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왜 성희롱이에요?"라고 묻는 상사…동성 간 성희롱 대처법 [스프]
심영구 기자 2024. 7. 30. 09:09
[갑갑한 오피스] (글 : 이진아 노무사)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직장', 업무 스트레스도 만만찮은데 '갑질'까지 당한다면 얼마나 갑갑할까요? 시민단체 '직장갑질 119'와 함께 여러분에게 진짜 도움이 될 만한 사례를 중심으로 소개해드립니다.
최근 상사인 A 씨가 팀원 B 씨의 성희롱 행위자로 신고되어 조사를 받았다. A 씨는 팀원 B 씨가 살이 쪘다며 만날 때마다 B 씨의 엉덩이살을 양손으로 잡는 행위를 했다. B 씨는 몸을 비틀어 빠져나오는 방식으로 상황을 모면했으나 A 씨의 행위가 몇 개월간 수시로 반복되면서 B 씨는 결국 직장 내 성희롱으로 신고하기에 이르렀다.
직장 내 성희롱 조사 과정에서 A 씨는 매우 황당해했다. A 씨와 B 씨 모두 남성이었는데 A 씨는 남자들끼리 그럴 수도 있지, 그게 왜 성희롱이냐고 반문했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에서 '직장 내 성희롱'을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지를 보여줬다.
"직장 내 성희롱"이란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 내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성적 언동 또는 그 밖의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근로 조건 및 고용에서 불이익을 주는 것을 말한다.
성립 요건에 행위자와 피해자의 성별에 대한 요소가 없다는 점을 말씀드리며, 동성이면 직장 내 성희롱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볼 이유가 없다는 것을 확인해 줬다. 그럼에도 A 씨는 우리 때엔 남자 동료들끼리 서로 같이 목욕탕도 가고 같이 운동하고선 씻기도 하고 했는데 귀여워서 했던 가벼운 스킨십이 어떻게 성희롱이냐고 납득하기 어려워했다.
A 씨가 반복해서 말했던 것 중 하나는 '말하면 되지 않았냐'는 것이었다. 동성 간 편하게 할 수 있는 장난이라고 생각했다고, 싫다고 말했다면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B 씨는 몸을 비틀어 그 행위를 중단시킬 수 있는 소극적 방식의 방어를 했을 뿐더러, 설령 그러한 방어를 하지 못하였다 하더라도 '싫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직장 내 성희롱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볼 수도 없었다.
더욱이 동료들과 관계를 맺어가는 데에 있어서 각자가 싫어할 만한 행위들에 대해서는 조심하며, 관계가 가까워질수록 서로에게 허용할 수 있는 대화 수준, 스킨십의 정도가 있는 것인데, 누군가가 성적 불쾌심을 가질 수 있는 행위를 우선적으로 행하고, 싫은 사람은 싫다고 얘기하도록 하는 순서 자체가 어색한 것 아닌가. 동성 간의 문제라고 해서 달리 볼 이유도 역시 없는 것이었다.
법원에서도 동성 간의 성희롱이든 이성 간의 성희롱이든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실제 2017년 서울행정법원에서는 남성인 교감이 남성인 교사의 엉덩이를 반복적으로 만진 사건에서 "엉덩이는 성적으로 민감한 부위인데 가해자가 이를 대수롭지 않게 말하고 다녀 피해자의 성적 굴욕감과 혐오감을 더 크게 만들었다"라고 판단한 바 있다.
대법원은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다.
동성 간의 성희롱이 설령 행위자에게 어떠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피해자와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의 입장에서 성적 불쾌감 등을 느꼈다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즉 '동성끼리 괜찮지 않냐', '싫다고 얘기해 줬다면 절대 하지 않았을 것이다' 등의 말들은 행위자의 의도에 대한 참작 사유로 성희롱 성립 여부엔 영향을 미치지 않는 주장들이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최근 상사인 A 씨가 팀원 B 씨의 성희롱 행위자로 신고되어 조사를 받았다. A 씨는 팀원 B 씨가 살이 쪘다며 만날 때마다 B 씨의 엉덩이살을 양손으로 잡는 행위를 했다. B 씨는 몸을 비틀어 빠져나오는 방식으로 상황을 모면했으나 A 씨의 행위가 몇 개월간 수시로 반복되면서 B 씨는 결국 직장 내 성희롱으로 신고하기에 이르렀다.
직장 내 성희롱 조사 과정에서 A 씨는 매우 황당해했다. A 씨와 B 씨 모두 남성이었는데 A 씨는 남자들끼리 그럴 수도 있지, 그게 왜 성희롱이냐고 반문했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에서 '직장 내 성희롱'을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지를 보여줬다.
"직장 내 성희롱"이란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 내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성적 언동 또는 그 밖의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근로 조건 및 고용에서 불이익을 주는 것을 말한다.
성립 요건에 행위자와 피해자의 성별에 대한 요소가 없다는 점을 말씀드리며, 동성이면 직장 내 성희롱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볼 이유가 없다는 것을 확인해 줬다. 그럼에도 A 씨는 우리 때엔 남자 동료들끼리 서로 같이 목욕탕도 가고 같이 운동하고선 씻기도 하고 했는데 귀여워서 했던 가벼운 스킨십이 어떻게 성희롱이냐고 납득하기 어려워했다.
A 씨가 반복해서 말했던 것 중 하나는 '말하면 되지 않았냐'는 것이었다. 동성 간 편하게 할 수 있는 장난이라고 생각했다고, 싫다고 말했다면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B 씨는 몸을 비틀어 그 행위를 중단시킬 수 있는 소극적 방식의 방어를 했을 뿐더러, 설령 그러한 방어를 하지 못하였다 하더라도 '싫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직장 내 성희롱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볼 수도 없었다.
더욱이 동료들과 관계를 맺어가는 데에 있어서 각자가 싫어할 만한 행위들에 대해서는 조심하며, 관계가 가까워질수록 서로에게 허용할 수 있는 대화 수준, 스킨십의 정도가 있는 것인데, 누군가가 성적 불쾌심을 가질 수 있는 행위를 우선적으로 행하고, 싫은 사람은 싫다고 얘기하도록 하는 순서 자체가 어색한 것 아닌가. 동성 간의 문제라고 해서 달리 볼 이유도 역시 없는 것이었다.
법원에서도 동성 간의 성희롱이든 이성 간의 성희롱이든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실제 2017년 서울행정법원에서는 남성인 교감이 남성인 교사의 엉덩이를 반복적으로 만진 사건에서 "엉덩이는 성적으로 민감한 부위인데 가해자가 이를 대수롭지 않게 말하고 다녀 피해자의 성적 굴욕감과 혐오감을 더 크게 만들었다"라고 판단한 바 있다.
대법원은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다.
동성 간의 성희롱이 설령 행위자에게 어떠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피해자와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의 입장에서 성적 불쾌감 등을 느꼈다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즉 '동성끼리 괜찮지 않냐', '싫다고 얘기해 줬다면 절대 하지 않았을 것이다' 등의 말들은 행위자의 의도에 대한 참작 사유로 성희롱 성립 여부엔 영향을 미치지 않는 주장들이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Copyright ©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SBS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
- 승자도 석연찮은 판정?…허미미 꺾은 선수 "유도 바뀌어야"
- 올림픽, 또 실수…아르헨 수영선수 등장에 중국 국기 화면에 띄워
- 브라질 수영선수, 남자친구와 선수촌 무단 이탈…본국으로 퇴출
- 아파트 단지서 흉기 휘둘러 이웃 살해…30대 긴급체포
- 올해 벌써 9명 숨졌다…"도로서 무작정 믿으면 안돼" 경고
- '블랙 요원' 기밀 유출…"생명 위험" 중국 등에서 긴급 귀국
- 60년 만의 폭우로 압록강 범람…김정은, 간부 향해 불호령
- 두만강 보트 타면서 "동무!"…조회수 높이려 위험천만 여행
- 결정적 순간에도 심박수 76…'무명의 맏언니' 전훈영 빛났다
- 만점 쏘고 선두 오르더니…16살 반효진, '100번째 금' 명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