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 앞두고 '초박빙' 리셋된 미국 대선…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스프]

심영구 기자 2024. 7. 30.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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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더스팟] 남승모 워싱턴특파원

잇단 대형 변수에 미국 대선 판세가 출렁이고 있습니다. 앞으로 남은 약 100일, 해리스와 트럼프의 대선 레이스를 전망합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초박빙 리셋된 미 대선

Q. 바이든으로부터 후보 자리를 넘겨받은 해리스 후보가 전면에 등장한 이후 확실히 분위기가 달라진 것 같습니다.

A. 바이든이 후보로 있으면서 사람들 관심이 많이 떠났었죠. 선거를 치르는 정당으로서의 활기나 이런 게 굉장히 떨어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후보 교체론이 들어오면서 민주당 지지층들도 뭔가 새로운 활력, 이런 계기를 찾게 되면서 상당히 고무되고 있는 그런 분위기로 보이고요. 민주당 지지자들은 해리스 등장에 대해서 인터뷰나 이런 내용을 보면 열의, 흥분 이런 얘기들이 나옵니다.
 
레이 힐ㅣ민주당 지지자
힘이 납니다. 이런 게 바로 제가 보고 싶었던 우리 공동체의 정치 담론입니다. 마음속 열정이 다시 타오릅니다.

여론조사 결과를 봤을 경우에 양자 대결에서 해리스가 44%, 트럼프가 42% 이렇게 해서 해리스가 앞서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같은 기관에서 조사한 추세를 보면 이달 초에 해리스가 1%포인트 뒤지다가 중순 때 44%로 동률이 됩니다. 그랬다가 이번에 2%포인트 앞서는 걸로 나온 거거든요.


Q. 두 후보가 승부를 겨뤄야 할 경합주 여론조사도 새로 나왔는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을 근소한 차이로 앞서고 있네요. 애리조나를 빼고는 오차 범위 내에서의 격차이거나 동률이에요.

A. 다 오차 범위 내이기 때문에 아직은 판단하기에 조금 섣부른 면은 있습니다. 다만 본인이 출마 선언을 하고 뭔가 활동을 한 이후에 반전의 기회가 있다는 걸 보였다 이런 정도의 의미는 있다고 보겠습니다.


Q. 당 지도부나 경쟁자들로부터 일사천리로 지지를 확보했어요. 순식간에 존재감이 높아지네요.

A. 부통령과 대선 후보가 된 거는 천양지차라고 봐야 됩니다. 일단 언론에서 주목하는 것 자체도 다르고 민주당 내부에서의 위상도 다릅니다. 민주당은 누군가를 중심으로 뭉쳐야 되는데 대안이 현실적으로 해리스 이외에는 어렵거든요. 다른 사람이 나서서 갑자기 바꿨을 경우에는 당내 문제도 많고 그렇기 때문에 빠르게 결집했다.
 
척 슈머ㅣ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상원의원 과반이 재빨리, 열정적으로 해리스를 지지했습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그런데 해리스를 굉장히 주목해 봐야 되는 부분은 후보자로서의 자리를 잡아가는 건 굉장히 본인이 빨리 확실히 해가고 있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고요. 또 어쨌든 대체 후보를 놓고 미니 경선을 해야 된다 이런 요구도 있었고 낸시 펠로시 전 의장도 이런 부분에 대해서 얘기를 했는데 불식시키면서 대의원을 과반 이상 확보하면서 후보직을 굳혔습니다.

Q. 또 눈에 띄는 게 젊은 층의 반응이에요. 지금 온라인 밈도 많이 유행하고 있잖아요?

A. 과거에는 해리스의 밈라고 하면 부정적인 게 많았습니다. 경박하게 웃는 이미지 내지는 말실수를 부정적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는데 지금은 약간 그걸 역이용하는, 부정적으로 썼던 걸 전혀 다른 반대 의미로 해석해서 나오는 밈들이 종종 눈에 띄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겁니다. 경찰 복장을 한 해리스가 어린아이를 체포하는, 그러니까 검사로서는 약간 나쁜 이미지죠. 이거를 정반대로 해서 경찰 복장을 한 해리스가 범죄자들 이런 사람들을 체포해서 우리 사회를 정의롭게 해줄 거다 횡설수설하는 약간 이런 밈들도 오히려 할 말은 다 한다 이런 쪽으로 재해석하는 그런 식의 밈들이 유행을 하고 있습니다.


'브랫(Brat) 세대'라는 말이 있거든요. 이걸 유행시킨 게 찰리XCX라고 하는 가수인데, 약간 버릇없는 아이 이런 뜻인데 해리스가 실수는 잦지만 약간 쿨한 사람 이런 취지로 좋게 묘사가 됩니다. 바이든이 활기도 좀 떨어지고 실수도 많이 하고 그러다 보니까 당이나 선거 캠프에서 활기도 없고 이러다 보니까 아무래도 젊은 층들이 많이 좀 이탈한다 그럴까요.

어쨌든 후보 교체가 되면서 젊은 층의 기대감이 살아나는 건 맞고요. 실제로 여론조사를 해봐도 원래 민주당 지지층이었다고 해야 되는 이런 사람들이 해리스에 대해서 조금 더 세게 반응하고 있는 그런 부분이 있습니다.
 

'왕의 귀환 같았다'…직접 본 트럼프 열기

Q. 트럼프 진영 지지층이 공고하잖아요. 피격 직후 전당대회가 경합주인 위스콘신에서 열렸는데 직접 취재하고 왔죠.
 
A. 피격 사태 직후에 일어났고, 또 이란의 암살 첩보 이런 것도 들어온 상황에서 굉장히 경계 단계가 높아져 있었습니다. 경찰이 사방에 깔렸는데, 군데군데 경찰이 서 있는 건 말할 것도 없고요. 보트에 기관총 달고 계속 경계 서고 그러니까 거의 좀 거짓말 보태면 일반 시민보다 경찰이 더 많다고 얘기할 정도로 그런 정도로 삼엄했습니다. 자전거 경찰도 있었지만 기마 경찰도 있고요. 온갖 군데가 다 통제됐습니다. 전국에서 전부 다 경찰력을 파견해 줬어요.

보안구역으로 들어가는 차량은 트렁크 열고 창문 다 내리고 다 라이트 비추고 다 보고 탐지견까지 끌고 나와서 다 둘러보고 1시간 이상 걸렸어요. 근데 갑자기 천둥번개가 치면서 정말 하늘에 번개가 쫙쫙 갈라지는데 비가 쏟아지니까 문을 닫아 버리더라고요. 이게 위험 상황이 됐기 때문에 폐쇄한다, 이럴 정도로 보안이 상당히 전보다는 강했던 걸로 보입니다.
 

축제 같은 전당대회…트럼프의 성적표는?

실무적으로 후보자를 선출하는 게 우리나라의 전당대회라면 미국의 전당대회는 전혀 다릅니다. 4년에 한 번씩 일종의 당의 큰 행사, 축제라고 보시면 돼요. 축제가 열리는 겁니다. 던져서 주머니 넣는 그런 게임도 하고요. 음료도 마시고 막 코스튬 입고 나와서 사람들하고 사진도 찍고 한마디로 축제입니다. 비싼 티켓을 산 사람 같은 경우에는 진짜 당 지도부급에 해당하는 그런 사람들하고 같이 말할 기회도 주어지고 기념품 파는 곳에 가서 인터뷰를 하려고 그랬는데 인터뷰를 할 수가 없어요, 계속 손님이 몰려가지고. 제가 물어봤습니다. 뭐가 제일 잘 나갔냐, 예상하시겠죠?

 
매장 직원
(Q. 가장 인기 있는 아이템은 뭔가요?)
가장 인기 아이템은 'Fight Fight Fight' 티셔츠입니다. 오늘 아침에 새로 들어왔는데 거의 다 팔렸어요.

트럼프가 피격을 당한 지 이틀 만에 열렸거든요. 분위기가 정말 약간 비장하기까지 한. 트럼프 후보가 귀에 거즈까지 붙이고. 그러니까 굉장히 전례 없이 단단하게 지지층이 결집하는... 트럼프 지지를 보류하기까지 했던 니키 헤일리 이런 사람도 나와서 그냥 바로 '나는 트럼프 지지한다' 이렇게 하면서 쫙 뭉쳤거든요. 그렇다 보니까 열기가 굉장히 뜨거웠고요.
 
크리스 크로우ㅣ트럼프 지지자
왜 트럼프를 지지하냐고요? 그는 레이건 대통령 이후 가장 강력한 보수주의의 최고 지도자입니다. 그는 이 나라를 위기에서 벗어나게 할 겁니다. 우리를 인플레이션에서 벗어나게 할 겁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얘기를 좀 드리자면 첫날은 그냥 착석만 했고요. 이튿날은 무대 리허설을 했습니다. 나와서 굉장히 꼼꼼히 봤어요. 본인이 후보 수락 연설을 할 곳에서 내가 어떻게 동선이 되는지 등등을 나름 굉장히 꼼꼼히 보고 들어갔습니다. 등장하고 이랬을 때 굉장히 열광적이었죠. 열광적이었는데 이게 어쨌든 후보 수락 연설이 클라이맥스거든요.

총격 때 돌아가신 소방관 소방복에다 키스하고 뭐 이렇게 얘기를 끌어나간 것까지는 좋았는데 그다음부터 조금 나쁘게 얘기하자면 의식의 흐름 수법으로 자기 생각나는 대로 계속 쭉쭉쭉쭉 얘기를 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93분 동안 후보 수락 연설을 해서, 최장 연설입니다.

바이든 얘기를 안 할 거다 그랬는데 이것도 본인이 말을 막 하다 보니까 결국 바이든이라는 단어를 두 번 썼어요.
 
도널드 트럼프ㅣ미국 전 대통령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 10명을 떠올려 보세요. 그들을 다 합쳐도 바이든이 끼친 해악에 못 미칩니다.

한 싱크탱크에서 뭐라고 그랬냐면 '실수했다'. 미국을 하나로 품는 이런 지도자의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생각을 했는데 어떤 힘 있는 모습도 아니고 그렇다고 전과 달라진 정제된 모습도 아니고 뭔가 한방 이런 거는 보여주지 못했다고 보입니다.
 

해리스 vs 트럼프…비교 분석해 보니

Q. 민주당의 선수 교체 후에 트럼프의 전략도 바뀐 것 같죠?

A. 첫 번째로 난감한 게 뭐냐 하면 나이입니다. 본인이 나이로 바이든을 그렇게 공격했는데 이제는 역전이 됐잖아요. 해리스가 59세이고 트럼프가 78세입니다. 정신적 예리함을 평가하는 데 있어서 7%포인트 차가 났거든요. 그래서 트럼프 쪽에서는 어떤 식으로 프레임을 짜느냐 그간은 '나약한 바이든 대 강한 리더십, 강한 트럼프' 이런 구도로 짰다면 이제는 인플레이션 그리고 이민 문제, 이 문제를 바이든이 아닌 해리스한테 투영을 시키는 겁니다.


해리스도 경제 부분이라든가 이민 정책에 대해서는 방어하기가 쉽지가 않죠. 왜냐하면 어쨌든 굉장히 여론이 안 좋거든요. 또 하나는 N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국경이 이렇게 심각한데 왜 방문을 하지 않냐고 얘기를 하면서 '가본 적이 있느냐' 이랬더니 해리스가 '난 유럽도 가본 적이 없다' 이렇게 약간 좀 어색하게 얘기를 하면서 말실수 논란이 일고 해리스가 궁지에 몰린 적이 있거든요.
 
카멀라 해리스ㅣ미국 부통령 (2021년 6월, NBC 인터뷰)
우리는 국경에 갈 겁니다. 우리는, 바이든 행정부는 국경에 갔었죠.
(Q. 당신은 안 갔잖아요?) 저는 유럽에도 가보지 않았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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