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 개시되면 많이 받아야 10%"… 티메프 판매자들 어쩌나

티메프 기업 회생 신청했지만 개시 가능성 높지 않아
재기할 만한 재정 확보가 관건… 형사고소도 대안

티몬과 위메프가 기업회생 신청을 했지만 법조계에서 부정적인 반응이 나왔다. 개시 가능성도 높지 않고 피해자들이 받을 수 있는 금액도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는 의견이다. 28일 티메프 피해자들이 서울 강남구 큐텐 본사 앞에서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문구와 함께 우산 시위를 하고 있다./사진=뉴스1

티몬·위메프(티메프)가 기업회생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이에 대한 법조계 반응은 부정적이다. 현 상황에서 재기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이유다. 구사일생으로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가더라도 피해자들이 받을 수 있는 금액은 원금의 10% 정도에 불과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29일 서울회생법원은 티몬과 위메프가 기업회생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구영배 큐텐 대표가 사재를 털어서라도 갚겠다며 사과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서다. 기업회생은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 파산을 피하고 재정적으로 회복할 수 있도록 법적 절차를 통해 지원받는 제도다.

회생 절차의 주요 단계는 크게 ▲신청·접수 ▲심사·개시 결정 ▲회생 계획 수립·인가 ▲계획 이행으로 나뉜다. 기업 대표가 법원에 회생 절차의 개시를 신청하면 법원은 심사를 진행한다. 기업은 회생 신청 때 회사의 재무 상태, 부채 구조, 경영 상황 등을 제출해야 하며 법원은 이를 바탕으로 회생 개시 결정 여부를 판단한다.

이때 회사가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판단되면 법원이 기업회생 개시 결정을 내린다. 이 기간 법원은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려 법정관리 개시가 결정될 때까지 기업의 금융채권, 상거래 채권 등 모든 채권이 동결된다. 파산절차, 강제집행, 소송절차 등도 중지된다.

개시 결정이 내려지면 채권자는 자신의 권리를 신고 기간 내에 신고해야 채권자로 인정받을 수 있다. 추후 기업이 회생 계획안을 제출하면 이를 통해 '일부' 변제받는다.

이 때문에 피해 판매자들은 정산 대금을 전액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회생 개시 여부 판단, 개시 후 절차 집행 등 일정이 추가됨에 따라 대금을 받는 날도 한 발짝 더 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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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반응 부정적… 소송 없이는 많이 받아야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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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법조계는 티메프의 기업 회생 절차는 개시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말 그대로 '회생 가능성'이 있어야 하는데 관련 업계는 물론 일반 국민들마저 티메프가 재기할 것이라고 보는 이들이 많지 않은 탓이다.

변호사 A씨는 "티몬, 위메프가 자본 잠식 상태인 데다 추가 자금을 확보할 여지가 보이지 않아 회생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며 "토지, 공장, 건물 등 당장 담보로 활용할 수 있는 자산이 있는 것도 아니라 추가 자금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변호사 B씨는 "과거에는 기업이 채권을 부인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요즘은 전자상거래로 대부분 이루어지기 때문에 티몬 측에서 채권을 부인할 방법이 없어 회생 신청을 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다만 회생절차에 들어가면 채권자들이 받을 수 있는 정산 금액은 많아 봐야 10% 정도에 그칠 것으로 우려된다"고 조심스럽게 추측했다.

변호사 C씨는 "기업 회생 절차가 개시되면 티몬과 위메프는 한숨 돌릴 수 있겠지만 피해자들은 정산 금액이 적어 줄도산할 우려가 있다"며 "회생 절차 후 정산 금액이 너무 적다고 판단되면 티몬 경영진을 횡령 등 형사고소로 압박해 돈을 받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황정원 기자 jwhwang@mt.co.kr