다.

결혼은 개인의 중대사다. 하나는 글을 게재하기 전 남자친구인 양재웅과 결혼을 공식화 하겠다고 미리 알렸을 가능성이 높다. 사건이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일까. 양재웅은 여자친구가 결혼 소식을 알리는 걸 만류하지 않았다. 하니가 남자친구의 병원에서 발생한 사망 사건을 인지하지 못했더라도 결혼 소식을 알린 타이밍은 아쉬움이 남는다.


A씨의 유가족은 병원의 CCTV를 확인한 후 분노했고, 병원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는 등 여전히 딸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그 분노의 화살은 유가족이 신뢰했던 양재웅 원장을 향해있다.

사망한 A씨의 사인과 병원의 조치에 어떤 인과 관계가 있는지 아직 알 수 없다. 수사 중인 사안이기에 섣불리 판단해서는 안될 것이다. 양재웅의 오랜 연인인 하니에게 결혼을 하지 말라고 운운하는 것 또한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정신병원에서 환자가 사망하는 매우 이례적이고도 비극적인 이 사건에서 병원을 대표하는 얼굴인 양재웅은 사고 5일 만에 자발적으로 결혼을 발표했다. 이후 그는 방송 등 얼굴을 보이는 자리 마다 수많은 이들에게 축하의 인사를 받았다.

A씨의 가족은 입원 17일 만에 딸이 주검이 돼 돌아오는 비극을 경험했다. 공과 사는 별개라지만 환자가 사망한지 불과 5일 만에 결혼 소식을 알린 양재웅은 유족에게 참으로 잔인했다. 경솔함으로 가장 사랑하는 연인까지 괜한 손가락질을 받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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